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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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일본 1티어 소설가는 누구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정상 일본 작가는 ‘요네자와 호노부’다. 주제 · 문장력· 인기 · 평가 · 수상 경력 · 판매량 등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빙과』로 등단한 이래 30권 가까이 책을 출간했는데, 이중 분기점이 되는 게 오늘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다.


추천 추리소설 『덧없는 양들의 축연』(儚い羊たちの祝宴)은 일본 기준 2008년, 한국 기준 2010년 출간된 연작 단편소설이다. 이전 출간되었던 저자의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와 달리 잔혹동화풍의 환상 · 호러 미스터리가가 이색적이다.


<마지막 한 줄의 전율>

『덧없는 양들의 축연』(儚い羊たちの祝宴)은 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 · 북관의 죄인 · 산장비문 · 다마노 이스즈의 명예 · 덧없는 양들의 만찬’인데, 1~4편까지의 이야기가 5편과 연결될 때 이 소설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각 단편의 전개와 결말은 독자에 따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만,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유려한 문장, 생동감 넘치는 묘사, 구성 덕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더불어 기존 작품과 다른 저자의 주제의식 확장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아는 만큼 보인다>

추천 추리소설 『덧없는 양들의 축연』(儚い羊たちの祝宴) 속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바벨의 모임’이란 상류 계층 여학생만 가입할 수 있는 독서 모임 소속 회원이다. 자연스레 다양한 책이 언급되는데, 요하나 슈피리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처럼 잘 알려진 소설부터 요코미조 세이시의 『밤 산책』, 스탠디 엘린의 『특별 요리』 같은 하드한 작품도 등장한다.


몰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저자가 숨겨둔 장치를 이해하려면 줄거리 정도는 알고 보면 좋다. 특히 마지막 단편 「덧없는 양들의 만찬」에 등장하는 「특별 요리』는 꼭 한 번 읽어 보길 권한다.


나의 요네자와 호노부 덕질은 어느덧 9년 차를 맞이했다. <고전부 애니메이션>으로 입문한 뒤 원작 도서 『빙과』를 시작으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저자의 작품을 읽고 있는데, 매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재능과 노력에 감탄하고 있다.

추천 추리소설 『덧없는 양들의 축연』은 저자 프로필에서 중요한 지점에 위치해있다. 초기의 일상 미스터리 혹은 최근작 『야경』, 『흑뢰성』만 맛본 분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요네자와 호노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하길 바란다.

(엘릭시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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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봄호 - 81호
김태현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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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는 올해로 81호째를 발행한 국내 최장수 추리 전문 잡지이다. 2024년 봄호는 강렬한 붉은 계열의 표지가 인상적인데, EOM JU 작가님의 작품으로 킬러 쌍둥이가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창작했다고 한다.


<논픽션과 신인상>

올해 읽은 글쓰기 관련 책 중 인상 깊었던 건 『논픽션 글쓰기 전설들』(조문희 외 3인, 서해문집, 2024)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논픽션 작가 12명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한 책이다.

그런데 아직 논픽션의 재미나 가치를 느껴보지 못한 분이라면 『계간 미스터리 2024년 봄호』에 실린 특집 르포르타주 ‘인스타그램 주식 여신’을 통해 논픽션 세계에 발을 들여보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호 신인상 공모전에는 흥미로운 SF 미스터리 단편이 선정되었는데, 현직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 분의 작품이기에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가 돋보인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즐겁게 읽은 분을 위한 선물>

지난해 화제를 모은 소설 중 하나는 정세랑 작가의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이다. 『지구에서 한아뿐』,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 SF, 판타지 색채가 강한 작품을 쓰던 저자가 처음으로 도전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로 반응이 좋아 속편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추천 잡지 『계간 미스터리 2024년 봄호』에는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와 캐릭터 구성 방법, 이전 소설과의 작업 차이, 정세랑 작가가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매력과 추천작이 실려있다.


올해 <계간 미스터리 서포터즈>는 잡지 홍보뿐만 아니라 자문단 역할도 겸한다고 한다. 오랜 기간 <계간 미스터리>를 모아온 독자로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추리/미스터리 장르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나비클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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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유희
이가라시 리쓰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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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법정물의 대가 존 그리샴을 처음 만났다. 어려운 용어가 많아서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했는데, 차갑게 휘몰아치는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금방 저자의 팬이 되었다.

이후에도 종종 법정물, 법정 스릴러 장르의 소설 · 영화 · 드라마를 챙겨봤는데 막상 주변에 추천하기는 망설여졌다. 난이도가 있고 취향을 타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입문자를 위한 괜찮은 법정 스릴러 소설을 발견했다.


