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리 데이즈 1
나가하라 마리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취업시즌이 되면 느긋한 대학생들도 괜시리 위기 의식을 가지고 이리저리 분주하기 일쑤입니다.학점관리에다가 자격증 따기, 외국어 공부 등 여러모로 바쁘게 살기 마련이지요. 느긋하면 지는거다, 제대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도태된다 등등의 위기 의식을 이 만화에서는 전혀 만날 수가 없습니다! 세상과는 분리된 듯한 나릇함과 여유가 철철 넘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정녕 이래도 되는겁니까 하는 위기의식을 주인공들이 아닌 독자가 느낄만큼 제대로 느긋한 커플이 등장합니다. 고양이처럼 나른하고 여유만만한 커플이지요. 둘이서 함께 살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인들 못하리오 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친 하나와 나가루 커플이랍니다. 사랑만이 최고라는 사명감으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오늘도 사랑 하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현실감 하나 없이 여유만만하던 그들이었지만 위기가 도래합니다. 둘이서 계속 살려고 하면 집을 구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그들에게 집을 빌려준다는  이가 없는겁니다. 취직할 생각도 없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방값을 내겠다며 여유만만한 이들에게 누가 집을 빌려주려고 하겠습니까! 그리하여 하나는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우리 둘이 사랑하게 도와달라 , 우리 둘은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며 호소 하지요. 여동생의 이 대책없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진 언니는 제대로 폭주해주시지요.  도대체 지금 제정신이냐며 호통에 잔소리에 이 커플 제대로 한방 먹습니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거지요. 사랑이 좋다지만 굶으면 누가 밥먹여 준답니까? 사랑은 밥먹여 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을 깨닫게 된거지요.



 현실감을 제대로 느낀 두사람은  그 길로 취업전선에 뛰어듭니다. 사건 사고를 달고 다니는 하나와 그녀가 없으면 의욕조차 없는 나가루인지라 그들의 취업전선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그대로 암흑이었지요. 이리저리 동분서주를 하지만 몸은 만신창이에다가 자꾸 싸우게 되고 화를 내게 되고 서로를 오해하고 아파하는 과정이 소소하게 전개됩니다.  그림체가 익숙하다 했더니 소소한 휴일의 저자의 신작이더군요.



현실이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가난이 우리를 불행하고 슬프게 하더라도 참을 수 있다는 환상감을 현실적으로 녹여내는 솜씨가 제대로랄까요? 세상에 이런 커플도 있을 수 있다는 환상감을 가지게 하는 현실성이 의외로 재밌더군요. 독자가 위기감을 느끼고 정신 차리란 말이야 하고 등짝을 내리치고 싶은 욕구가 물씬 느껴지게 하는 이 나른한 커플을 어찌한답니까!



가혹한 현실앞에 풍전등화인 두 사람의 가혹한 동거생활, 밥벌이의 고단함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커플 개조 프로젝트 ! 그들은 사랑과 현실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수 있을지 지켜보렵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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