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미래 - 총.달러 그 이후... 제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지배하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이순희 옮김 / 비아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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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을 읽으면서 한없이 불편했다.
분명 작가가 제국의 필요조건으로 말한 '관용'이 인권적인 관용이 아니라,
선택적이고 전략적 형태의 관용이라 이야기라고 이미 못박아 놓고 시작했음에도 그랬다. 

 이 책의 기본은 제국이 되기 위해서, 꽤 많은 나라를 물리적으로도 지배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를 전파하고, 그 생활양식까지 지배하기 위해서 '관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관용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니라... 한 제국을 운영하기 위한 필요한 인재들을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등용시킬 수 있는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관용이라는 것이다. 
 
제국의 시작은 어디나 그렇듯,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며 시작한다.
그렇기에 늘 초라하고 볼품없다. 하지만,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내세우며 시작하는 저항은그 지지세력을 넓히면서 국가의 형태를 띠기 시작하고.. 점점 넓은 영토를 다스리게 되면서 그 국가를 지지할 능력과 운영할 자금이 필요하기 시작한다. 이미 그런 능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을 숙청되었기에 그걸 대체할 세력이 필요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새로운 인재를 유입한다.  
(에이미 추아가 말하는 '관용'적인 태토를 취해서다)  
 

이런 관.용.적. 태도로 형성된 인재들은 제국의 성장과 더불어 자꾸 성장을 거듭해
그들이 저항하던 '기득권'세력과 같이 그 힘을 굳건하게 되면서 제국은 정체되기 시작한다. 

이쯤되면 그들이 말하는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관용의 실체를 알게된다.
'엘리트 주의'
능력있는 자들만이 소유하고 누리는 것이다.
한 개인이 잘 되고 못되는 것은 모두 능력의 차이이고..
능력있는 자들이 그렇지 못한자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관점 말이다. 

구래서 작가의 프로필을 읽어봤다.
중국이민 2세대로서 자매들은 모두 하버드 혹은 예일 출신의 박사다.
미국이 포용하는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관용의 덕으로 그녀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세계 상위 1%를 차지한 여성이다. 

그래서 더욱 더 불편해졌다.
물론 현실은 이런 엘리트 주의가 판치고.. 모두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 이런한 엘리트에 편입하려고 밥 먹고 옷 사 입을 돈을 줄여도 '학원비'만은 절대로 줄일 수 없는 나라이니.. 이런 엘리트 중심 주의를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엘리트 중심주의로 세계를 보며 그것을 아무리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형태라고 못 박았지만'관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끝내 익숙하지 못하게 됐을 뿐이다.  나에게 '관용'이란 그것이 아무리 선택적이고 전략적이라고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배려하는 어떤 것이다. 그건 그 사람의 능력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자산에 상관없이, 내가 받고 싶은 대접을 남들에게 하는 것이기에 미국의 관용으로 세계 상위 1%가 된 여성의 세계사 분석을 참아 낼 수가 없었다. 


자..이 책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 책의 띠에 쓰인
'제국 사이에 끼인 대한민국이 살아남는 법!!!'

저 작가의 말대로 한다면..
지금 MB가 하는 대로.. 어렸을 때부터 무한경쟁을 통해서 상위 1%를 길러내서
그들에 의한, 그들의, 그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 주면 될 뿐이다. 엘리트의 효율성에 의해 국부는 쌓이게 된다. 그들의 도덕성 따위는 필요없다. 그들이 만들어낸 부를 향유하면 그 뿐이고.. 만약 그들이 잘 못할 경우 수 많은 서민들이 보호해 줄 것이다. (미국 월가의 위기처럼 말이다)

약한 자에 대한 배려나 다른 이에 대한 이해 따위는 잠시 접어둬서..
최저 임금 하한제를 없애고 (그들은 능력이 없으니 도태되는 것은 당연할 뿐)
계약직을 늘이든 말든 좀 더 선택적이고 전략적으로 인재를 운용하면 될 뿐이다.
그 인재가 꼭 대한민국 사람일 필요는 없으니..
세계 다른 나라의 인재가 쉽게 한국의 부를 쌓을 수 있게 하면 될 뿐이다.