『법정유희』는 1990년 도호쿠 대학 법학부 출신의 현직 변호사인 이가라시 리쓰토의 2020년 데뷔작이다. 전도유망한 엔터테인먼트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일본의 메피스토상 제62회 만장일치 수상작이기도 한데, 2023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신념이 느껴지는 데뷔작>

이가라시 쓰토무 저자는 대학 진학 당시에는 특별한 목적 없이 법학부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법률이 재밌고, 그 속에서 세상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다만 법률 용어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어떡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소설을 통해 법률의 재미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가치관은 『법정유희』가 1 · 2부로 나누어진 구조에서 알 수 있다. 1부에서는 주요 인물들의 대학 시절 ‘무고 게임’에 초점을 맞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2부에서는 1부에 일어난 핵심 사건을 법정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묘사한다.


내가 이 소설을 높이 평가하는 건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뜻하는 ‘원죄(冤罪)’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전개 방식이 세련되어 책장이 잘 넘어가기 때문이다. 책 표지에 있는 천칭이 여러모로 잘 어울리는 법정물이다.


<복선을 찾아라>

추리소설 읽는 방법 중 사건 진상을 직접 추리하는 일과 저자가 숨겨둔 복선 찾기는 내가 좋아하는 독서법이다. 『법정유희』에도 다양한 복선이 배치되어 있다. 1부는 단편 본격추리소설 느낌의 두 사건이 등장하고, 2부는 법정물의 색채가 강한데 그냥 읽어도 좋지만 적절하게 숨겨진 복선을 의식하며 읽으면 해결 파트가 더욱 짜릿하다.

약간의 힌트를 주자면 1부 첫 번째 무고 게임에서는 ‘회식 안내문과 접착력’을, 2부에서는 ‘용담꽃과 동해보복’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법정물 · 법정 스릴러 마스터 피스는 『파계재판』(다카기 아키미쓰, 검은숲, 2014, 절판)과 『타임 투 킬』(존 그리샴, 시공사, 2005)이다. 하지만 두 작품은 입문자에게 권하긴 조금 난이도가 있다.

그런 점에서 『법정유희』는 편하게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몇몇 설정에는 의문이 생기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리 마니아의 기준이고, 재미 · 주제의식 · 법정 스릴러의 매력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점에서 강력 추천한다.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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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 - 소심한 또라이의 도전일기
이지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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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회사 그만두려고......" 20대 중반을 넘어서고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다. 직장 = 인생은 아니지만, 직장 생활이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참을 수 없는 어느 순간이 오면 우리는 그곳을 떠난다. 그런데 막상 자유로울 것 같은 삶이 뒤죽박죽으로 변한다. 익숙한 길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추천 자기계발서 『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는 방송국 조연출, 해외 봉사자, 연극배우 등 여러 직업을 경험하며 본인에게 맞는 일을 찾고자 노력한 이지민 저자의 첫 책이다. 현재는 대전에서 여성전용 PT 센터 대표이자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직업 만족도가 높은 삶을 살고 있다. <식상한 이야기를 색다르게 전하는 방법> 도전하라. 인생은 한 번뿐이다. 나만의 인생을 살아라.​ 이런 문구는 딱히 새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고리타분하다.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그런데 이런 문장에 힘을 싣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격언이라도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가 곁들여지면, 서사가 부여되고 생동감이 살아난다. 추천 자기계발서 『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는 바로 그런 책이다.​ Part 1~5장으로 구성된 책을 찬찬히 읽다 보면 이지민 저자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도전'의 가치를 재고한다. 나이가 들수록 도전이란 단어가 낯설게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 시작할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값이 아깝지 않은 이유>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가 흔히 듣는 말은 '돈 아깝다.'이다. 공감한다. 관심 없는 저자의 삶을 엿보는 건 어찌 보면 고역일 수 있다. 그렇게 양산형 자기계발서는 쉽게 사라진다. 이 책도 그런 운명을 부여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책의 가치는 발견되기도 하지만 발굴할 필요도 있다. 그런 점에서 『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의 핵심은 '질문'이다. 책 중간중간, 그리고 부록으로 실린, <나의 도전 리스트 작성해 보기>만 작성해도 책값이 아깝지 않다. 색다른 질문은 아니지만 진지하게 답한 경우는 드문 물음이다. 아래는 책 일부다.ㅔ​ 1. 최근 나에게 성취감을 주었던 일은? 2. 지금 하지 않으면 못하는 도전이 있다면? 3. 잘 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 추천 자기계발서 『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의 책장을 덮고 나서 내가 먼저 한 일은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볍게 적은 답변을 다시 한번 훑어보며 며칠 동안 진지하게 고민했다. 저자의 블로그와 인스타, 유튜브도 살폈다. 그 과정에서 '열정'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잊고 있던 인생의 다채로움과 즐거움이 떠올라 반가웠다. 누군가의 삶을 엿봄으로써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인생의 길을 멀리 내다볼 수 있다.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저자로부터 소정의 원고료와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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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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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갈릴레오 시리즈>만 번역이 느려서 아쉬웠는데 드디어 나왔군요!!! 이 기세로 다음 권도 부탁드립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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