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다. 워낙 짧은 2월이기도 하지만 올해 2월은 그야말로 쏜살같이 흘러갔다. 거의 매일 누군가를 만났고 그만큼 다채로운 감정을 체험했으며 내가 온전히 이 자리에, 원래의 나로 돌아와 있는 것일까, 의아스러울 만큼 분주한 시간이었다.
올해 겨울은 참 따듯했다. 활자 사이사이로 마음 좋은 사람들의 포근한 숨결이 느껴지는, 나와 통하는 블로그, 알라딘 덕분에 참으로 즐거운 겨울을 보냈다. 더불어 어설픈 청춘의 첫머리를 함께 했던 친구들이 드디어 같은 길을 걷게 됨으로써 흐뭇한 기분에 젖기도 했다. 천성이 그닥 낙천적이지 못했던 나이지만 그 동안 온, 오프의 멋진 사람들로부터 수혈 받은 따듯한 피 덕분에 올 한해 왠지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대학원에 나간다. 머리를 자르고 묵혀둔 책들을 정리하며 '시작'이라는 계기로 게으름을 벗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나 자신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실하게 내 자리를 지키며 성장을 멈추지 않을 때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도 더 풍성해지리라는, 모처럼 참한 생각을 해본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할 때나 외로울 때나, 항상 하얀 페이지를 펼쳐두고 나를 기다려주는 알라딘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쓰면서 위안 받고, 읽으면서 공감하는 즐거움을 올해도 쭈욱 이어나가련다.
S옹주와 깐상궁이에요.
우린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