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필의 서울 역사 기행
임혁필 글.그림 / 리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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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이 역사책을? 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열어보니 더 놀라운 것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최근에는 개인 전시회를 열었고 현쟁 방송활동과 그림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덧붙여 이런 어린이를 위한 역사기행서를 냈다. 이 책 이외에도 [Feel So Good]이라는 책을 지었고 그린책도  [원시인, 도구를 사용하다] [웃다가 건진 개콘영어]등이 있다.

 

책을 내게 된 계기는 저자에게 딸이 둘이 있으며 그 아이들과 놀이공원만 놀러다니다보니 가끔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질문을 할때 당황했다고 한다.

 " 아빠, 저건 어디에 있어? 지금은 있어?" 라는 사극을 보며 아이들이 묻는 말에 직접 아이들의 손을 잡고 궁궐들과 북촌의 박물관, 미술관등을 더니며 공부했다고 한다. 궁궐을 돌아다니며 그 곳에 역사적인 이야기를 알게되고 역사적인 아픔들을 알게 되면서 나라의 운명이 곧 백성의 운명이라는 생각을 하고 더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광화문, 경복궁, 청계천, 북촌, 종로,서대문, 용산등을 돌아다니며 역사의 흐름을 하나하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사진정보와 함께 담아냈다. 서울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되었을까? 삼국시대 초기에는 서울이 백제의 수도였고 위례성이라고 불렸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한산주라 불렸고 경덕왕때에는 한양군이라고 불리게 된다. 그후 고려 충렬왕 34년에 한양부, 조선 태조 4년에 한성부로 불리면서 한양이라 불리고 일제 강점기에 경성으로 바뀌었으며 1945년8월 해방이 되면서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갖게 되었다.

 

광화문에 서있는 이순신장군 동산은 1968년4월 27일에 세워졌으며 고 김새중 작가가 만들었는데 당시 경제 사정이 어려어 배 엔진과 놋그릇을 녹여 만들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어떤 분인지에 대한 설명도 첨부되어 있다. 최근 2009년 10월에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일민미술관, 피맛골을 지나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어떤 것들이 전시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2년에 문을 열었고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가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맞은편에 흥국생명건물앞에 망치를 둔 커다란 조각상이 서 있다. 지나다닐때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조너선 보로프스키라는 사람이 만들었고 작가를 어릴 적 아버지에게 들은 친절한 거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망치를 든 오른팔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현대사회의 운명과 철을 이용해 노동하는 현대인의 고독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쉽게 볼수 있는 서울의 역사들을 알려주어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과 가끔 나들이 삼아 역사기행을 갈때 아는 것이 없다보니 글쌔 하고는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가기전에 이 책을 한번 읽고 간다면 아이들에게 뿐 아니라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듯 하다. 살아숨쉬는 역사를 만나고 그 역사의 어두운 과거를 토대로 더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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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여는 12가지 열쇠
안혁모 지음 / 더블유북(W-Book)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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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인 안혁모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방송과 영화에서 활동중인 신인 연기자들의 인성, 실기, 보이스 트레이닝등을 지도하는 연기아카데미 본부장이다. 지금 활동하는 연기자들 중 그에게 배운 제자들이 꽤 많이 포진되어 있다. 이 책에는 그런 연기자들이 어떻게 성공할수 있었는지 연기에 대한 열정, 노력들을 담아내고 있다.
 

 여는 글을 보면 저자역시 일에 대한 열정과 수많은 일들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이 같이 하는 시간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미안해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에 들끓는 연기자들에게 도움을 주다보면 한없이 약해진다고 한다. 책의 사이 사이에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박시후, 이수경, 장혁, 김선아등의 사인들도 들어있다.

