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텔레 가족 - 세계의 그림책 007 세계의 그림책 7
클로디아 비엘린스키 그림, 파트리샤 베르비 글,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크록텔레 가족과 저희 가족은 닮은 점이 많아요. 텔레비젼을 너무 좋아하지요. 식사 시간에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하는 아이들을 향해 매일매일 야단치고 다짐하고 타이르지요. 그만큼 했으면 벌떡 일어날 만도 한데 그게 너무 어려운가봐요. 텔레비젼 속의 신나고 재미난 세상을 아이들은 쉽게 뿌리치질 못하네요.

크록텔레 가족도 텔레비전 없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는 듯 모든 생활이 텔레비젼으로 집중되어 있어요. 하루 24시간을 밥먹을 시간도 없이 가족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텔레비젼은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비명을 지르곤 기절해 버리지요. 크록텔레 가족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텔레비젼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깨닫고 텔레비젼에게 일주일의 휴가를 주지요. 재충전을 위해서 어서어서 나아 자신들에게 돌아오길 간절하게 원하는 가족들의 신속한 대처가 얼마나 그들에게 텔레비젼이 절실한 존재인지 피부에 와 닿게 하네요.^^

월요일 모두가 심심하고 화요일 모두가 심심하고 수요일도 목요일도 가족들은 뭔가에 심하게 중독된 모습으로 무기력하게 금단 증상을 호소하며 소파에 침대에 늘어져 있지요.금요일이 되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가족들은 텔레비젼을 데리러 가는데 불쌍한 텔레비젼은 가족들의 그 집착에 그만 기가 질리지요. 차분하게 재미있는 거리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며 가족들 마음을 돌려놓기에 성공하네요. 차분하고 안정된 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줄 아는 가족이 되었어요.우리에게도 이런 평화로움이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재미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지요. 고양이 괴롭히기부터 창문 열고 고함 지르기까지. 그런데 정말로 그랬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조금 걱정되지만요. 무미건조하게 쫓기며 살아가는 생활에 지쳐, 생각하길 싫어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아주 잘 그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속의 가족들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반성할 수도 있겠구요. 그리고 퀭한 눈으로 잠도 자지않고 티비에 열중하는 모습이 꼭 저의 모습처럼 보여 괜히 아이들에게 미안해 지기도 하네요.

아이들과 티비말고 재미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말해보자고 했더니 창문 열고 고함지르기가 제일 하고 싶은가봐요. 그래서 그냥 앉은 자리에서 신나게 고함을 질러봤습니다. 진짜 창문 열고 그랬다간 이웃들의 곱지않은 소리를 들어야할테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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