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 어느 날 갑자기 가십의 주인공이 돼 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
세라 자르 지음, 김경숙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8학년 때 디에나는 토미와의 관계 현장에서 아빠에게 발각이 되었다.
토미는 사건에 대하여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디에나는 그럴 수 없었다. 사람들은 디에나를 ‘헤픈 여자’로 낙인을 찍었고 손가락질하며 함부로 대했다. 사건을 두고 새로운 버전으로 전해지는 소문은 디에나와 그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 사건의 중심에는 디에나만 있는 게 아니라 토미도 있었다. 디에나는 죽을 만큼 힘든데 사건을 두고 아무렇지도 않게 당시의 이야기를 하는 토미의 태도를 보면서 디에나는 화가 났다. 사건 이후 디에나는 아빠에게 사과를 할 만큼 했다. 그러나 아빠는 디에나와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어 했다. 아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와 싸늘함은 디에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내가 디에나의 아빠였다면.......

솔직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크게 다가 올 것 같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기만 하다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것 같다. 속일 수 있으면 나 자신까지도 속이고 싶을 것 같다. 이렇게 아이를 키운 자신과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은 아이가 한 없이 미울 것 같다. 그럴 때 내 몸에서 뿜어지는 분노는 내 주위에 누구도 근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내 감정에 빠져있다가도 자식의 앞날을 생각하면 한숨만 푹푹 나올 것 같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 이성은 이 일로 나도 상처를 받았지만 나보다 더 크게 상처를 입은 사람은 아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아이를 보듬어 주고 아이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진짜 부모라고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이라면 나는 아무것도 장담을 할 수 없다. 나 역시 디에나 아빠와 같지 않았을까?

내가 디에나였다면.....

일의 잘, 잘못을 떠나서 그런 상황에서 아빠를 마주치는 것은 당황스런 일이다.

아빠가 화를 내는 것을 볼 때 내가 뭔가를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화가 나있는 가족들은 무슨 이야기든 제대로 눈 맞추며 이야기하고 웃어줄 수 없다.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 내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 해도 싫다. 정말로! 이건 싫다.

사람들의 수군댐......  니들에게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아. 그런데 왜? 니들이 더 난리야. 이건 내 일이라고! 당신들, 내게 있었던 일이 사회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라면 토미에게는 손가락질 하지 않으면서 왜 내게만 손가락질 해?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가족들이 날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 내 행동이 가족들을 힘들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날 품어 주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무섭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겁이 난다. 잘 한 거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날 좀 봐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모두가 싸늘한 눈으로 디에나를 볼 때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 준 사람은 대런 오빠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제이슨이었다.

대런 오빠도 어린 나이에 아기 아빠가 된 일로 아빠에게 근심과 걱정을 이미 안겨 준 일이 있어 지금 디에나가 겪는 마음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 할 수 있었지만 대런이 디에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웃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해 주는 것 밖에 없었다. 숨 막히는 집안에서 언젠가는 대런과 아기, 올캐와 탈출을 꿈꾸어왔다. 그러나 대런 오빠의 분가 계획에 디에나는 없었다.

친구 제이슨은 사건 이후에도 디에나의 곁에서 디에나를 바라봐주었다. 그러던 제이슨이 디에나의 친구 리와 사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디에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사건의 주연은 어디까지나 디에나였지 제이슨이 아니었다. 두 사람에게 자신이 ‘가장 친한 친구,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더 이상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디에나를 힘들게도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디에나는 한층 성숙하게 된다.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다시 만난 토미.... 불편했다. 그렇지만 제이슨와 리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성장한 디에나는 토미와 이야기 할 필요성을 느낀다. 디에나에게 토미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게 했고 토미를 미워하면서 자신만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만큼 디에나가 성장 한 것이다. 오빠 데런, 제이슨과 리, 토미와의 관계 속에서 디에나는 문제를 풀 당사자가 자기임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주변의 약간의 도움은 필요하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일은 자신이 풀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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