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 (양장)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측천무후則天武后, 원제는 그냥 여황이라고 되어있다.

중국 역사에 그리 밝지도 않고, 측천무후라고는 중국에서 들어온 TV 시리즈가 있었던 것도 같다.

샨사의 '바둑 두는 여자'의 역사적 맥락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그리고 그리 연관이 없지도 않은 비극적인(?) 현대사의 시작이므로 그리 탐탁치 않았다.

측천무후의 이야기는 당대의 중반을 가로지르는 이야기로 너무나 머나먼 이야기이다. 여인천하나 많은 사극을 보아온 대한민국의 사람이 프랑스 사람보다는 가까이있으나 그래도 객관적으로 그냥 문학작품으로, 마치 역사를 모르고 그냥 지어낸 이야기로 보면 어떨까?

아주 재미 있었다. 역사나 대하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소설은 굳이 역사물이라 한것도 없다. 이 소설의 큰 흐름은 역사책도 실록도 황제의 이야기도 아닌 그냥 한 여자의 일생이다.

내가 아닌 한 여자의 일생. 그러면서 많은 부분 공감이 가는 한 여자의 일생.


삼국지 같은 역사물은 허풍과 과장과 내가 말하는 후까시로 점철된 도색된 역사가 있다. 명분과 도의라는 것 뒤로 숨겨진 비겁함이.

일인칭 소설로 쓰여진 측천무후의 이야기는 샨사가 시공을 초월해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고한 시도였다고 보여진다. 남들에게 읽힐 글을 쓸수 있는 역량을 가진 한 여인이 이제는 가고 없는 그리고 도대체 진실은 무엇인지 알수 없는 그 시대의 그 한 여인이 어쩌면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 않았을 까? 하는 것에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된것은 아닐지. 그러면서 내가 그녀라면 아마 이런 마음이 아닐까하는 동감이 있지 않았을 까.

그래서 이 이야기는 7세기를 살았던 한 여인이 21세기의 여인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기도 했지만 21세기의 여인이 7세기의 여인의 삶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있다. 그래서 극히 현대적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디서 이런 글을 봤더라 싶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 .

김훈의 "칼의 노래"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보여지고 보고 싶은 이순신이 아닌, 내가 그 였다면....그 진솔함이 그 솔직함이 한 인간의 이야기가 마치 샨사가 측천무후를 써내려간 스타일과 흡사하게 내게 다가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