이 책.. 미디어에서도 집중했다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겠지만
(물론 이 책에 집중하는 자들도 엘리트 일테니.. 이 책의 관점이 색다를 수 밖에)
난 이 책을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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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창비아동문고 219
유은실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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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전래동화, 세계 명작 동화를 띠고 나서 중학교에 입학하니 나에게 주어진 책은 문고판 '고전명작'들이었다.  아직도 읽으면 졸음을 동반하는 '대위의 딸', '개선문','부활'등을 세계관이 정립되기 전인 14-5세에 읽어야 했을 정도로 우리는 1318도서에 무지했고, 아마 내 나이때 사람들이 독서에 관심이 없는건 어렸을 때 하품부터 나왔던 저 문고판 고전명작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은 아동문고, 청소년 문고가 많이 나와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독서습관이 길러지지 않는 건 아마... ㅠㅠ  학원가는라 바쁘기 때문일꺼다.  좀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면 얼마전에 읽은 동갑내기 소녀가 나오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비슷한 연령의 소년이 나오는 '찰리의 초콜렛 공장'의 찰리가 떠올랐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의 주인공 '비읍'이는 아버지를 여윈 감수성이 강한 소녀다.
이제 열살... '비읍'을 키우고 대출금을 갚느라 바쁘고 여유가 없이 빡빡한 삶을
살아가는 엄마에게 대출금을 갚아주고 자라탕을 선물하고 싶은 소녀. 그래서 엄마가 자신을 조금만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하는 10살이라기엔 너무나 철든 소녀다.
그녀가 삐삐롱스타킹의 저자 스웨덴의 린드그렌의 소설을 사 모으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알흠답게 그려냈다. 

 그런데 난 '비읍'이가 안타까웠다.
주위에 10살 소녀를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아이들은 정말 새침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정말 영악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순수하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주위에 비읍이 만큼 주위사람에대한
배려가 좋은 열살 소녀를 본 적이 없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고, 그 나이엔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더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여의고 헌책방에서 소설을 사모으는 아이! 불평하기 보다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다른이를 배려하기 위해 임기웅변의 하얀 거짓말을 하며 포용하는 아니는
결코 아이다운 아이가 아니다. 




 마치 인내심이 강하고 자신의 욕구를 잘 절제헤 '윌리 윙카의 초코렛 왕국'의 후계자가 된
찰리처럼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가 되고 만다. 상상만으로 이뤄지는 맛을 만들어내는 윙카의 초콜렛 CEO가 되기엔 찰리의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거기다 난 어린시절 착한 아이가 돼 본 적 없는 관계로
착.한. 아이들이 나오는 책을 싫어한다. 독자에게 괜한 열등감만을 심어 줄 뿐이다)

그에 비해 엄마와 동생과 함께 차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 소녀 조지아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친다. (개 주인에게 사례금을 받으려고) 완벽한 개를 구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조건을 가늠하고 사례금을 받기 위해 계획을 짜지만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조지아가 훨씬 내 주위 소녀들과 가깝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혹 내 딸이 다루기 쉬운 '비읍'이 같은 아이가 되기보다는 다루기 힘들고 지치더라도 '조지아'같은 아이가 되길 바란다.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보다는 <빨강머리 앤>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어린 소녀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오랜만에 기대에 차 선택한 우리나라 아동 문고라 더욱 씁쓸함이 오래 갈 듯 하다. 난 착한 애들이 나오는 소설은 싫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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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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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미래는 꽤 두껍고 고상한 책이었는데... 훅~~ 읽었다.
(읽고 잘근잘근 씹어주리라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 책 탐욕의 시대는 읽기 어려운 책도 아니고 양이 그렇다고 부담스러웠던 것도 아닌데 일주일 넘게 걸렸다.
매장(Chapter)를 넘기는게 어려워.. 숨을 고르고 눈물을 참으며 마음을 다잡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현실, 그러나 나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10억 인구의 처참한 삶을 깨닫게 됐다.


P.26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현지의 경제 사정을 감안해서약값을 책정한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내수시장은 매우 보잘 것 없다. (중략)
따라서 대규모 제약회사들은 이들 나라의 극소수 상류층의 구매력을 기족으로 약값을 책정한다.  적게 팔아도 비싸게 파는 쪽을 선호한다는 말이다.

P.43
지난 해만 해도 4천명이 넘는 거리의 아이들이 살해당했다. 대부분 경찰에 의해 살해되었다. (중략) 따라서 실제 희생자는 그보다 2배쯤 많다고 추측할 수 있다.


