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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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반찬이라고 해서 만드는 과정까지 쉬운 건 아닌데. 내 삶이 반짝이지 못해서 내 노력까지 초라해지는 기분이 드는 날이 자주 찾아옵니다.”p.9


책 제목이 후드득 와 닿는 날이 있잖아요?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이라니~!

그 반어법적인 기쁨을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 신기했어요.

예전엔 약속이 취소되면 화가 났습니다. 나의 소중한 시간이 무시 받은 듯해서 마냥 화가 났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일희일비 했는지~~~~!!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점점 무덤덤해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약속이 취소되면 또 그 나름대로 저만의 시간을 가지면 된다는 생각이 한켠에 자리 잡더라구요.

커피도 마시고, 도서관도 가고, 서점에 가서 좋아하는 책을 한 권 두 권 발견도 하고, 못다한 편지도 쓰기도 하고 그렇게 말입니다.



 책을 읽다 보니 김신지 작가나 이슬아 작가님의 글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나의 정체성 찾기 모습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예전에는 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다 쓸모 없더라구요.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더라구요.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하는데 남을 배려할 여유도 없고, 상처도 받고 그렇더라구요.

 자신이 바로 서 있어야 타인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더군요. 몸이 너무 뻣뻣해서 요가학원에 갔대요. 그 곳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하나 얻었대요.


"몸통, 머리가 전부인 줄 알았던 내 몸에 경추와 고관절, 햄스트링과 견갑골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했다. 내가 이토록 복잡하고 구체적인 생물이었다니! 나도 몰랐던 내 몸 구석구석을 감각하는 일이 조금씩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오직 요가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마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해도 조급해하지 않고 나의 속도를 지키는 의연한 태도.p.184


나의 속도를 지키는 의연한 태도를 배웠대요. 

조급해지고 나는 왜 이렇게 못하지 하며서 자신을 탓하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고 나의 속도로 운동을 계속 하게 된다는 것을요. 남들과 비슷해지기 위해 예전에는 노력했는데 요즘은 나 자신의 속도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이 분의 책을 읽고 더 힘을 얻었어요.

마치 작가님이 어깨를 탁탁 쳐주면서 잘 할 수 있어요하고 응원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또 새로운 작가님을 한 명 알았네요.

다음 책이 나올 때 까지 또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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