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져라 너구리> 서평단 알림
행복해져라 너구리 파랑새 사과문고 62
이상규 그림, 이미애 글 / 파랑새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영화나 책을 볼 때, 첫 장면이 지나치게 평온하거나 행복한 장면이 나온다면 일단은 긴장하고 봐야한다. 이야기 전체를 평온과 행복으로만 끌어갈 수는 없다. 폭풍전야라고 평온과 행복 뒤에는 엄청난 반전이 반드시 나온다는 것은 그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행복해져라 너구리>도 시작은 너구리 가족의 평온한 일상에서 출발을 한다. 더 없이 행복한 모습. 그러나 그 모습은 오래 가지를 않는다. 소문처럼 들려온 개발 소식은 곧 현실이 되었고 사람들의 출입은 곧 동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이웃들이 하나 둘 떠나는데 막내인 흰눈이가 이사를 감당 해 낼까 걱정스러워하지만 흰눈이를 누리는 사냥꾼의 등장은 결국 너구리 가족이 푸른산을 떠나게 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사냥꾼에게 아빠 너구리가 죽고 엄마마저 도드 킬을 당했다. 네 마리의 너구리도 흰눈이가 사람들 눈에 띈다는 이유를 들어 둘씩 나뉘어 각자의 길을 간다. 꼬리별과 막내 흰눈이는 도시로 들어오게 된다. 흰눈이를 숨겨두고 먹이를 구하러 간 꼬리별은 폼생이 너구리를 만나게 되고 폼생이로부터 '동물원 호텔(동물원)' 이야기를 듣는다. 동물원에 대한 것을 알아보고자 나섰던 꼬리별, 흰눈이, 폼생이는 잘못하여 동물원 뒷산으로 접어들고 거기서 초롱이를 만난다. 동물들의 호텔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폼생이와 달리 초롱이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물원에 대한 엇갈린 생각은 더 자세히 동물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고 흰눈이를 남겨둔 채 동물원에 들어간다. 혼자 남겨진 흰눈이는 "외로운 게 짐이 된다는 것 보다 낫다.(139쪽 )" 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스스로 동물원에 들어가겠다고 다른 너구리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원할 때 밖에 나올 수 없는 것은 감옥이다. 아무리 배부르고 따스하고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그것은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너구리들은 반대를 하지만 '동물원이 감옥일지 모르지만 흰눈이 자신은 야생에서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동물원에서 도움을 받으며 살아 갈 생각'이라는 말을 한다. 결국 흰눈이는 동물원으로 들어간다.

야생 너구리들과 달리 동물원에서 겨울잠도 자지 않는 흰눈이는 '누군가의 짐이 되는 것은 외로운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래도 오빠, 언니들이 궁금하고, 아득히 엄마, 아빠랑 함께 살던 푸른산이 그립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자유를 구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유가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푸른 산도 가고 싶고 오빠, 언니도 자유롭게 만나고 싶고 태어 날 지도 모르는 조카들도 만나보고 싶다. 누군가 베풀어 주는 친절로 소망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내 자유 의지로 행하고 싶다.

                            <행복해 져라 너구리>는 알라딘 리뷰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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