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3
박은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다정다감의 잔상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허무한 삶의 일상을 고스란히 그려낸 결말에 괜시리 상처 받은 탓이렸다. 삶은 늘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만화속 인물들 만은 행복해하기를,  또 다른 꿈을 보여주기를 희망했었기에 더욱 아쉽고 아련하고 허무하기까지 한 결말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던 것이다.

쇼팽의 야상곡 녹턴!
 잔잔하다가도 거칠고 빠르게 몰아가는 그 곡과 이름이 같은 이번 작품은 다정다감에 비해서 훨씬 잔잔하고 무겁고 아픔까지 스며있다. 긴 머리를 총총히 묶고 나이를 먹어도 소녀로만 남을 듯한 한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부모를 잃고 세상을 잃은듯 아픈 그녀에게 어머니의 연이 이어준 대부와의 만남은 새로운 삶을 꿈꾸게 해주었다. 대부는 젠틀하고 따스하고 그녀를 너른 품에 영원히 지켜줄 만큼 재력까지 갖춘 키다리 아저씨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소녀의 꿈을 영원히 이어줄 듯한 예쁜 신발과 드레스, 뽀얀 인형을 주었고 언제나 천진스러운 표정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끔 해주었다.  흥얼흥얼 콧노래로 불리어지는 동요, 잠이 들기 전엔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화책까지 꿈의 궁전에서 보호를 받으며 소녀는 꿈과도 같은 나날을 보낸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그 낙원과도 같은 순간을 그녀는 만끽하며 살았다. 그 꿈이 부서지지 않을거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으면서....

영원히 자라고 싶지 않았던 한 소녀! 대부와 함께 소녀인체로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해맑게 별과 달과 해와 함께 살고팠던 소녀의 꿈은 과연 이룰 수 있는 꿈일까 아니면 영원한 낙원을 꿈꾸던 동화속 공주들의 한여름밤의 꿈일까?
소녀는 소녀로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성장통을 톡톡히 겪으며 소녀에서 여자로 거듭날 것인지 녹턴의 다음 장면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