 

 어느날 저자는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와인을 마시며 모처럼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밤 열한시경 박시후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밤늦게 촬영이 끝나고도 집으로 쉬러가지 않고 또 다음 촬영을 위한 대본연습을 하러 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내의 생일이니 안된다고 말을 하려 했지만 박시후는 막무가내로 온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는 통에 아내는 얼마나 절실하면 온다구 하겠느냐며 남편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저자가 박시후에게 물어보니 연기 욕심에 그랬다면서 나중에 더 멋진 연기를 하는 유능한 제자가 되어 보답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상황이라면 내 남편이 저자일경우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남편이 너무 바빠 제대로 이야기할틈도 없는 아내이면서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박시후가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아내의 너그러운 연기에 대한 욕심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등을 느낄수 있다.

 

 텔레비젼에서 보는 잘나가는 미남 미녀들을 보면서 종종 그들은 무슨복을 타고나 저렇게 잘나갈까?라는 생각을 대부분의 사람이 하게 될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종종하면서 무언가 불공평한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생각들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책이다. 그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헌신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말하고 있다.

 

 어제 아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연기를 열심히 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의 엄마는 사실상 그 아이가 공부를 그렇게 잘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아이가 가수나 연애인이 되고 싶어하니 그렇게 하고 싶다는 것을 하게 하고 싶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연기를 하고 주인공등을 맡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노력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더니 요즘은 예전에 시간이 여유로울때보다 더 공부할시간이 없는데도 더 집중해서 그런지 공부를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책에서 본 연기자들의 삶이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내가 알지 못하는 연기자들의 이야기일뿐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노력이라는 것이 작용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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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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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얼굴, 목소리, 이름, 그런 것이 머리에 떠오르면 쓰토무를 따뜻하게 지켜볼 수 없을 것 같다.'(214쪽)

 

'내 뱃속은 오늘도 건강했다. 어쩌면 배가 '꼬르르르륵' 하고 울릴 때마다 땅속으로 꺼져 들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나의 자의식과잉일뿐이고, 다른 많은 귀는 한낱 잡음으로 흘려듣지 않을까?'(253쪽)

 

 일본작가다운 섬세함이 우세함을 보여주는 그런 단편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예민한 촉각이 솔직하게 상황들을 그려내고 있다. 학창시절 누구나가 마음졸이며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책의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잘생긴 주인공인 아사히나 군. 그는 어느날 부턴가 묘령의 여인을 바라본다. 카페에서 일을 하는 아리따운 야마다 마야를 지켜본다. 그리고 우연히 야마다 마야의 시선을 끌게 되고 둘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한두번의 우연중 그들은 서로를 발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그 가운데 아사히나 군은 야마다 마야가 기혼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게의치 않고 둘은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시간들을 풀어낸다. 그렇게 야마다 마야의 남편 몰래 만나던 그들은 둘이 만나고 있는 장면을 남편에게 들키게 된다.

 

 난 이이야기를 보면서 헌혈을 하고 싶어졌다. 항상 헤모글로빈인지 무언가가 부족해서 헌혈을 할수 없다고 해서 못했다.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둘이 헌혈하는 곳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남선녀들이 하는 체험을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첫편인 [교환 일기 시작했습니다]는 아는 아이가 학교에서 교환일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했다. 6학년인데 학교에서 교환일기를 쓴다고 한다. 반 아이들 전체가.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더 궁금해졌다. 고등학생인 하루카와 게이타라는 남자가 교환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하루카는 존댓말을 게이타는 반말을 한다. 어떤 사이일까? 상급생과 하급생?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점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이외의 다른 이야기들 역시 인물들의 재창조를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삼각형은 허물지 않고 둔다] 에서 삼각형이 허물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중한 고집. 콤플렉스를 지니고 괴로워하는 소녀가 나오는 [시끄러운 배]등. 인물들의 미묘한 갈등과 눈빛등을 그리고 흔들림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문득 항상 솔직해지면 사람들과 더욱더 유대관계가 굳건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녀의 얼굴, 목소리, 이름, 그런 것이 머리에 떠오르면 쓰토무를 따뜻하게 지켜볼 수 없을 것 같다.'(214쪽)
 

