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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자전거 1
미야오 가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 자전거를 타본 적이 있다. 위험하다고 자전거는 못 사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남의 집에서 빌려서 자전거를 배웠다. 매일매일 문을 두드리며 자전거를 빌려달라는 내가 그 아줌마는 얼마나 미웠을까..ㅎㅎ
혼자서 조금씩 배운 자전거가 조금 익숙해질 무렵에 한번 크게 굴러버렸다. 그 이후로는 관심 뚝~ 내가 좀 겁이 많다..^^
<내 마음속의 자전거>는 자전거가 주인공인 만화다. 자전거를 가업으로 살아온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 토게 코이치와 그의 딸 아오바를 중심으로, 이 자전거포에 자전거를 사러오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각각의 짧은 이야기들은 그 사람에 맞는 특색있는 자전거를 소재로 재미나게 진행된다.
조립에 재주가 없던 젋은 아버지가 아이를 위해 정성들여 만들어주는 조립식 자전거 '로빈', 몸약한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만든 2인승 자전거 '탠덤', 기계치를 위해 3초만에 접을 수 있다는 '브리지스톤 트랜지트 컴팩트' 등등..
각자의 사정에 맞춘, 각자의 사이즈에 맞는 자전거들로 그들은 행복해진다.
감동적인 이야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 눈물이 흐르는 이야기 등등.. 이 책에는 참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너무 짧다는 것.. 감동을 느낄만 하면 끝나버려 뭔가 좀 부족함을 느낀 것이 여러번이다. 기왕이면, 조금만 더 호흡이 길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자전거에 촛점을 맞추기 위한 거였을지 모르지만, 주인공으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극의 재미를 떨어뜨린다.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을 주인공이라고 내세우기는 2% 부족함이 있다. 그는 그냥 도와주는 인물정도라고 해야 할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전거 얘기를 읽다보면 겁많은 나도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몸에 맞는 안정감 있고 근사한 자전거가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아오바 자전거포의 주인을 만나서 나에게 적당한 자전거를 소개받고 싶다.
그래! 나는 빨강으로 멋을 낸 접이식 자전거가 갖고싶다. 핸들은 손에 적당히 맞아야 하고, 페달은 밟기 편안해야 한다. 접었을때 가능하면 부피가 작고, 가벼웠으면 좋겠다. 그런 자전거 어디 없을까?^^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다.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리는 상상을 열심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