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도제희 지음 / 샘터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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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 글은 내가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를 다시 읽으며 불안정한 시기를 되돌아본 기록이며, 왜 나는 여전히 삶에 미숙한지를 점검해 본 사사로운 글이다.” p.9


이 책을 쓴 이유는 바로 위와 같습니다. 불안정한 시기를 되돌아보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힘을 바로 도스토옙스키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노라고 말하고 있죠.

왜 갑자기 난데없이 그였을까요?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렇지 말이야,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 누구도 재단하지 않으며 타인이 어떤 미숙한 언행을 저질러도 비난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타인에게 위로가 되는 그런 사람이 정말 세상에 존재한다고?“p.24



 바로 고전문학의 힘이 아니겠습니까? 나를 혼내지도 않고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비난하지 않고 위로해주는 오로지 나의 편인 소설 속 인물을 통해 힘을 얻었다구요.

난데없이 사실 고백을 하나 하자면 도스토옙스키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비슷비슷한 이름이 영 구별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게다가 그 두터운 무게의 향연이라니~!!!!

어렸을때도 읽지 못했던 책을 인내심이 더 없어진 지금 다시 읽을 용기가 없던 저인지라 이 책이 궁금해졌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읽었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구나 싶었지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을 표로 나타내서 성격파악까지 해내더군요.

이 분 대단한 분이구나 싶어 찾아봤더니 신춘문예에 단편소설로 수상까지 한 분이시더군요.

가볍게 시작했다가 무겁게 끝을 맺더군요. 삶의 의미, 그리고 지금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아닌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만들어주시더군요. 그녀 덕분에 도스토옙스키 책을 읽을 용기를 가져봅니다. 자 읽으러 가볼까요?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고전문학 탐독도 그중 하나라고 불특정 다수의 스승이 말했다......아니다, 전부 아니다. 나는 확신한다. 고전문학에는 신파와 막장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있는 것도 아니고 득실득실하기 때문이다. 고전 속엔 일일 드라마 뺨치는 소재가 난무한다. 치정, 재산다툼, 출생의 비밀, 살인, 존속범죄, 정신이상, 도박중독, 극한의 가난, 자살이 추운 계절의 동백꽃처럼 피어나 있다. 도스토옙스키를 읽는 동안, 나는 고전이야말로 막장 드라마의 기원이었구나 싶었다.......철학도 문학도 공부하지 않았지만 알 수 있다. 삶의 많은 순간이 막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막장에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 하는 인생의 진짜 얼굴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 예로부터 인간이란 이렇게 비루하고 남루해서 삶의 의미를 잃기도 했겠구나. 이렇게 가족, 친구, 동료와 불화하고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면서 자괴했구나. 누군가를 죽일 듯이 증오하고 욕망에 눈이 멀어 도의를 저버리기도 했구나. 인간이란 존재가 원체 이렇게 생겨먹은 걸, 나인들 어쩌겠어. 최선을 다해도 누구나 형편없는 상황에 처할 때가 있는 건 삶의 이치인지도 몰라.“ p.28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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