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좋아 - Flying Flower 시리즈 2
이시영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유쾌하고 상큼한 만화를 읽고 싶은 마음에  이시영의 단편집을 펴들었다.  그리고, 20살의 나이차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순수함이 뚝뚝 흘러내릴것만 같은 19살 소녀 하이안.. 
가수겸 배우이자 여고생인 그녀는 사실 영악에 가까운 소녀이다. 순진을 가장한 건 어렸을 때부터 찍어왔던 남자 이문도에게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포석이었다.

바람둥이로 알려져있는 39살 아저씨 이문도..
배우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사실 마음은 한없이 여린 남자이다. 이상하게도 딸 또래의 소녀 이안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현실세계에서 19살의 소녀와 39살 먹은 아저씨가 사귄다는 얘기를 들으면, 아마도 대번에 '도둑놈'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주위의 반대에 부딪혀 혹은 스스로의 틀에 매여 채 피지도 못하고 시들었을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건 만화잖아..!  나이도 인종도 국경도 상관없이 오직 사랑만이 우세해도 좋다. 편견도 쉬이 사그라들고, 족쇄도 금방 벗어버릴 수 있다.  
그녀 하이안과 그 이문도는 바로 그렇게 했다.

- 아내의 조건이 바다같은 사람이라고 했던 건?  솔직히 말하면 부담스런 여자죠.  마시기엔 너무 짜고 적당히 즐기기엔 너무도 깊으니까.

그 남자의 냉정하고 허탈한 발언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 어머, 왜요? 마셔버리지 않으니까 계속 바라볼 수 있고, 즐기지 못하는 대신 오랫동안 느낄 수 있잖아요.

조금씩 다가가는 그녀는 진지하고, 자꾸만 그녀를 바라보게 되는 그는 두려워 한다. 부끄러운 사랑이 아니라 미안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가 귀엽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이루어지는 사랑이 대견스럽다.

코믹을 적절히 섞어놓아 웃어가며 읽었다.  알고보니 그는 이시영의 <feel so good>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아버지라 한다.  물론, 그 작품을 읽지 않아도 내용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읽었었다면 심정적으로 더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feel so good>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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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4-3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20살 차이면? 현실에선 난리나겠죠?

날개 2005-04-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리 정도가 아니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