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신
아룬다티 로이 지음, 황보석 옮김 / 문이당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10년전에 인도에 가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성경 만큼이나 두꺼운 론리 플래넷을 사서는 밤마다 탐독하고 일정을 정하고 그야말로 그 책한권으로 여행을 대신할 만큼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나의 인도행은 접혔고 십년이 흘렀다.

그때쯤 국내에 출판되어서 접한 책이 <작은 것을의 신> 이었다. 이 책은 인도 남부의 케렐라주의 한 집안의 이야기를 남녀 이란성 쌍둥이를 중심에 놓고 전개한 이야기 이다.

2003년 2월 12년이 된 론리 플래넷을 들고 첫 인도 여행에 나섰다. 그토록 오래전에 도모했던일을 12년이나 지나서 이룬다는 것이 조금은 이 여행의 의미를 더해 주었다. 달라진 점은 이전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들과 이제 가고 싶어진 곳들이 달라지것이었다. 그곳은 남인도 지역이었다.

이유는 분명치않지만 우연히 만난 몇몇의 남인도인들 때문이었으리라. 한사람은 내가 이제까지 만났던 그 어떤 남자 보다 잘생긴 사람이었다. 이는 다분히 주관적인 것으로 그 남자는 그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 누구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고 오히여 때로는 거의 백인에 가까운 북인도인에 비해 검은 피부에 대한 열등감 마져 갖고 있었다. 또 한사람은 또 남인도 출신으로 벌써 몇대째 중동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영국국적의 인도인이었다. 그를 만나기로한날 나는 그를 앞에 두고도 찾지못했다. 왜냐면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인도인의 생김새와는 전혀 달랐다. 피부는 검었으나 이목구비다 뚜렸한 아리아인은 아니었다. 그는 드라비다인이고 북쪽의 인도인들은 엄밀한 의미의 인도인이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북쪽의 아리아인들은 외지인이면 침입자들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케랄라주는 여러가지로 특이한 주이다. 일단 인도내에서 유일하게 문자해독률이 90%를 넘는 다. 영어를 구사하는 인구도 상대적으로 많다. 내가 만난 케렐라인들은 인도의 어느지방 보다 휼륭한 영어를 구사하면 반면 힌디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그들의 언어인 말래알람을 쓴다. 둘째, 아무리 작은 마을에도 교회, 힌두교 사원 회교사원이 공존한다. 각종교에 대한 미움은 거의 없고' 우리는 종교인이기 이전에 인도인'이라고 내가 만난 한사람은 말했다. 하지만 인도 북부로 가면 무슬람을 앞에두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힌두교도를 보기 어렵지 않았다. 북부에서는 무슬람들이 모여사는 지역은 힌두교 사회에서 격리되어있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세째, 인도내에서 공산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곳이다. 주정부는 독립이래 거의 공산정권이었다. 내가 있는 동안에도 크고 작은 파업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동맹파업에 상당히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인도여행에서 돌아와서 <작은 것을의 신>을 다시 읽었다. 역사적 사회적 그리고 현지의 자연을 보고난후에 읽는 책의 느낌은 자못 생생했다. 지역의 특성과 성격이 한 집안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 너무나 잘 녹아있었다. 뿐만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넘나드는 구조는 복잡한듯 하면서도 질서를 잘 갖추고 있어서 호란스럽기보다는 신선함 으로 다가왔다. 섬세한 묘사는 차라리 회화적이기 까지 했다. 번역의 우수함이 흔히 우리에게 가깝지 않는 문화를 다룰때 느끼는 껄끄러움을 말끔히 제거하고 있다.

문화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 문장의 구성이나 묘사에 있어도 뛰어난 작품이다. 얼마전 개봉한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어느날 효정이 잠자리에 이 책을 펼치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 그 영화의 감독도 이책을 감동적으로 읽었나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