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뇌용량을 초과하는 일들이 벌어져 멍합니다.
몇줄 좀 끄적여 볼려고 그랬는데 머릿속이 하얗네요.
이럴땐 그냥 그림이나 몇장 보는게...
저 좋아하는 보리스 발레조 입니다. 혹 아시는 분 계신지?

























Epitaph, King Crimson 1969

The wall on which the prophets wrote
Is cracking at the seams.
Upon the instruments if death
The sunlight brightly gleams.
When every man is torn apart
With nightmares and with dreams,
Will no one lay the laurel wreath
As silence drowns the screams.

Between the iron gates of fate,
The seeds of time were sown,
And watered by the deeds of those
Who know and who are known
Knowledge is a deadly friend
When no one sets the rules.
The fate of all mankind I see
Is in the hands of fools.

Confusion will be my epitaph.
As I crawl a cracked
and broken path
If we make it
we can all sit back and laugh.
But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Yes I fear tomorrow I'll be cryi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마태우스 > 리뷰특강(3): 제목 붙이기

 

초창기, 알라딘에 리뷰를 올릴 때마다 제목을 어떻게 정하는가가 가장 큰 골치였다. 그냥 책 이름으로 하면 될 것을 왜 제목을 쓰게 했담, 이라며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그런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멋지구리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

 

내가 붙였던 제목을 보자.

-<리콴유 자서전>: 리콴유 자서전을 읽다

-<삼국지>; 삼국지 감상문

-<칼잡이들의 이야기>: 보르헤스의 책을 읽었습니다

무미건조하고 성의없어 보이는 제목, 이게 뭔가? ‘이렇게밖에 할수없던 내가 원망스러워’라고 노래한 빅마마가 생각난다. 제목에 대한 고민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복돌이

제가 요즘 리뷰를 못쓰는 건 제목 쓰기 싫어서 그런 거예요! 책은 열심히 읽고 있다구요! - 2005-02-12 13:47 삭제

대체 어떤 제목을 붙였길래 리뷰 쓰기가 싫어졌을까? 그간 복돌님이 붙인 제목들을 한번 보자.
-김영하 저, <오빠가 돌아왔다>--> 누나는 언제 돌아오나?

-베르나르 올리비에 저, <나는 걷는다>--> 가끔은 달리고 싶다

-조지 오웰 저, <코끼리를 쏘다>--> 등짝이 넓어서 맞추긴 좋겠다


여기서 보듯 붙인 제목들이 다 시비조다. 독후감의 제목이란 책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함축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라야지, 시비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럼 어려울 때마다 궃은 일을 도맡아 주는 따우님의 서재에 가보자. 과연 따우님은 어떤 제목을 붙였을까.


-<허삼관 매혈기>

원래 결론은 마지막에 나오는 법이다. 따우님의 결론은 이랬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현대 중국 소설 중 가장, 어쩌면 유일하게, 한 개인으로서의 '남자('여자'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인간'이라는 단어는 지양하겠다)'를 느끼게 해 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결론을 내려주신 따우님이 이 리뷰에 붙인 제목, “드라큘라 얘긴 줄 알았어요”

수준높은 리뷰와 별반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라는 데 모두 동의할 거다. 따우님 역시 제목을 붙이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증거가 될 듯싶다.


그러고보면 제목을 잘 다는 분은 그리 많지 않다. 로드무비님이 <체호프 단편선>을 읽고 붙인 제목을 보자. “체호프를 읽으니 맥주가 땡기네요” 체호프--> 맥주, 이것 역시 그리 좋은 제목은 아니다. 리뷰에 쓴 것처럼 부자나 가난한 자나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과 달리, 쩔쩔매며 살아간다는 게 제목으로는 더 좋았을 텐데.

  "나는 로드무비라네. 쿠오레!!"


 

여기까지 읽고나면, 제발 자신이 쓴 리뷰는 언급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난 내 눈을 피하는 사람일수록 쫓아가서 확인하는 짓궂은 면이 있다. 깍두기님이 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리뷰를 보자. 앞만 보며 달려가기보다 가끔은 하늘을 보자는 이 소설에 대해 깍두기님은 이렇게 리뷰의 끝을 맺는다.

“난 이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그렇다면, ‘박민규를 보고 싶다’든지 하는 제목이 나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깍두기님은 우리 상식을 깬다. “이거 보다가 밥 태웠다” 재미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아니 요즘 밥 태우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현실을 무시한 제목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법, 페이퍼 제목은 기가 막히게 붙이는 깍두기님 역시 리뷰 제목은 어렵나보다.

