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같은 세상
우디 앨런 지음, 김연 옮김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진정으로 우디 앨런이라는 이름이 없었으면 팔리기나 했을 까?
우디 앨런의 머리 속이 이런 것들로 차있다면 그가 우리에게(우리 수준에 맞게)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 지 가상하다는 것이다.
이 글이 그 유명한 에 실린 글들이라는 데. 정말 뉴요커들은 그렇게나 지적 수준이 높은 가?


이 글의 원제는 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보다 적절한 표현이다. 읽어보면 안다. 만약 이 단어가 적절치 않았다면, 나 같으면 이 책의 제목을 <우디 엘런의 '헛소리'>라고 했을 것이다. 그 것이 실제로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이다.


산문, 에세이라는 것이, 손가는 데로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물흐르듯이 쓰는 자유로운 글'이라는 정의가 타당하다면, 글자 그대로 내 멋대로 쓴글이다. 즉, 헛소리. (나는 그래서 에세이가 좋다. 나도 그 자유를 지금 누리고 있지 않은가)


이 글을 통해서 우디 앨런이라는 사람을 내 나름대로 그려보면.


그는 유태인 골수 분자이며,(탈무드가 우리에게 심어준, 유태인에 대한 좋은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유태인 두 명만 만난후 나는 그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게됐다)


프랑스에 대한 대단한 환상과 집착을 가지고 있다.(실제로 프랑스 TV에 나온 그를 봤는 데. 불어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그리고 그가 순이 프레빈 결혼한 이후로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은 파리이다.)


그는 편집증적인 독서광이다.(그가 이 책에서 인용하는 문구들은 그의 지적 호기심의 양을 가히 짐작해 해준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대부분의 뉴요커들이 그가 인용하는 인물들과 작품들을 거의 다 알고 있는 지 궁금하다.)


이 혼란스러운 글 중에도 내가 꼽아 놓은 글이 있었으니 여기에 소개하면


"우리는 여기 존재하고 있잖아. 그런데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르지. 우리에게 무언가 벌어졌음을 알았을 때는 이미 상황이 끝난 후야. 비결은 그저 순간 순간을 즐기는 것 뿐이야. 살아있는 한 행복해야 해. 하지만 나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 재 자신을 둘러보고, 창을 통해 비치는 햇살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 나느 신이 궁극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선한 것이라는 것을 알수 있어."


나도 그래 우디.


"중략.....다행히 우리는 아직 균형 감각을 잃지는 않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기회가 많이 있겠지요. 물론 생각지도 않는 함정도 많이 있겠지만요. 비결이란 다른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함정들을 피하고 기회를 움켜쥐는 것, 그리고 여섯시가 땡치면 귀가하는 것이 바로 비결입니다."


당연한 말씀.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을 한복판에 있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파리에서 살고 있을 순이도 부러워해 봤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우디와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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