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 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J. 그대가 저를 부르시면 어떻게 하죠?

*네, J... 조금 아팠습니다. 몸도 지치고 모든 것에 의욕이 사라지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일부러 찬물에 가서 수영하고 돌아와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그러다가도 안 되겠어서 혼자 앉아 있다가 조금 울곤 했습니다. 신기하게 눈물을 약간만 빼고 나면 마음이 좀 나아지고 그랬습니다. 마치 체했을때 손가락을 따서 피 조금 흘리면 괜찮은 것처럼. 이유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일... 마음속에 새로운 큰 갈등이 생긴 것도 아닌데...

*그렇게 구체적으로 외로운 시간은 처음이었습니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나이 40대 초반의 성공한 여류 작가의 사랑 J는 도대체 누구일까..?

혹시 Jesus, 아님...남편...은 절대 아닌것 같고, 그럼 혹시 상상속의 그대? 엉뚱한 생각은 집어치우고, 이 책을 오늘처럼 이렇게 햇빛 쨍쨍한 날 말고, 미치도록 비가 쏟아지는 날 읽었으면 나의 기분이 어땠을까...싶다. 이상하게도 날씨가 좋으니 이런 슬픈 이야기, 우울한 이야기 멋지디 멋진 "시"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상하게 엉덩이가 들썩 거려서 밝고 재미있고, 미치도록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책을 다 읽고 나니, 날씨와 상관없이 내 기분도 우울해졌다.

어쨌든, 이책은 "시"와 그 "시"에서부터 자신의 생각을 이끌어 낸 형식이다. 사랑, 삶, 죽음, 인생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공지영"만의 스타일로 풀어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표지부터 내용까지. 책의 빈 공간 마저 슬프게 느껴진다.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의 말에도 슬픔이 묻어 있는것 같다.고 말하면, 내가 과민한걸까..?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지 않아도, 초보운전을 하는 이의 깜빡이는 수줍어 한다고 했다, 어쩐지 공지영의 이 책도 그런 류의 슬픔이 묻어 있는것 같다.

공지영은 유명한 소설가 이지만, 그녀의 책은 겨우 <봉순이 언니>만 읽은 정도. 가을이 되면, 그녀의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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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2009-11-2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처받는것을 허락하는것이 사랑이다...

이말을 누구보다 좋아하는사람중 하나입니다...
하지만,,오늘도 전 상처받기가 두렵습니다... 그래서 상처가 되기전에 되돌아갈려합니다...
부디 되돌아가야할곳이 없는분이라면 상처받는것을 두려워 마십시오~과감히,,상처를 택하면서 맘껏 사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