 "저는 깍두기예요 히히"


그럼 어떻게 제목을 붙여야 할까? ‘제목에서 일단 50점을 따고 들어간다’는 평을 듣는 마냐님께 오늘의 특강을 부탁드린다. 마냐님의 리뷰는 그 자체도 예술이지만, 탁월한 제목은 리뷰를 더 빛나게 하는 보석같은 존재다.

 "저는 마냐님의 아들입니다. 우리 엄마 닮아 이쁘죠?"

 

-<가상역사 21세기>; 구라도 탄탄한 토대를 갖추면 이미 역사다

가슴이 덥혀지는 멋진 제목이 아닌가. ‘구라’라는 속어도 마냐님이 쓰니까 괜히 예술 같다. 중요한 것은 우리 생활과 유리된 우아한 단어가 아니라 핵심을 짚어내는 말을 찾는 것이다. ‘역사’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토대’가 들어가고, ‘이미 역사다’라며 마지막을 정리한다. 이거 가지고 좀 어렵다고? 다른 예를 보자.

-<카트린 M의 성생활>: 서늘한 섹스담

‘서늘한 섹스담’이라니, 이만큼 이 책을 잘 요약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우리는 ‘섹스’라는 단어 쓰기를 주저한다. 제목이 ‘성생활’로 끝나는 건 바로 그래서인데, 위선적인 그런 말보다는 적나라하게 ‘섹스담’ 하니까 필이 딱 오지 않는가.

-<그 남자네 집>: 베르베르, 노통브, 김영하, 당신들은 이런 글 못 쓸껴

도발적이기도 한 이 제목은 책에 대한 마냐님의 만족도를 잘 드러냄과 동시에, 노통과 베르베르 등 신세대 작가들에게 좋은 책이 것이 무엇인지를 통렬히 꾸짖고 있다.

-<모레>; 다빈치코드, 아성은 언제 깨질까

이 제목을 통해 마냐님은 <모레>가 <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서스펜스물임을 말해주고, 또한<다빈치 코드>같은 책이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1위에 머물고 있는 게 불편하다는 걸 나타내 준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웬즈데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건...기대치가 낮았던걸까

마냐님은 우회적으로 이 책을 읽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전에 내가 붙였던 ‘돈이 아까운 책’보다 훨씬 세련되고 완곡한 표현이다.


어떤가. 좀 느끼는 게 있는가? 이쯤 했으니, 실전으로 들어간다. 마냐님에게 배운대로 고쳐본 제목이다.

-<리콴유 자서전>: ‘서늘한 일대기’. 필이 딱 오는 좋은 제목이다.

-<삼국지>: 수호지 아성, 언제 깨질까.

-<오빠가 돌아왔다>; 서늘한 가출담

-<나는 걷는다>: 베르베르, 노통, 당신들은 이렇게 못 걸을껴

-<코끼리를 쏘다>: 서늘한 사냥기

-<허삼관 매혈기>: 서늘한 매혈담

-<체호프 단편선>: 구라도 탄탄한 토대를 갖추면 소설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김영하, 당신도 빨리 팬클럽 가입해!


하나같이 훌륭한 제목으로 탈바꿈했다. 제목 정하는 게 ‘별 것도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 사실 세상 일이란 게 알고보면 다 그런 거다. 이제 더 이상 제목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리뷰를 쓰자!!!


* 자진해서 비판의 도마위에 올라와주신 분들게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마태우스 > 리뷰특강(2): 소설집 리뷰

 


리뷰 특강의 폭발적인 인기를 몸으로 체험하면서, 난 사람들이 얼마나 리뷰 때문에 고통받았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리뷰를 못쓴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제대로 된 리뷰특강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원래는 ‘제목을 어떻게 붙여야 하나’에 관해 쓰려고 했는데, 제보가 하나 날라왔다.

연보라빛우주
마태우스님! 저, 여러 개의 소설이 담긴 소설집 리뷰가 영 자신이 없어요. 소설이 여러 편인데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요?  - 2005-03-08 12:51 삭제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아니 많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하나로 꿰는 능력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안되니 이거 얘기하고 저거 얘기하다 보면 벌써 글자수 제한에 걸렸다 (옛날에 알라딘에서는 글자수가 2천자 이하였다). 그래서 오늘 특강은 소설집 리뷰에 관해 하기로 했다. 소설집 리뷰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리뷰만 올렸다면 두자리숫자의 추천을 받는 플레져님, 그분이 쓴 <정혜> 리뷰를 보자.


