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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 진짜 제목 한번 잘 지었다. 그야말로 바람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바람같은 삶을 살고서, 바람같이 떠나버린 한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책을 읽는 내내 "우와~"라는 감탄사를 얼마나 내뱉았는지 모를 정도였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은, 수록된 사진이 정말 멋지다. 화려한 묘사나 거창하고 심오한 문장은 없지만 알래스카의 무한한 자연과 자연이 주는 그 신비로움을 더욱 크고 대단하게 보여주는 힘이 있는 책이다. 그냥 몇번의 방문, 몇번의 둘러봄으로 그 어딘가를 다 알았다는척 허세를 부리며 책을 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자 호치노 미치오는 열아홉살의 어느날 알래스카에 관한 한 사진집을 보고서 뜬금없이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낸다.
"...저는 일본에 사는 호시노 미치오라는 학생입니다. 책에서 그 마을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곳 생활에 흥미가 많습니다. 방문하고 싶지만, 그 마을에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으니, 모쪼록 어느 댁에서든 저를 받아주실 수 있을런지요. ...답신을 기다리겠습니다. "
누구에게 편지를 보내는게 좋을지 몰랐던 소년은 사전에서 읍장을 찾아 다짜고짜 편지를 보내게 되고, 6개월 후 그는 받아줄테니 오라는 답신을 받아든다. 그때부터 그 남자 인생의 대부분이 알래스카에서 이루어진다. 카리부의 이동이나, 북극곰이나 무스의 생활 등의 사진을 찍기 위해 몇 달씩 혼자서 야영을 하며 알래스카에서 지냈다. 한없이 외로웠겠지만, 또 한 없이 즐거운 나날들이었을게다. 19살에 받았던 강렬한 이끌림을 생이 다 하는 그날까지 실행해오며 살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생의 종지부를 찍는 그 순간도 알래스카에서 바람처럼 살아온것처럼, 캄차카 반도에서 불곰의 습격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책을 읽으면서 본인은 행복하고 즐거웠을 알래스카 생활이었겠지만, 그의 아내와 가족에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기적이었을지 모를 그의 삶은 멋진 사진과 글로써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알래스카의 자연에 대한 위대한 기록으로 남았다.
호시노 미치오 사무소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