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을 무지 싫어한다.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라면 꼴찌를 도맡았고, 피구를 하면 공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체육대회란 대회는 가능한한 피해다니려고 노력했고, 심지어는 아이 유치원의 체육대회도 별별 핑계를 대어 여러번 빠졌다..

하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법.... 유행하는 '몸짱' 같은 거창한 건 바라지 않더라도, 뭔가 건강을 위해 (혹은 빠지지 않는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그리하여.. 언니랑 아침마다 가장 부담없다는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아이들 학교가는 시간에 같이 나와 가까운 공원의 호수를 한바퀴 돌아 집에 돌아오는데 빠른 걸음으로 1시간...  시작한지 한달이 좀 넘었다. 둘이 같이 하니 빠지지 않고 할 수 있어 좋다.

운동을 다녀보니, 제법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  먼저 운동복.. 일단은 집에 있는거 대충 걸치고, 근처 할인점에서 세일품목으로 나와있는걸 좀 사고... 다행히 요즘 추리닝이 유행이라 싼 물건이 다양하게 많이 나와있다.   그리고, 운동화.. 난 집에 있는걸 그냥 신었지만, 언니는 스포츠매장 가서 조깅화로 샀다.   좀 걸어보니 역시 운동화는 편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나도 살까~ 하는 유혹을 느낀다.

울 남편은 내가 운동하는 걸 무지 좋아한다. 사실, 울 남편은 나와는  달리 운동광이다..   운동이라면 무조건 좋아하고, 또 하는 것마다 선수급으로 잘 한다.   어렸을 때는 태권도 전국 선수권에도 나갔었고,  권투 관장이 권투하라고 따라다니기도 했단다..   등반대회를 하면 1등을 해서 오고, 체육대회를 하면 MVP를 타서 온다,   회사 축구클럽에 소속되어 있어.. 토요일마다 축구를 하러 다니기도 한다.

옛날 볼링이 유행했을 때, 남편을 날 동대문으로 데리고 가더니 볼링공을 맞춰주었다. 생일선물이라면서..-.-;; 하지만, 연이어 아이들이 태어나고.. 애들 맡기고 놀러 다니기는 힘들어 볼링은 오래 할 수 없었다. 그 볼링세트는 두어번 사용된 뒤, 창고에 그대로 들어갔다.  이젠 살이 쪄서 공에 구멍도 다시 뚫어야 한다. 

재작년부터 인라인이 유행하자, 남편은 덜컥 내 인라인을 사가지고 왔다.  물론 아이들꺼도 같이.. 남편 왈, 온 가족이 다 타러 가자고 한다..  물론 싫었지만 조금은 노력을 해야겠기에, 몇 번을 같이 다녔다.  하나, 울 남편과 내 수준은 너무나 다르다.  나는 덜덜 떨며 가만가만 걸을 때, 남편은 휘휘 날더니 묘기까지 부린다. 급기야 날 놔두고 멀리까지 스피드를 내어 갔다오곤 한다.  요즘은 같이 가자는 말이 거의 없이 혼자 조용히 간다.  포기했나보다.

그러다가.. 내가 아침 걷기 운동을 시작하자, 남편의 지원 사격이 또 시작되었다.  일단 운동화.. 좋은 걸로 사라고 성화다.  인터넷으로 혼자서 좋은 운동화 검색하고는 주문하겠다는걸, 좀만 기다리라고 말렸다.   내가 운동하면서 물통 가져가서 물마신다는 얘기를 하자, 허리쌕물통을 사가지고 왔다. 에휴~ 이제는 가서 물 안마시는데..

얼마전엔 모래주머니를 사가지고 왔다. 운동 선수들이 다리에 차고 하는 그 모래주머니...   다리 뿐만 아니라 팔에 차는 것 까지 같이 사가지고 왔다. 나 하기 쉬우라고 가벼운 걸로 사가지고 오긴 했지만, 모래주머니를 차니 중력이 센 혹성에 떨어진 기분이다.  대신 팔에 하는 건 맘에 들었다. 아령을 가지고 다닐까 생각하던 차였는데, 아주 편리하게 묶어 다닐 수 있어 좋았다.

며칠간 팔에 하는 모래주머니만 차고 운동을 했다.. 발에 하는건 너무 버거워서 좀 더 있다 하기로 했다. 효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걸해서 팔의 살이 과연 빠질지는 미지수지만, 남편의 성의를 봐서 일단은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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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11-1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께서 외조가 대단하시네요^^

전 이제 헬스장 3일째인데..몸이 약해서(?) 런닝머신만 살살하고..와요..한달쯤 지나면 기구로 들어갈까 생각중입니다..

우리 몸짱이 되보자구요..제 남편은 헬스장 가면 가나보다 한다지요^^

chika 2004-11-18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대단해요...

모래주머니보다는 전 운동화를 권하고 싶은데요? 발바닥 충격을 완화시켜야 관절에도 무리가 안가거든요. ^^

날개 2004-11-1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 남들이 보면 외조인데 말이죠.. 저에게는 압박이예요..ㅡ.ㅜ 은근히 살 좀 빼라고 하는 거 같다니까요.. 몸짱! 한번 되보자구요..까짓거..



치카님/ 그렇죠? 역시 운동화를 좋은걸로 사는게 좋겠죠? 고려중입니다..^^*

로드무비 2004-11-1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을 보니 날씬하기만 하구만......

그런데 은근히 상냥한 남편 자랑하는 페이펍니다요?^^

날개 2004-11-1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요런걸 사진조작이라고....-.-*

사진을 올리면서 크기 조절을 하다가 좀 늘어나 버렸습니다.. 원래 손보다 훨씬 날씬해 보이는군요.. 고백하지 말고 오해하게 두는게 나았을까요? 흐흐~

sooninara 2004-11-19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손이 너무 가늘고 길었어요..전혀 의심 못했네요..^^

음..외조가 아니라 압력이 되기도 하는군요..ㅠ.ㅠ..


날개 2004-11-2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ㅡ.ㅜ 역시 말 안할껄 그랬어요.. 그냥 가늘고 긴 손가락을 가진 여자로 알고 있으시게...

2004-11-22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