P.49
이라크 전쟁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은 매달 48억달러를 전쟁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49개국의 부채 탕감은 고작 300억달러다. 6달만 전쟁을 안하면 된다)

 

곳곳에 박힌 이 지뢰같은 진실들은 책 읽는 것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 책은 '관용'으로 제국을 건설한 이들이 부를 쌓기 위해 누구를 어떻게 착취하는가에 대한 보고서다.우리가 WTO, 세계화 시대가 가져오는 빛에 정신팔려 외면한 어둠을 숫자라는 강력한 무기로 예리하게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책이 지금 사회과학 분야의 베스트 셀러란다.
9월 미국발로 시작된 경제 위기 속에 이 책이 많이 읽힌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는 50년동안 우리 아버지 어머니세대의 희생으로 최빈국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다국적 기업 2-3개를 갖게 된 현재의 대한민국을 다행이라 여기며, 약간의 돈을 유니세프나, 월드비전과 같은 자선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유토피아를 꿈꾸던 젊은 지성이라고 스스로를 대견해할 것인가?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일까?

 
힘들고 지쳐서 이 책을 고만 읽어야겠다(이보다 더한 묵시록이 어디겠는가?)고 마음 먹을 때도 세계 곳곳에 기아와 부패를 몸으로 겪고 눈으로 목격한 저자이기에.. 2달러가 없어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고 깨끗한 물이 없어 실명하게되는..
지구상에 최소한 굶어죽는 어린이만을 없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선하디 선한 우리 대다수 서민들에게 무언가 행동지침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세계 석학이라고 해도.. 한쪽으로 치달아가는 자본주의의 성장에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연대만이 희망이라니.. 쩝쩝쩝..  

 <탐욕의 시대>와 같은 세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 맘에 들지 않은 세상에
대항해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씁쓸름한 이유다.

 

근미래를 다루는 영화를 보면 (레지던트 이블이나 다크에이지; 뮤턴트) 초국가적인 존재 초법적인 존재는 모두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미래가 상상이 아니라, 예언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제목처럼.. 몰라도 사는데 하나도 지장없고..
(우리는 다.행.히. 최빈국을 벗어나지 않았는가? 제3세계와같은 기아와 부패는 80년이후로 졸업했다)

안다고 좋을 것 하나 없는

(안다고 해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이 하나도 없다. 거대자본 제품 안쓰고, 지역 제품 사쓰기 정도?
해 봐라... 지역 제품들은 대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일주일동안 고생만 했다. ㅠㅠ )

진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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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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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스럽다. 귀엽고 아기자기 하며 내 마음에 꼭 든다.
책띠에 기록된 워싱턴 포스트지의 서평처럼 "세상의 모든 책들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달콤하고 정감 넘치는 찬가" 란 말이 딱 어울린다.

이 책의 캐릭터에는 현실감 따위는 없다. "책"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인물들, 신의와 정직, 그리고 따뜻함을 가진 인물들로만 가득해서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우리의 말더듬이 매력남 "도시"는 우직함과 충직함은 매력적이고..
지적이면서 유머를 잃지 않는 우리의 여주인공 줄리엣은
제인 오스틴의 주인공들과 많이 닮아 있다.
(그녀와 성격이 쌍둥이처럼 닮은 또 다른 주인공 엘리자베쓰도 그렇고)
어디선가 수다쟁이 참견쟁이 그리고 의도와 다르게 트러블을 일으키는 이쏠라도
이런 따뜻한 소설에는 언제나 등장한다. (오호.. 미스 마플의 이웃들이 생각난다)
따듯한 마음씨의 지적인 아멜리아도 꼭 등장했으면 하는 할머니다.

그뿐인가? 분노를 먹고 살며 다른 이들을 비판만 해대는 아델레이드같은 아줌마도
극의 활기를 더해준다. (하다못해 다섯살짜리 키트마저도.. 완벽하게 사랑스럽다)
이 모든 캐릭터가 있어야 할 곳에 제대로 자리잡아 코지스타일의 건지아일랜드를 멋들어지게 만들어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이 서간체 형식의 소설과 읽기도 전에 사랑에 빠졌다.
1934년 생의 작가 메리 앤 셔퍼는 그녀 평생을 여러곳의 도서관과 서점에서 일했고
지역 신문의 편집을 맡았다고 한다. 그녀의 오랜 꿈은 '출판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을 쓰는 것이었고 어느날 그녀의 오랜 문학 클럽 친구의 "닥치고 쓰기나 하라고!"란 말에 자극을 받아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끝에 이 책이 나왔지만, 완고전 그녀의 건강이 나빠졌고 책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그녀는 세상을 떠났단다. 이 책이 그녀의 데뷰작이자, 유고작이다.

