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다. 워낙 짧은 2월이기도 하지만 올해 2월은 그야말로 쏜살같이 흘러갔다. 거의 매일 누군가를 만났고 그만큼 다채로운 감정을 체험했으며 내가 온전히 이 자리에, 원래의 나로 돌아와 있는 것일까, 의아스러울 만큼 분주한 시간이었다.

 올해 겨울은 참 따듯했다. 활자 사이사이로 마음 좋은 사람들의 포근한 숨결이 느껴지는, 나와 통하는 블로그, 알라딘 덕분에 참으로 즐거운 겨울을 보냈다. 더불어 어설픈 청춘의 첫머리를 함께 했던 친구들이 드디어 같은 길을 걷게 됨으로써 흐뭇한 기분에 젖기도 했다. 천성이 그닥 낙천적이지 못했던 나이지만 그 동안 온, 오프의 멋진 사람들로부터 수혈 받은 따듯한 피 덕분에 올 한해 왠지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대학원에 나간다. 머리를 자르고 묵혀둔 책들을 정리하며 '시작'이라는 계기로 게으름을 벗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나 자신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실하게 내 자리를 지키며 성장을 멈추지 않을 때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도 더 풍성해지리라는, 모처럼 참한 생각을 해본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할 때나 외로울 때나, 항상 하얀 페이지를 펼쳐두고 나를 기다려주는 알라딘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쓰면서 위안 받고, 읽으면서 공감하는 즐거움을 올해도 쭈욱 이어나가련다.


 S옹주와 깐상궁이에요.

 우린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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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8-03-0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비슷한 느낌인가봐요, 2월은 이렇게 후딱 지나간다, 하고요.
3월은 황사로 시작됐지만 곧 따뜻한 기운이 돌아서 산책하기에도 좋은 계절이 올 거예요. 뭔가를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좋을 계절이에요. 아자! ㅋㅋ

깐따삐야 2008-03-06 13:47   좋아요 0 | URL
계절이 한 바퀴 돌 때마다 익숙한 냄새를 코끝으로 느끼면서 마음이 공연히 심란해지곤 해요. 그래도 외쳐봅니다. 아자아자! ^^

웽스북스 2008-03-0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참하다뇨, 깐따삐야님은 늘 참해요 ^_^
근데 깐따삐야님은 우리 이모를 닮았어요, 흐흐 안심해요 저보다 한살 많은 사촌 이모니까~ 그래서 내가 더 정답게 느껴지나보다 흐흣

깐따삐야 2008-03-06 13:49   좋아요 0 | URL
만나서 확인하세요. 늘 참하진 않습니다. 택도 음써요! ㅋㅋ
아, 웬디양님 이모를 뵙고 싶네요. 일단 웬디양님부터 좀 만나구요.^^

2008-03-03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6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7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8-03-0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사진만 보면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겠는걸요.

깐따삐야 2008-03-06 13:56   좋아요 0 | URL
으헉~ 치니님은 오프에서 만나면 절대로 안 되겠네요. ㅋㅋ

순오기 2008-03-03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예요? 깐따님 나이는 공갈(메피님 표현대로)인가봐용요요용~~~~^^
따뜻한 수혈...맘에 들어요. 저한테도 수혈이 필요해요.^^

깐따삐야 2008-03-06 13:58   좋아요 0 | URL
언뜻 보면 그렇지만 바짝 들이대고 보면 스물아홉 맞습니다. ㅋㅋ
순오기님은 이미 다량의 따끈따끈한 피를 갖고 계시잖아요. 지난 겨울, 순오기님 덕분에 참 즐겁고 포근했어요.^^

순오기 2008-03-22 09:06   좋아요 0 | URL
잘 계시죠?
오랜만에 궁금해서 들러 봤어요. 님의 흔적은 없지만, 흠~~~~ 향기라도 맡아보려고!^^

깐따삐야 2008-03-25 00:0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아무 말도 필요 없어용.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비로그인 2008-03-04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내가 물질에 집착하는구나, 싶어 책을 더이상 구입하지는 않고, 빌려서 읽고만 있어요. 머리를 하거나 책을 사거나, 무언가를 사들이는 것은 어쩌면 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하는지도 몰라요.

깐따삐야 2008-03-06 14: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뭔가 계기를 주고 싶을 때 버리거나, 혹은 가지거나 했던 것 같아요. 묵은 책을 정리하고 머리를 자르거나. 새 책을 구입하고 머리에 웨이브를 넣거나.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사소한 변화 속에서 마음이 가뿐해지기도 하니까요.
Jude님의 올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변화를 맞는 한해가 되시겠어요. 모쪼록 건강하셔야 해요.^^

레와 2008-03-0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한해도 계신 곳 어디든 반짝반짝 빛날 깐따삐야님을 상상해 봅니다.

아자아자 화이팅이예욧! ^^*

깐따삐야 2008-03-06 14:06   좋아요 0 | URL
레와님의 사진처럼 말이죠? 그냥 남들 하는 만큼만 잘할 수 있는 올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레와님도 힘내세요.^^

미미달 2008-03-0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선생님 같으세요. ㅇㅅㅇ ㅋㅋㅋㅋ

깐따삐야 2008-03-06 14:07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미미달님은 나를 의심하고 있었던 게야, 그런 게야...-_-

2008-03-10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1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1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7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