'내 뱃속은 오늘도 건강했다. 어쩌면 배가 '꼬르르르륵' 하고 울릴 때마다 땅속으로 꺼져 들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나의 자의식과잉일뿐이고, 다른 많은 귀는 한낱 잡음으로 흘려듣지 않을까?'(253쪽)

 

 일본작가다운 섬세함이 우세함을 보여주는 그런 단편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예민한 촉각이 솔직하게 상황들을 그려내고 있다. 학창시절 누구나가 마음졸이며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책의 제목을 장식하고 있는[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잘생긴 주인공인 아사히나 군. 그는 어느날 부턴가 묘령의 여인을 바라본다. 카페에서 일을 하는 아리따운 야마다 마야를 지켜본다. 그리고 우연히 야마다 마야의 시선을 끌게 되고 둘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한두번의 우연중 그들은 서로를 발견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그 가운데 아사히나 군은 야마다 마야가 기혼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게의치 않고 둘은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시간들을 풀어낸다. 그렇게 야마다 마야의 남편 몰래 만나던 그들은 둘이 만나고 있는 장면을 남편에게 들키게 된다.

 

 난 이이야기를 보면서 헌혈을 하고 싶어졌다. 항상 헤모글로빈인지 무언가가 부족해서 헌혈을 할수 없다고 해서 못했다.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둘이 헌혈하는 곳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남선녀들이 하는 체험을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첫편인 [교환 일기 시작했습니다]는 아는 아이가 학교에서 교환일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했다. 6학년인데 학교에서 교환일기를 쓴다고 한다. 반 아이들 전체가.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더 궁금해졌다. 고등학생인 하루카와 게이타라는 남자가 교환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하루카는 존댓말을 게이타는 반말을 한다. 어떤 사이일까? 상급생과 하급생?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점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이외의 다른 이야기들 역시 인물들의 재창조를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삼각형은 허물지 않고 둔다] 에서 삼각형이 허물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중한 고집. 콤플렉스를 지니고 괴로워하는 소녀가 나오는 [시끄러운 배]등. 인물들의 미묘한 갈등과 눈빛등을 그리고 흔들림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문득 항상 솔직해지면 사람들과 더욱더 유대관계가 굳건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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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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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이야기](2010,들녘)는 오래된 언덕 위의 집이 겪는 백년동안의 단편적인 글과 그림으로 그려진 기록이다. 집의 현관 위쪽 상방 돌에는 1656년이라는 숫자가 그 집이 생긴 년도를 말해주고 있다. 집은 페스트가 창궐한 해에 세워졌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창들은 볼 수 있게 되었고 처마는 들을 수 있게 된다. 책은 오래된 언덕 위에서 집이 겪는 20세기, 백년의 기록이라고 시작된다.

1900년 어느날 집은 바람이 지나가며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저기 봐! 2만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오는 집이야.' 아이들이 놀다가 버려진 언덕위의 집을 발견한다.

1901년, 역병이 돌고 산불이 나고 더 이상 갈곳이 없는 사람들이 버려진 집을 가꾼다. 지붕도 다시 만들고 밭을 일군다.

1905년, 사람들은 점점 불어나 일가를 이루게 된다. 평화로운 농가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1915년, 어느 여름 언덕위의 집에서 자란 소녀가 아가씨가 되어 결혼식을 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피로연을 하는 모습이 행복하게 그려져 있다. 집앞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  음식을 먹으며 결혼식을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그려져 있다. 집안에서 음식을 가지고 나오는 부인은 집으로 가져라는 것일까? 아니면 잔칫상에 갔다 놓으려는 것일까?

 그 다음해에는 봄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부활절을 맞이하는 평화로운 풍경을 담고 있다.

