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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돌 - 김혜린 데뷔 20주년 기념 단편집
김혜린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김혜린 데뷔 이십주년 기념으로 나온 단편집 <노래하는 돌>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독자가 참여한 책이다. 실릴 작품을 결정하고, 책의 두께를 결정하고, 종이의 질과 표지.. 그리고 기념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투표하여 만들었다. 나 또한 그 대열에 동참했던 터라.. 내 손에 이 책이 들어오던날은 가슴이 벅찼다.
그녀의 20년 역사를 결산하는 만큼.. 이 책에는 작가 김혜린의 모든 단편들이 실려있다. 두꺼운 양장본 표지에 종이는 일반 만화보다 훨씬 좋은 질을 사용하고, 컬러 에스프리와 각 단편에 대한 뒷이야기..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이 단편집을 위해 새로 그렸다는 컬러 에스프리 <노래하는 돌>을 합쳐서 단편은 총 11개.. 초기의 <북해의 별>을 연상하게 하는 그림들도 있고.. 시간이 흘러 <불의 검>을 연상하게 하는 그림들도 섞여있다. 그녀의 작품이니만큼 각 단편들 속에는 깊은 슬픔이 깔려있고, 그 슬픔을 딛고 솟는 희망이 배여있다.
전설을 연상하게 하는 <노래하는 돌>,
나무의 정령과 왕자의 서글픈 사랑을 그린 <붉은 돌의 왕자>,
미래사회, 인간같지 않은 인간과 마음을 가진 사이버노이드에 얽힌 이야기..<아만테스(연인)>,
어려운 시절.. 인간의 고뇌를 그린 <그대를 위한 방문자>,
테르미도르가 생각나는 만화..<히스꽃 필 때에는>,
컬러작품인 <꽃노래>,
사막의 다른 차원에서 겪는 꿈같은 이야기 <로프누르-잃어버린 호수> 이 작품 너무 좋다,
표구점에서의 작은 사랑이야기인 <11월의 초상>,
시대의 아픔이 뒤섞인 <우리들의 성모님>,
여자들의 이야기인 ,
전설적인 바위가 있는 마을에서의 아름다운 사랑.. <샤만의 바위>. 이 작품도 너무 좋다..
정가를 다 주고 샀던 책이.. 이번 소장만화 할인전에 끼인것은 사실 엄청나게 속이 쓰리지만, 김혜린의 팬이라면 이런 멋지구리한 책을 소장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