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여자, 돈, 행복의 삼각관계
리즈 펄 지음, 부희령 옮김 / 여름언덕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엄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직도 읽어요?"

"그러게 아직도 읽고 있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네."

그렇다. 이 책을 나는 참 어렵게 읽었다.

소설처럼 줄거리만을 따라 갈 수는 없는 책이고, 설렁 설렁 읽기에는 생각이 너무  많은 책이다. 킥킥대지도 못 하고.... 생각 하나를 하면 그 생각에 꼬리를 물고 나를 반추하게 하는 책이었다. 반추 할 것이 있으니 쉽게 책장을 덮어 버릴 수도 없고....


나는 평소에 나는 돈이 인간을 따라와야지 인간이 돈을 따라가려하면 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돈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왔다. 돈? 누구도 돈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 한발자국만 움직여도 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 막강 위력을 발휘한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면서 과연 나는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은 가족의 부양의 의무를 지어야했다. 때문에 돈에 대하여 남자들은 적극적인 사고를 가져야 된다고 배워왔다. 남자들이 벌어 오는 돈을 여자들이 쓰기는 했지만 그것에 대한 전권을 위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가족을 위한 경비로 쓰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남자가 벌어 오는 돈을 실질 적으로 쓰고 있으니까 '남자가 벌어 오는 돈, 그것이 곧 내 돈 '이라고 착각을 할 수도 있었다.

정말 남편이 벌어 오는 돈이 내 돈일까?

정말 남편의 통장에서 자기 임의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얼마일까?

내 경우, 남편 명의의 통장에서 생활비 외에 임의로 백만 원 정도만 빼어 내도 가슴이 콩닥댄다. 내 임의로 빼낸 돈을 딱히 나쁜데 쓰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남편의 돈이 내 돈이라는 공식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물론 내가 백만 원 정도 말없이 빼 쓴다고 남편이 그 돈의 용도를 묻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 마음은 빼낸 돈에 대하여 '나도 이 정도는 쓸 권리 있어,' 라는 둥 핑계를 댄다.

남편 돈이 내 돈이 아니라면 나의 경제력은? 제로!

왜? 남편은 다만 얼마만이래도 돈이 있는데 나는 왜 없는 거지? 남편만큼 나도 배웠고 남편 일할 때 나도 무언가는 열심히 했는데 왜 내게는 남는 것이 없는 거지? 남편은 돈을 벌기 위하여 적극적 노력을 했다면 나는 돈을 벌기보다는 잘 쓰는데 더 관심을 두고 생활을 해 온 탓은 아닐까?

내 돈이 한 푼도 없다는 현실 인식은 남의 등에 업혀 평생을 살려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경제적 힘의 균등이 깨어지는 순간 힘의 균형을 이루는 추는 한쪽으로 치우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남편과의 관계에서 내 주장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문득 내가 기르고 있는 딸들에게 눈이 갔다. 이 아이들에게 돈에 대하여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이 아이들도 남자 하나 잘 만나면 그 남자의 등에 꼭 붙어 살아가면서 불안을 느껴가면서 살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사는 세상도 변하고 있고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 변할 텐데 지금의 경제관을 가지고 살기는 힘들 텐데 아이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힘이자, 권력이자, 안정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돈은 인간의 편의를 위하여 만들어 졌다. 인간이 돈을 적절히 지배하여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이 돈에 대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고 돈을 적절히 지배하도록 가르치는 방법을 고민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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