풀 하우스 Full House 2부 1 (일반판) - 새로운 이야기
원수연 지음 / 애니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어릴때 동화책을 읽으면 제일 이상한게 꼭 이렇게 끝이난다는 점에 있었다. "왕자님과 공주님은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 하고 언제나 행복하게 끝이난다는 점이었다. 대부분 비극적인 내용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가 착하고 예쁘고 바르고 거짓말 같은것 하나도 할줄 모르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때 엄마한테 혹은 친구한테 혹은 선생님께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할수밖에 없었을때에도 "난 정말 나쁜아이야~~"하며 자책하며 얼굴에 다 드러나게 거짓말을 할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폐단은 다 그때까지 읽었던 착한나라 국민들로부터 쓰여져 널리 유포된 동화책들로 인해 피해를 받은것이 아닌가 싶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냐면 이 만화도 위의 동화책들의 길을 그대로 나아갔었고 그렇게 끝이났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화책에서는 등장할수 없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서도 잘생긴 왕자님이 그것도 백마탄 왕자님이 가난하지만 아름답고 똑똑한 공주님을 아주 행복하게 해주었답니다 하는 이야기랑 그다지 차이를 못 느꼈다고나 할까? 하나 하나 따져가다 보면 대부분이 이 스토리 라인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지만서도 작가의 말이 계속 나의 머릿속을 떠다니며 계속 머물러 있기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그래서 후속편을 쓰지 않을수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만화에 완결을 보지 않으면 그 책을 1편에서 마지막편 앞까지 읽었어도 읽은것이 아니다 마침표가 아직 찍히지 않았다 그래서 그 한권을 마저보고 그 책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자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보니 이 책도 읽고야 말았다. 물론 완숙하고도 완숙한 최고의 미를 느끼게 하는 그림체와 매끄러운 스토리만 보더라도 이 책은 수작임이 분명하다. 차라리 불행한 결말이나 반전을 가지고 2부를 전개해 나간다고 밝혔으면 "오호라~~ 어른들의 동화를 그려주겠구나~~~~~!!"  하며 눈에 빛을 내며 달려들었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아쉽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화해하고 틀어지고를 반복하던 이야기 구조에서 그다지 다른 변화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겨운 과정을 다시 되풀이하며 보아야 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작가의 선택이고 그녀의 소유물이자 창작물이기에 힘없는 독자인 내가 이렇게 길게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댈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무언가 다른 오히려 꽉찬 이야기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속편에 늘 실망하는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유념하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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