 평생 책이 좋아서, 책 곁을 떠날 수 없던 작가..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수다를 떨기 좋아했던 작가(내 마음엔 그린 작가의 모습이다) 이런 작가가 평생동안 마음에 품었던 책이니만큼 아니 좋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평생 읽은 책 속의 주인공들과 주위 사람들의 캐릭터를 통해서 건지 아일랜드의 여러 사람들을 창조해내고 전쟁이라는 절대 잊혀지지도 치유되지도 않는 상처를 동여맨 채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과장되지 않게, 서간문이라는 형식을 빌어 조용히.. 그러나 다정하게 그려냈다. 

 오늘 '월드비전'에서 소식지를 보내왔다.
2009 기획 특집으로 '한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해요'라는 기사가 실렸다. 난 이 기사를 읽으면서 감자껍질 파이클럽 멤버들이 떠올랐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도 한 마을이 필요해요'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전쟁의 폐허를 치우고..
가족을 잃은 슬픔을 공유하면서..
서로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복돋아주는 건지섬과 같은 마을이 말이다.

너무나 완벽해서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내 이웃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지 파이클럽" 이다. 

 

 


PS 이 책과 거의 흡사한 형식과 내용의 "첼링크로스 84번지"란 책이있다. 마스크 서점이 있던 자리가 채링크로스 84번지다. 헌 책을 매개로  2차대전 직후  런던의 고서점 가족들과
미국의 한 작가와의 우정을 그린 편지글이다.
(거기다가 이 글은 진짜 실화다!!!!)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건지섬 이야기처럼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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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더니스 밀리언셀러 클럽 85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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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해졌다는 표현이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갑자기귀 귀가 막힌 듯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혹은 체한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하다...는 의미다.
우리가 먹먹하다는 표현을 쓸 때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지만..
체한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한 것 이상의..

우울함과 안타까움을 동반하는 표현일꺼다.


'텐더니스'를 읽고 난 내 마음이 그랬다.
우울함과 안타까움에 내 마음은 갑자기 먹먹해졌다. 
 
어제 저녁 3시간 남짓의 독서를 끝내고 나서
갑자기 먹먹해진 마음을 풀어.. 왜 먹먹해졌는지 글로 남기기 위해 오늘 아침까지 쭉 생각을 해야했다. (꿈도 이상한 꿈을 꿨다. -_-+ 잠들기 전의 독서로는 비추다)

이 책이 서스펜스일까?
외모도 훌륭한 머리 좋고 자제력도 괜찮은 젊은 연쇄살인범 '에릭'과
그를 잡기 위한 권모술수도 가리지 않는 제이크 프록터라는 노 형사가
텐더니스 삼각형의 두 축을 차지하고 있으니,
추리소설이라고 불러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서스펜스라고 부르기엔 부족함이 있다.
바로 삼각형의 마지막 꼭지점 '로리'때문이다.

연쇄살인범 '에릭'도 그렇지만 '로리'도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
그 불우한 가정 환경의 무료함과 답답함을 에릭을 어린 고양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며삶의 활력을 삼았고 로리는 집착의 대상에게 (그것이 누구든지 간에) 키스를 퍼붓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다. 

그들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는 법을 알지도 못한다. 그저, 삶의 불행에 상처받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돌이키는 대신 삶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래서 불행해지지만.. 애초에 태어날때부터.. 그들의 환경을 10대 청소년들이 가져야할 관심과 행복에서부터 멀어져있으니..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로리'의 순수한 열정이 모든 것을 갈라버렸다.
완전히, 돌이킬 수 없도록...
유명한 뮤지션과의 키스로 새로운 집착의 대상이 필요했던 로리는 3년전에 스쳐지나간 에릭에게 키스하기로 결심하고, 그것에 모든 것을 건다.소녀에서 여인으로 몸은 성장하지만, 내면까지 성장하지 못한(혹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이미 너무나 철들어버린) 로리의 맹목적적인 애정은 차갑고 영리한 연쇄살인법 '에릭'을 흔들어 놓는다. 

 누군가와 소통하기 보다 스스로의 환상에 빠져있길 좋아하는 소년 에릭.
영리하다 못해서 영악한 연쇄살인범
까무잡잡한 피부에 풍성한 흑발, 그리고 가냘픈 목을 보면 살인충동에 빠지는
어느 누구로부터든 무조건적인, 헌신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열여덟 청년은 로리의 희생을 통해서 구원받는다. 

에릭에게 망각보다 먼저 찾아온 소녀, 로리.
에릭에게 눈물의 의미를 알려준 소녀, 로리.

처음 시작부터 절대로 맞닿을 수 없었던 에릭과 로리의 사랑이
하루 종일 날 먹먹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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