 

 

 

 

 

[한 권의 책에 온통 마음을 사로잡히고, 꾹꾹 눌러 밑줄 치고 옮겨 적는다. 나는 한 권의 책이 갖고 있는 무게만큼 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간다. 한밤중에 갈 곳이란 아파트앞 마트. 떨이 물건 파는 아저씨도, 야채 비싸기로 소문났다며 마트의 상인과 실갱이를 하는 사나운 주부도...나를 그냥 지나친다......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종교 의식처럼 한 권의 책을 읽은 뒤엔 남아있는 그 마음이 오래오래 간직되어 틈틈이 찾아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플레져님은 책을 읽고 난 뒤의 풍경을 스케치하며 멋드러진 리뷰를 시작한다. 그러니까 책을 읽고 나서는 마트에 가는 게 좋다. 왜? 한권의 책을 읽고난 뒤의 마트 풍경은, 평소 보던 것과는 달라 보이니까. 이런 말을 하면 꼭 “선생님, 저희 집 근처에는 마트가 없어요!”라고 하는 분이 있다. 그런 분께는 이렇게 대답하련다. “이사 가세요! 좋은 리뷰를 쓰기 위해서 그 정도도 못합니까?”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 이라고 하기에 나는 정말 그렇네 하며 피식 웃었다. 사랑의 다른 말은 뭐게? 내가 내게 묻고 내가 대답한다. 사랑의 다른 말은 배신. 사랑의 유의어는 배신. 사랑의 기원은 배신과 질투....]

<정혜>의 주제는 ‘사랑과 배신’이다. 그러니 사랑이란 단어에 대해 이렇게 한번 짚어준다면, 리뷰에 더 몰입될 수 있다. 반대말, 다른 말, 비슷한 말.... 이런 걸 쓰려면 평소 우리말에 대한 지식을 익혀 놓아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사랑과 배신과 상처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자처해서 슬퍼지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든든한 남편과 알토랑 같은 아이들을 키우며 그들이 빠져나간 집안에 홀로 남아 뭔가 서글퍼지는 마음이긴 한데 정체를 모르겠다면 한번 읽어보기를...]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한 뒤, 언제 읽는 것이 좋은지 말해준다. 물론 웬만한 대가가 아니고서는 언제 읽으라,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대충 둘러치면 다 속는다.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세계란 그런 거니까.


[사랑에 대해 말하는 다섯 여자의 이야기 <가구>는 이 소설집에서 단연코 밑줄을 많이 친 소설이다. 공감해서다. 어지러져 있던 불투명한 내 생각을 정리해서다.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의 허상은 자기 만족이다. 나를 만족하게 했으면 사랑하게 되는 뻔한 진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것일까. 속으면서 또 그립게 되는 사랑의 정체는 치사량의 수면제보다 더 독하다...]

플레져님은 이번 리뷰에서 가장 공감한 소설 둘만 가지고 리뷰를 전개한다(<가구> 다음에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에 대해서 몇줄 언급한다). 그러니까 이 소설집의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소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느낌을 쓰는 거다. 특히 마지막에 쓴 ‘수면제’라는 단어는 이 리뷰의 백미다. 수면제라는 단어에 우리는 들떴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편안히 댓글을 달 수 있다. 여기서 ‘치사량의 비듬’이라든지 ‘치사량의 입냄새’라고 했으면 얼마나 속이 이상했겠는가.


[흠이라면, 등장인물의 직업군이 의사 혹은 의대와 관련이 많아 연작소설인가 싶은 의혹을 산다. 특정한 종교가 자주 거론되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 열 두 편의 단편은 치마는 같은 것을 입고 저고리만 갈아입는 것 같아 아쉬웠다]

소설에 대한 비판이 들어가는 건, 잘 쓴 리뷰에서는 언제나 볼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소설이라도 허점은 있기 마련이며, 그걸 비집고 들어가서 비판하는 게 독자들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어떤 분은 장점을 파고들어가 비판하던데, 그래서는 안된다. 허와 실을 잘 보는 것, 그것도 내공이 필요한 법이다. 내공을 단기간에 기르려면 역시 국선도가 좋단다.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끝맺음이다. 우아하기로 이름난 플레져님의 마무리를 감상해 보자.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지 말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사랑하는 게 인생의 비밀을 쉽게 알게 되는거다. 나는 감히, 그렇게 말하고 싶다]

자, 어떤가. 숨이 막혀오는 그런 리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제 여러분도 부러워하는 단계를 지나 이런 리뷰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김영하가 쓴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의 리뷰를 써 보겠다.


먼저 마트에 가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마트에 갔다. 보름째 빨지 않은 바바리코트 차림으로. 외로워 죽겠건만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인, 청바지를 줄여입은 미녀, 화사한 원피스 차림의 젊은 여자가 모두 나를 지나쳐 간다. 그 여자 곁에서 팔짱을 끼고 가는 남자의 머리를 손에 든 책으로 내리치면 좋겠건만]


다음으로 주제에 대한 사전적 점검.

