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다들 1년 전 태안에서 발생한 끔직한 재앙을 기억하시는지요
작년 12월 7일,
삼성중공업 소속의 예인선이 끌던 부선이 홍콩 선적 허베이 스피릿 호를 들이받아
약 2만여톤의 검은 기름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서해는 시커멓게 물들었고, 생태계가 파괴되었으며,
태안 주민들 삶은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태안 사태' 혹은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법정 공방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기름도 다 제거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태안 주민들은 이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사건의 가해자인 삼성중공업은 온데간데 없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관심' 뿐입니다.
서해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는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아니라
'허베이 스피릿호 기름유출사고' 혹은 '삼섬중공업 기름유출사고'로 명명하는 것이 옳습니다.
어떤 사건의 이름을 지을 때는 사건의 발생 장소가 아니라
사건의 가해자나 사고가 난 주체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사건 초기, 대부분의 언론은 '태안'만을 고집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언론에서 이를 수정하여 올바른 표기법을 따르고 있지만
우리의 조선일보는 아직까지도 '태안 기름유출사고'라는 용어 사용을 고집합니다.
왜!! 왜일까요?
어쩌면 삼성과 조선일보 사이의 끈끈한 정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라는 용어의 사용은,
첫째, 사건의 가해자를 불분명하게 만들고
둘째, 태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재생산하며
셋째, 이로 인하여 태안 주민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정도면 우리나라, 충분히 삼성공화국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1차 공방의 결과 삼성측에 부과된 짐은
3,000만원의 보상금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 '김&장'이 삼성의 뒤를 봐주고 있는데
어떻게 태안 주민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삼성이 대한민국의 성장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했고
아직도 한국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삼성공화국,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태안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남은 법정 공방과 태안 지역사회에 무한한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학기 수업에 올렸던 글이다. 우려대로 삼성중공업은 50억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보상금을 배상하게 되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참으로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