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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조각들 - 타블로 소설집
타블로 지음 / 달 / 2008년 10월
평점 :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한때 "경제야 놀자"라는 코너가 있었다. 그때 타블로 편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인 누구로부터 극찬을 받은 소설이있었다. 이것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냐?!라고 했더니 무슨무슨 출판사에서 나온 사람이 약 3천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름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고, 저명한 인사로부터 이미 검증된 작품인 관계로 초판을 3만부 정도 찍을 수가 있으니 그 가격 정도가 된다고 했었다. 내가 이걸 비교적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일단 예전에 김영하의 글에서 작가가 책값의 10% 정도를 인세로 받는다고 했으니, 권당 1만원 쯤으로 계산이 된 것이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래도 그나마 시덥지 않은 사진 몇장 찍어서 비싼 값에 책 파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신인 작가들은 인세를 얼마나 받을까, 일반적으로 초판은 얼마나 찍을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도 내 머릿속에서 가장 지배적이었던 생각중에 하나는 대체 어떤 내용일까?!였었다.
궁금했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좀 아쉬운게 아니라 많이 아쉽다. 그러니까, 무슨 저명한 교수로부터 인정 받았다는 그 이야기는 실려 있지 않은것 같다.(아마도 다음에 또 책이 나오겠지. 누구누구로부터 인정 받았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하면서...) 당시에 방송에서 타블로가 한 구절을 해석해줬었는데, 식료품 가게가 어쩌고 깡통에 의인화를 해서 조형기인지 김용만인지가 갸우뚱거리며 농담을 주고받았었는데 그 이야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그야말로 Lost in translation! 가장 좋은 번역가는 이야기를 쓴 자기 자신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받은 느낌은 미국 혹은 뉴욕도 아니고 한국도 아닌 어정쩡한 무엇.이라는 점이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의 이름은 마이크나 마크나 샌드라 등이고 배경 자체도 뉴욕 혹은 어떤 가상의 도시라고는 하더라만은 번역되어 나온 이 책에서 그들의 대화는 지나치게 한국적인 느낌이다. 그래서 뭔가 매끄럽지 않고 책에 몰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내용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데, 하기야 벌써 10여년 전에, 그러니까 타블로가 20살의 언저리에서 쓴 것이니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겠다. 어설픈 책에 제법 멋스러운 사진들을 섞어 내느라 애는 썼다. 그렇지만, 볼거리, 읽을거리는 부족한데 연예인이라는 어떤 한 사람은 풍족해지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