[오빠의 반대말은? 누나가 아니라 아빠,라고 하기에 나는 정말 그렇네 하고 음흉하게 웃었다. 오빠 오빠 하다가 아빠 되는 게 우리네 인생사 아닌가. ‘돌아왔다’의 다른 말은 ‘거짓말’. 왜? 여자와 버스는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리하기.

[집을 나간 오빠가 다시 돌아오는 슬픈 얘기다. 가출한 오빠를 둔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아니면 가출을 꿈꾸며 돈을 삥땅치는 청소년들도 읽어보기를. 집을 나가봤자 갈 곳이 없음을, 그래도 집이 제일이라는 걸 이 소설은 말해준다]


소설 하나를 찍어서 썰 풀기.

[표제작인 <오빠가 돌아왔다>는 가장 공감이 가는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며 밑줄을 어찌나 그어댔는지, 책이 찢어졌다. 볼펜이 잘 안나와서다. 우리나라 볼펜은 심에 잉크가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안나와 사람을 허탈하게 만든다. 좋은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픈 소박한 희망이 번번히 좌절되는 것은 볼펜회사들의 탐욕 때문일까. 그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걸까]


흠 잡기.

[흠이라면, 오빠가 너무 불결하게 그려진 것이었다. 아무리 가출을 했다지만 목욕은 할텐데, 여기서는 목욕은커녕 이 한번 닦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특정한 상표의 옷이 너무 많이 언급되는 것도 좋지 않았다. ‘조다쉬’ 청바지가 품절된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조다쉬 타령이란 말인가.


끝맺음은 최대한 우아하게.

[집구석에만 있지 말고 지금 당장 거리로 나가보라. 가출해봤자 별 게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쉽게 알 수 있으니까. 오빠가 결국 돌아왔듯이, 당신도 오늘밤 안으로 집에 온다. 한가지 더. 아버지가 벼르고 있다. 들어오면 넌 이제 죽었다!]


어떤가. 소설집 리뷰를 마구 쓰고싶지 않은가? 강의만 들으면 자기 것이 안되는 법, 오늘 배운 양식에 맞춰서 리뷰를 한편 써보자. 지금 당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마태우스 > 리뷰 특강(1): 추리소설 리뷰

 

‘리뷰를 잘 쓸 자신이 없어서 리뷰를 안쓰고 있다’는 어느 서재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나도 그와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구나, 싶어서. 이대로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아 리뷰특강을 마련했다. 이 특강은 리뷰에 자신이 없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으니, 4대천황을 비롯해서 리뷰 잘쓰시는 분들은 보시면 안됩니다.

--------------------

리뷰특강 1: 추리소설 쓰는 법


 

 

 

 

 

 

<살인자들의 섬> 리뷰를 쓰느라 무진장 고생을 했다. 이말을 쓰면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고, 저말도 안되겠고. 고민 끝에 난 <쥬라기공원>,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같이 섬에서 일어난 작품들을 언급하다 끝을 맺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다. 다음 글을 보자.

아영엄마
저는 툭하면 스포일러성 리뷰를 쓰는지라 추리소설 리뷰 쓰는 거 포기했습니다.ㅜㅜ - 2005-03-04 02:35 삭제

그렇다. 나뿐 아니라 다들 그런 거다. 심지어 땡스투의 일인자 아영엄마까지도. 추리소설 리뷰는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나는 추리소설의 대가 물만두님의 리뷰를 분석하게 되었다. ‘하트잭’이라는 소설에 대해 만두님이 쓴 리뷰다.

[퍼트리샤 콘웰의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제목은 <법의관>, 두 번째 제목은 <소설가의 죽음>이었는데 갑자기 세 번째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제목이 등장했다..]

만두님은 제목을 물고 늘어지며 여덟줄을 쓴다. 콘웰의 다른 두 작품을 읽어야 이럴 수 있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물론 그건 아니다. 책날개에 보면 작가의 이력과 함께 기존 작품들이 나오지 않는가.


다음에 작품분석이 이어진다. 먼저 약간 비판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 작품은 처음 두 작품보다 작품성에서는 그 다지 돋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사건에서 정치적 연계성이 너무 심화되어 사건 자체에 대한 작가의 초점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마지막 결말도 순식간에 결정 나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어느 정도의 내공이 없으면 쓸 수 없다. 하지만 ‘초점’ ‘정치적 연계성’같이 어려운 말을 섞어서 대충 둘러치면, 누구나 그럴 듯한 문장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까 깠으니 칭찬할 차례.

