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 우리문고 13
마가렛 피터슨 해딕스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평범한 티시. 그러나 평범하다는 것은 외부에서 볼 때 그런 것이지 티시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아니, 티시도 또래 아이들 처럼 평범하게 부모의 지원 하에 학교에 다니고 싶고 아이들과 그 아이들과 부딪히며 울고 웃고 하고 싶다.  그러나 티시의 환경은 티시를 평범에서 많이 벗어난 생활을 하게 한다.

우선 마초적인 기질의 아빠는 보통의 아빠들처럼 가정을 이끌지 못한다.  자기 듯대로 안 되면 주먹을 휘두르고 바람을 핀다. 게다가 걸핏하면 집을 나간다.  아빠가 그렇다면 엄마라도 아이들을 충분히 돌보고 아이들이 바르게 커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엄마 역시 아빠의 마초적 기질 하에 자기를 포기하고 자기주장을 하나도 못하고 아빠에게 절절 매며 살고 있다.  아빠가 집을 나가면 열심히 일을 해서 가정을 끌어 가려하지만 엄마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인지라 티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계를 돕고 동생을 돌본다. 아르바이트로 가계를 돕는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친구들은 자기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티시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튼 다른 아이들과 많이 다른 환경 속에서 살지만 티시는 자신의 처지를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혼자 짊어지고 갈뿐. 학교 과제물로 티시는 일기를 써야만 한다. 던프리 선생님은 선생님이 일기를 읽기를 원치 않으면 일지 말라고 일기 앞머리에 써 놓으면 자기는 과제를 했다는 것과 어느 정도의 분량을 썼는가만 보겠다고 한다. 매번 '읽지 마세요. 선생님' 이란 표시를 하면서 티시는 정말 선생님이 읽지 않는건가? 읽고도 모른 체하는 걸까 반신반의한다.  일기 속에 티시는 자기의 아버지 이야기, 엄마 이야기,  아르바이트 현장의 이야기, 학교 친구들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스스로 위안을 받고 있음을 안다.

잠깐 나타났던 아빠, 엄마는 아빠에게 의지하려고 했지만 아빠는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불쑥불쑥 화를 내고 엄마는 전전긍긍하고 동생 매트는 엄마 등 뒤에서, 누나 등 뒤에서 아빠를 빼꼼히 바라다보고 있다. 아빠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났고 그로 인하여 엄마는 혼자 감당 해 낼 세상의 짐에 절망한 듯 자기 안에 갇혀 며칠을 보내다가 불현듯 아빠를 찾아오겠다며 집을 나간다.

어른의 부재. 티시는 동생 매트의 보호자기 되어 최선을 다해보지만 집세, 전기세, 수도세 및 각종 공과금, 생활비...... 그것은 아직 고등학생인 티시 혼자 감당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버틸 수 있는 한도까지 버티다가  티시는 '제발 읽어주세요 선생님.'하는 일기를 쓰게 된다. 티시의 일기를 공개 하면서 티시는 혹여 아동 복지과에서 동생과 가지를 찢어 놓을까 두려워하고 부모님이 벌을 받을까 겁을 낸다. 비로소 알게 된 티시의 상황에 던프리 선생님은 놀란다. 아동복지과 에 알리는 한편 티시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려 노력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티시를 도울 수 있는 한도에서는 최대한 도우려고 노력을한다. 티시는 아동복지과의 도움으로 엄마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보내졌고 심리 치료를 받게 된다.  

이글을 보면서 나는 던프리 선생님을 생각 해 보았다. 아이들과 한 약속-일기를 보지 마라면 보지 않겠노라는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현장에도 이런 선생님이 곳곳에 많이 있으려니 하는 믿음을 가져본다. 던프리 선생님이 비록 자신이 학생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바람에 티시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하더래도 말이다. 어른의 무책임이 아이들을 얼마나 위험 속에 빠지게 하는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가 하는 것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글이었다. 티시가 자기 동생을 건사하려는 노력이 정말 눈물겨웠다. 현실을 수용하고 어떻게 든 살아가려는 티시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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