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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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미래는 꽤 두껍고 고상한 책이었는데... 훅~~ 읽었다.
(읽고 잘근잘근 씹어주리라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 책 탐욕의 시대는 읽기 어려운 책도 아니고 양이 그렇다고 부담스러웠던 것도 아닌데 일주일 넘게 걸렸다.
매장(Chapter)를 넘기는게 어려워.. 숨을 고르고 눈물을 참으며 마음을 다잡고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현실, 그러나 나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10억 인구의 처참한 삶을 깨닫게 됐다.


P.26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현지의 경제 사정을 감안해서약값을 책정한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내수시장은 매우 보잘 것 없다. (중략)
따라서 대규모 제약회사들은 이들 나라의 극소수 상류층의 구매력을 기족으로 약값을 책정한다.  적게 팔아도 비싸게 파는 쪽을 선호한다는 말이다.

P.43
지난 해만 해도 4천명이 넘는 거리의 아이들이 살해당했다. 대부분 경찰에 의해 살해되었다. (중략) 따라서 실제 희생자는 그보다 2배쯤 많다고 추측할 수 있다.


P.49
이라크 전쟁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은 매달 48억달러를 전쟁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49개국의 부채 탕감은 고작 300억달러다. 6달만 전쟁을 안하면 된다)

 

곳곳에 박힌 이 지뢰같은 진실들은 책 읽는 것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 책은 '관용'으로 제국을 건설한 이들이 부를 쌓기 위해 누구를 어떻게 착취하는가에 대한 보고서다.우리가 WTO, 세계화 시대가 가져오는 빛에 정신팔려 외면한 어둠을 숫자라는 강력한 무기로 예리하게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책이 지금 사회과학 분야의 베스트 셀러란다.
9월 미국발로 시작된 경제 위기 속에 이 책이 많이 읽힌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는 50년동안 우리 아버지 어머니세대의 희생으로 최빈국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다국적 기업 2-3개를 갖게 된 현재의 대한민국을 다행이라 여기며, 약간의 돈을 유니세프나, 월드비전과 같은 자선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유토피아를 꿈꾸던 젊은 지성이라고 스스로를 대견해할 것인가?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일까?

 
힘들고 지쳐서 이 책을 고만 읽어야겠다(이보다 더한 묵시록이 어디겠는가?)고 마음 먹을 때도 세계 곳곳에 기아와 부패를 몸으로 겪고 눈으로 목격한 저자이기에.. 2달러가 없어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고 깨끗한 물이 없어 실명하게되는..
지구상에 최소한 굶어죽는 어린이만을 없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선하디 선한 우리 대다수 서민들에게 무언가 행동지침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세계 석학이라고 해도.. 한쪽으로 치달아가는 자본주의의 성장에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연대만이 희망이라니.. 쩝쩝쩝..  

 <탐욕의 시대>와 같은 세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 맘에 들지 않은 세상에
대항해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씁쓸름한 이유다.

 

근미래를 다루는 영화를 보면 (레지던트 이블이나 다크에이지; 뮤턴트) 초국가적인 존재 초법적인 존재는 모두 다국적 기업들이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미래가 상상이 아니라, 예언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제목처럼.. 몰라도 사는데 하나도 지장없고..
(우리는 다.행.히. 최빈국을 벗어나지 않았는가? 제3세계와같은 기아와 부패는 80년이후로 졸업했다)

안다고 좋을 것 하나 없는

(안다고 해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이 하나도 없다. 거대자본 제품 안쓰고, 지역 제품 사쓰기 정도?
해 봐라... 지역 제품들은 대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일주일동안 고생만 했다. ㅠㅠ )

진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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