[스카페타 시리즈가 매력적인 것은 인간관계의 가감 없는 드러냄에 있다....]

만두님처럼 장점을 콕 찍어내지 못할지라도, 되는대로 얘기하면 남들은 그럴듯하게 봐준다. ‘뭔가 있겠지’라고 믿어주는 것, 그게 이 세계의 속성이다.


칭찬을 했으니 사소한 결점을 지적할 차례.

[마지막으로 오타가 있다. '임도'... 읽을 때 인도를 잘못 썼군 했는데 계속 '임도'로 나온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임도'란 말은 없다...]

편집자의 댓글에 의해 오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전에도 없는 말을 각주도 없이 쓰는 건 지적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이렇게 맺는다.

[대신 표지가 너무 좋았다...]

결점을 지적하더라도 끝은 칭찬으로 맺어야 한다는 만두님의 배려가 돋보이는 문장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걸 정리를 하자면, 일단 작가와 제목에 대해 언급을 하고, 비판적인 작품분석을 한 뒤 장점을 언급해 주고, 오타와 표지 등 책의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해주고 끝내는 것, 그게 추리리뷰를 쓰는 ‘만두법’이다. 여기 어디에 스포일러가 숨어 있는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만두님의 땡스투가 늘 상위권을 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쓰려다 실패한 <살인자들의 섬> 리뷰를 써본다.


먼제 제목 가지고 늘어지기.

[데니스 루헤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의 제목은 <미스틱 리버>.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인 <살인자들의 섬>이 좀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미스틱 리버’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독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되도록 한글을 쓰기로 했단다. 제목처럼 이 사건의 배경은 섬이다. 원제가 ‘shutter island'니 ’셔터 섬‘으로 하는 게 옳겠지만, ’셔터‘가 방범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 ’살인자들의 섬‘이 된 것]


다음에 비판적 분석.

[사실 이 작품은 전작인 <미스틱 리버>에 비해 작품성에서는 돋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아방가르드적인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 전작에 비해, 이 작품에서는 다다이즘을 빙자한 포스트모던으로 회귀하려는 작가의 엘레강스한 어프로우치가 안쓰럽게 느껴질 뿐이다]


칭찬할 차례.

[그럼에도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는 점이다. 범죄 수호의 파수꾼인 보안관도 사실은 두통이 날 때마다 약을 먹어야 하고, 뭔가 마려운 게 있을 때면 화장실에 가야 하는 약한 존재인 것이다. 섬에서 벌이는 그들의 사투를 보면서, 우리는 아쉬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하는 인간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점 지적.

[중대한 오타가 있다. ‘밥을 흘리다’를 ‘밥을 홀리다’로 기술해 놓은 것. 아니 ‘밥’이 무슨 사람인가, 홀리게? 사소한 실수라고 넘어가기에는 의미의 차이가 너무도 지대하다]


그리고 결말.

[그렇긴 해도 출판사 이름은 참 좋다. ‘밀리언 셀러 클럽’이라니,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기까지 한 걸 보면 이름은 정말 잘지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어떤가. 이제 좀 자신감이 생기는가. 배우면 시험을 봐야 하는 법, 일단 추리소설을 읽고 리뷰를 한번씩 써보기 바란다. 모든 사람이 자신있게 리뷰를 쓸 때까지, ‘리뷰 특강’은 계속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물만두 > 2-2 그룹 캡쳐 여기에 하세요^^

그룹 캡쳐 페이펍니다.

채점 방식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조를 예로

새벽별을보며님, 블루님, 반딧불님, 판다님. 네무코님이 1등에서 5등을 차지하셨다면 1등하신 새벽별을보며님과 5등하신 네무코님은 제외되고 2, 3, 4등하신 분들이 각각 24, 23, 22점을 획득하셔서 1조가 우승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1, 2, 8, 9, 10등을 1조가 차지하고 3, 4, 5, 6, 7등을 2조인 날개님, 치카님, 울보님, 우주님, 마태우스님이 차지하셨다면 3등과 7등은 제외되고 4, 5, 6등의 점수인 22, 21, 20점을 획득하여 24, 18, 17점을 획득하여 59점이 된 1조보다 63점을 획득한 2조가 우승을 하게 됩니다.

점수는 25점부터 1점까지지만 25점과 1점은 안나오겠죠^^

그러니까 상위에 골고루 붙어 캡쳐하시는 그룹이 유리합니다.

점심때 지나서 되것 같으니 준비하세요^^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만약 참가 못하시면 대타를 빨랑 준비하시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