1918년, 아내에서 과부로 남겨져 슬픔에 잠긴 엄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아이들을 학교에 배웅하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망졸망 아이들은 학교에 가며 엄마에게 인사를 한다.

 몇해 후에는 가을겉이를 하는 가족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담아낸다. 포도를 수확해 기뻐하는 가족들은 포도주를 담으려는지 포도를 통나무 통에 넣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포도를 발로 밟는 아이가 있고, 옆에는 포도를 찧는 어른. 한쪽에서는 순백색 이불을 널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

 1942년 전쟁의 불길이 언덕위의 집에도 기울어진다. 갈곳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가난한 사람들은 살곳을 찾아헤매이다가 언덕위의 집으로 몰려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언덕위의 집과 집주위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 힘없는 국민들의 고통을 어두운 색채로 그림으로 그려냈다.

 1944년 '천 일 동안 이어진 전쟁은 누굴 위한 것인가?'

전쟁은 끝나고 사람들에게 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가족을 맞이하는 사람들, 갈곳으로 떠나는 사람들.

 1967년에는 여주인이 죽으면서 집,가족들,이웃들 모두 눈물을 흘린다. 인생의 허망함이, 가버린자에 대한 그리움, 안타까움에 촉촉해진 모습을 담고 있다.

 몇십년이 지나고 언덕위의 집은 또 다시 쓸쓸하게 버려진다.

  몇년이 더 흐르고 그곳에는 바로 그 자리에 또 다른 언덕위의 집이 세워진다. 그 집에는 역시 행복한 가족들이 자리한다.  또 다른 희망의 새로운 삶이 열린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한가지에 촛점을 맞추어 무엇인가를 끝까지 이루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존 패트릭 루이스는 그런 여러가지 갈래길중 한길을 선택해 오롯이 나아가는 사람처럼 언덕위의 집을 조용히 보이는 듯 안보이는 듯 들려주고 보여준다. 그곳에서 살아숨쉬던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 집 이야기](2010,들녘)는 오래된 언덕 위의 집이 겪는 백년동안의 단편적인 글과 그림으로 그려진 기록이다. 집의 현관 위쪽 상방 돌에는 1656년이라는 숫자가 그 집이 생긴 년도를 말해주고 있다. 집은 페스트가 창궐한 해에 세워졌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창들은 볼 수 있게 되었고 처마는 들을 수 있게 된다. 책은 오래된 언덕 위에서 집이 겪는 20세기, 백년의 기록이라고 시작된다.

1900년 어느날 집은 바람이 지나가며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저기 봐! 2만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오는 집이야.' 아이들이 놀다가 버려진 언덕위의 집을 발견한다.

1901년, 역병이 돌고 산불이 나고 더 이상 갈곳이 없는 사람들이 버려진 집을 가꾼다. 지붕도 다시 만들고 밭을 일군다.

1905년, 사람들은 점점 불어나 일가를 이루게 된다. 평화로운 농가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1915년, 어느 여름 언덕위의 집에서 자란 소녀가 아가씨가 되어 결혼식을 한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피로연을 하는 모습이 행복하게 그려져 있다. 집앞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  음식을 먹으며 결혼식을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그려져 있다. 집안에서 음식을 가지고 나오는 부인은 집으로 가져라는 것일까? 아니면 잔칫상에 갔다 놓으려는 것일까?

 그 다음해에는 봄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부활절을 맞이하는 평화로운 풍경을 담고 있다.

1918년, 아내에서 과부로 남겨져 슬픔에 잠긴 엄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아이들을 학교에 배웅하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망졸망 아이들은 학교에 가며 엄마에게 인사를 한다.

