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에게 생긴 일 아이북클럽 21
미라 로베 지음, 박혜선 그림, 김세은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체육시간 옷 갈아 입을때 보니 친구 하인리의 몸에 상처가 있다. 친구 자비네는 그것이 매맞은 자국이라고 했다. 율리아는 매를 맞고 자라는 아이가 있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하인리에게 말을 붙여보지만 하인리는 입을 굳게 다물고 말를 하려하지 않는다. 선생님께도 말씀 드려 보았지만 선생님조차도 무관심 해 보였다.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려 보았지만 괜한 일에 끼어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고 말을 한다. 한편, 어른들은 하인리의 문제에 있어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고 있지만 율리아의 눈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던 것 처럼 보이고 도와 주리라고 믿었던 어른들의 심드렁한 반응에 율리아는 심한 갈등을 갖게된다. 그간 어른들에게 갖었던 신뢰가 다 깨어진다. 결국 하인리는 율리아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이나마 열고 선생님과 부모님과 경찰의 도움으로 하인리는 아동학대로부터 벗어나 기관의 보호를 받는다.

이 책을 보면서 교장 선생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어떻게...어떻게 그 학생이 학대를 당한다고 확신할 수 있지요? 매맞을때 옆에 있기라도 하셨나요? 아니면 목격자라도 있나요? 학교는 혐의만 가지고 신고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간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학교가 고소를 당하게 될 테니까요. 이런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경찰? 보건소 의사? 사회복지기관? 내가 왜 그런 사람들을 우리 학교로 끌어들이는 일에 힘써야 하는 겁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흠잡을 데 없는 교육기관이었습니다. 그 다음 일이 어떻게 진행 될지도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버지가 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간다고 가정 해 봅시다. 그 학생은 낯선 가정에 위탁되고 가족을 잃게 됩니다. 자기 가족을 말입니다. 그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까? 가족 모두가 고통스런 댓가를 지불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요. 그런 일을 통해 한 가정이 파탄되는 일은 빈번히 일어 나고 있으니까요'

교장선생님의 이 말들 속에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에게 득이되는 일에는 체면도 뭐도 없이 달려들면서 내게 귀찮은일, 손해나는 일에는 발을 빼려하는 모습들을 다 볼수 있다. 거기에 거룩한 그럴듯한 이유와 명분을 붙여서. 그러나 울리아와 같은 영혼이 순수한 아이는 그런 어른들때문에 지금도 상처를 받고 있고 하인리와 같은 아이는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던 것이다. 모든일은 단순화 시켜서 함부로 끼어들수는 없지만 불의를 보고도 한눈을 감아버리는 것은 나의 비겁함이 아닐까? 어른의 비겁함으로 인하여 지금 내 아이도 상처를 받고 있는게 아닐까. 진정한 참 용기가 뭘까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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