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코 나나난의 작품 중 가장 인기를 끌었고, 널리 알려진 작품이 <호박과 마요네즈>다. 입소문을 통해서 퍼지기 시작한 이 만화는 알라딘에만 해도 무려 44개의 리뷰가 올라왔을 정도로 호평을 받는다.

 담담하고 건조하게 일상의 이야기를 해낸 <호박과 마요네즈>처럼 키리코 나나난의 다른 단편들도 그런 식이다.  단지, 이 단편집들은 그야말로 단편이다. 두 세장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호박과 마요네즈>가 장편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Water>, <아픈 사랑>, <어느 여자아이의 생일>  이 세권이 내가 읽은 책이다. 이 책들은 정식한국어판이 아니다. '하이북스'라는 해적판 찍어대기로 유명한 출판사에서 나왔다.  구하려면 만화전문서점에서 사야한다. 사실, <블루>가 이 작가의 단편집으로는 가장 유명하다는데, 이건 구하지 못했다.




 이미지는 다른데서

  구해 올렸다.

 

 

 책 안에 들어있는 짧은 이야기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 대부분 독백이 흐르고, 화면이 펼쳐진다. 독백을 읊조리고 있는 그녀들은 너무 외로와 보인다.

가시가 잔뜩 돋친 날 지울수가 없어.
남들을 시샘하는 마음이 지워지지 않아.
누가 도와줘.
가장 좋아한다고 가장 좋아하는게 너라고 말하고 그냥 안아주기만 하면 돼.
그거면 돼.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나만 외로운건 어째서지?

                                                  -   <Water> ' 플라워' 중에서

한편으로 그녀들은 아주 작은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조그마한 사랑을 갈구한다.  때로는 별 것 아닌 일상에서 그녀들은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전망이 좋은 베란다에서 그날은 12시를 넘겨도 도쿄타워의 불빛이 꺼지지 않아서 기뻤다.
"빨리 모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치 소풍가기 전날의 아이들처럼 여러가지 작은 계획들을 세우면서
금방 잠들길 기다리며 뭔가 아주 행복한 기분이 되어있는 난 어쩌면 정말로 행복한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아픈사랑> '너무나도 별 볼일 없는것 또한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중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건 사랑이야기다. 만나고 헤어지고 들뜨고 괴로워하고...  사랑이 그녀들에게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도 크다.  

사랑이란건 어차피 다 착각이야
아무것도 아닌 착각, 망가져도 전혀 상관없어
그렇다면... 갈 수밖에 없어-

                                               - <어느 여자아이의 생일>  '그리고 사랑은 시작된다' 중에서

몇년전에 읽었던 <호박과 마요네즈>는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다시 읽은 <호박과 마요네즈>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는 예전에 비해 무언가가 달라진 것일까?

최소한 20세 이상, 가능하면 25세 이상의 여자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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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2-2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학에 가까운 사랑이야기들이라, 저는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하이드 2005-02-2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 싶어요. 을지리브로에 물어봐야겠네요.

날개 2005-02-2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블루님, 네..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저도 몇년전 같았으면 이런 이야기들이 불편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하이드님, 이 책 보고 싶으시면 드릴께요.. 사지 마셔요.^^*

2005-02-28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2-2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이리 잠복근무 하시다가 일은 어쩌시려고..^^;;;

2005-02-28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2-2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키리코 나나난 책은 이 책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답니다.. 일명 해적판이라고 하여 일반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죠.. 여하튼 접수했습니다..^^*

2005-04-15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4-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책을 다른분께 선물했답니다.. 메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