 몇해 후에는 가을겉이를 하는 가족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담아낸다. 포도를 수확해 기뻐하는 가족들은 포도주를 담으려는지 포도를 통나무 통에 넣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포도를 발로 밟는 아이가 있고, 옆에는 포도를 찧는 어른. 한쪽에서는 순백색 이불을 널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

 1942년 전쟁의 불길이 언덕위의 집에도 기울어진다. 갈곳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가난한 사람들은 살곳을 찾아헤매이다가 언덕위의 집으로 몰려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언덕위의 집과 집주위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 힘없는 국민들의 고통을 어두운 색채로 그림으로 그려냈다.

 1944년 '천 일 동안 이어진 전쟁은 누굴 위한 것인가?'

전쟁은 끝나고 사람들에게 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가족을 맞이하는 사람들, 갈곳으로 떠나는 사람들.

 1967년에는 여주인이 죽으면서 집,가족들,이웃들 모두 눈물을 흘린다. 인생의 허망함이, 가버린자에 대한 그리움, 안타까움에 촉촉해진 모습을 담고 있다.

 몇십년이 지나고 언덕위의 집은 또 다시 쓸쓸하게 버려진다.

  몇년이 더 흐르고 그곳에는 바로 그 자리에 또 다른 언덕위의 집이 세워진다. 그 집에는 역시 행복한 가족들이 자리한다.  또 다른 희망의 새로운 삶이 열린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한가지에 촛점을 맞추어 무엇인가를 끝까지 이루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존 패트릭 루이스는 그런 여러가지 갈래길중 한길을 선택해 오롯이 나아가는 사람처럼 언덕위의 집을 조용히 보이는 듯 안보이는 듯 들려주고 보여준다. 그곳에서 살아숨쉬던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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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인생
지현곤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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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동안 조그만 쪽방에서 바위처럼 머물고 있는 세계적인 카툰작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척추결핵에 걸려 하반신이 마비되어 학교를 중퇴하였다. 그후 쭉 혼자 조그만 쪽방에서 머물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일부러 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나역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나갈수 있음에 나가지 않는 것과 나갈수 없어서 나가지 못하는 것은 아주 큰 차이다.

 

'요즘 광고를 보면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지만, 가진 것이 없는 자에게는 자유도 '살 수 없는'모양이다.'(49쪽)

 

가족들은 저자가 책을 보는 것을 보고 책은 읽어서 뭐하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만화를 그릴때도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무언가 금전적인 소득이 없을때 한없이 무시하고 무시당한다. 가족들이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 그냥 사람이기에 그렇게 볼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여기저기 그림을 내기 시작한다. 시작할때는 정말 무모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을 지만 점점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며 사랑스러운 조카들조차 우쭐해진다. 

 

그렇게 하나둘 그림을 그려내고 세상밖으로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그의 가치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묵묵히 이겨내온 그에게도 하늘은 선물을 준비하고 풀어내기 시작한다.

 

'옥상으로 가기 위해서 지나야 하는 각 층마다 왜 계단이 여러 단으로 되어 있겠는가. 한 번에 다 못 올라가니 밟고 올라가라고 층층이 있는게 아닌가. 한 단계를 지나 그 다음 단계로 딛고 올라가는 것이 순리이다.'(112쪽)

 

누구나 하나하나의 계단을 밟아야 정상으로 올라갈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잊어버릴때가 참 많다. 작가의 말처럼 드넓은 세상에서 멋지게 활개를 치기 위해서는 험난한 자갈밭일지도 무한한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한번 절감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가족 모두에게 삶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귀한 선물같은 책이다. 그가 전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 멋진 전동차를 그가 몰고 여기저기 누비고 다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세상과의 조우는 그에게 크나큰 기쁨이고 행복이듯이 우리에게도 역시나 그런 귀한 시간이 산재해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창작에 있어 이러한 자유는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틀에 매이는 순간, 창작은 제 생명을 잃는다.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한 사람이 꿈꾸는 세상이 오히려 더 자유로운 날개를 마음껏 펼쳐 날아오를 수 있다. 나는 그 믿음으로, 오늘도 그림에 또 획을 더해본다.'(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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