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일공일삼 40
캐서린 패터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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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이 말하지만 난 착한 주인공 따위는 개한테 줘버렸다.
세상에 착한 애들은 그리 흔하지 않는데 왜 다덜 소설에만 나오면 그리 내숭들을 떨어대는지...
왜 난 이거 하기 싫다는 말을 죄다 못하고..
왜 난 이거 하고 싶다는 말은 절대 못하는지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정말이지... 최고다.
하기 싫으면 하기 싫은 대로,
하고 싶으면 하고 싶은 대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움직이다.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어른들이랑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산다.
아.. 정말이지 최고로 유쾌하고 아름다운 소녀다.

갈라드리엘이라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 여신이름을 지닌 소녀.
엄마는 세살 때 질리를 버렸는데도
언제나 요정 여신과 같이 아름다운 엄마가 자신을 찾아 와 오랫동안 행복할 것이라는 동화같은 해피엔딩을 믿는 소녀다.
머리는 좋다.
그래서 학교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질리가 그렇듯 지능만으로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라면.. 1등할 때까지 죽자고 열심히 노력한다.
정말 지능과 의지가 결합된 최고의 소설 주인공 감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답고 유쾌한 아이를 왜 버렸는지, 나도 주인공 엄마가 이해가 안된다.  정말 책임감 없는 어른 같으니라구!!!)

질리의 새로운 위탁모는 트로터 아줌마로 결정된다.
질리의 벌써 여러 명의 위탁모를 거쳤다.
가끔은 질리가 너무나 사고를 쳐서 내쳐지기도 했고,
어떨 때는 위탁모의 사정으로 내쳐지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통해서 질리는 강해졌다.
세상에 믿을 건 나 하나다.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겠다.
그러면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넘의 트로터 아줌마네는 이상하다.
궁색하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돌봐주는 데 아주아주 열심이다.
눈이 안 보이는 랜돌프 아저씨를 끼니 때마다 대접하고
지능이 조금 모자른 윌리엄 어니스트도 끔직히 아낀다.
지금까지의 위탁모와는 다르게 트로터 아줌마는 웬만한 일에 꿈쩍도 안한다.
정말이지 강적이다.

질리는 엄마에게 SOS를 구하는 편지를 보내고
트로터 아줌마네서 탈출하기 위해서 돈도 훔쳐본다.
그러나 11살 소녀의 계획이란 얼마나 어설픈 일인지... 또 다시 잡혀온다.
그러면서 질리는 조금씩 이 트로터 아줌마와 윌리엄에게 정이 든다.
그래서 윌리엄에게 자신의 보호하는 법을 가르친다. 
 

"다른 사람을 못살게 구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게 가르치는 거예요. 남들이 이상한 눈을 하고 볼때마다 아줌마 치마폭에 숨을 수 는 없잖아요. 진짜 엄마들도 평생 아이들을 돌봐 주며 살 수 없는데 아줌마는 위탁모잖아요"
 

이렇게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11살 소녀와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수 있을까?
이 영특하고 이기적이지만, 다른이게에 무언가를 충분히 나눠 줄 수 있는 소녀를 말이다.

이렇게 해피엔딩을 맞게 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질리는 자신의 엄마에게 보낸 SOS편지 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가, 질리를 찾아 온 것이다.

이제 가족과 같이 정이든 트로터 아줌마네를 떠나서 외할머니네 오고..
엄마도 만나게 되지만 인생이라 그리 녹녹치 않다.
요정 여신과 같은 엄마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라는 걸, 질리는 깨닫게 된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끝나는 거, 그건 거짓말이야. 세상에 끝이 있아면 그건 죽음 뿐이란다. 오래오래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계속 살아야지, 죽을 수는 없지 않겠니?"
<중략>
조급한 엄마와 충격 먹은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 질리는 이미 마음을 다잡은 뒤였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이제 집에 가도 돼요." 


할머니의 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질리를 만나러 온 엄마에게.. 질리는 이별을 고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마칠 줄 알았던 자신의 해피엔딩과 영원한 작별을 고한 것이다.  

거짓말같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내지 않은...  위풍당당 위대한 질리 홉킨스.
그녀의 새로운 도전에는 만만치 않은 일과 함께,
그 일을 극복해낸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정말 사랑스럽고 영특한 아이, 삐삐롱스타킹보다 만배는 매력적인 질리 홉킨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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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전쟁 이스케이프 Escape 3
존 카첸바크 지음, 권도희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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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백인이 살해당했다.
용의자는 바로 흑인 -_-+
결백을 주장하는 흑인을 위해서 능력이라고는 검증되지 않은..
새파란 신참 변호사가 나섰다. 과연 진실을 어디에... ?

이런 소설, 참 흔하다.
이런 식의 인종차별, 인종편견을 다룬 법정소설을 한두 편이 아닐 뿐아니라, 범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언제일어났는가, 어디서 일어났는가 배경이 바꿔지면 갑자기 새로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존 카첸버그는 추리소설 작가라면 언젠가 한번 쯤 다뤘을(그 정도로 흔한) 이 소재를 완전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었다.

백인이 살해당했다. 용의자는 바로 흑인 비행조종사 스콧.
결백을 주장하는 흑인을 위해서 새파란 신참 변호사, 토미가 나선다.
때는 1944년, 장소는 스탈라그 루프트 13 연합군 포로 수용소

범인을 잡는게 중요한 추리소설도 있고,
범인을 잡는 과정이 중요한 추리소설도 있다.
가끔 범인보다 '왜?' 범죄가 일어났는가가 더 중요한 추리소설도 있다.
 
누명을 벗고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스콧과 토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명예와 진실.
그 곳, 그 순간이 아니면 절대로 찾아오지 않은 선택의 기로.
그 안에서 주인공은 선택을 하고 스스로 증명해야 하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아 남아야 한다.

그것이.. 1944년 스탈라그 루프트 13 연합군 포로 수용소에 갖힌 채
살인누명을 쓰고 재판을 진행하는 토미와 스콧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어떤 것이 된다.

이 곳에 갖힌 포로들은 공군이다.
비행기가 격추되어 포로가 되었다면 다른 전우들의 전사를 목격했다는 의미다.
자신만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이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씁쓸했던 점이다.

우리들의 피의자 스콧중위.
아무리 세상에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할 지라도 나와 같은 피부색을 지닌 사람이 한 명 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곳 바이에른 숲의 흑인은 스콧 뿐이다.그는 독일군에겐 연합군이라는 적이고 연합군 포로들속에서는 흑인이라는 적이다. 적들 속에서 스콧 중위는 살인누명을 뒤집어 썼다. 처절한 외로움과 차별 속에서 누명을 벗어야 한다.

또 그들이 사병이 아니라 장교라는 점도... 조금은 특이했다.
사병과 장교사이.. 생존보다는 명예의 무게가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들.자신의 이익보다는 국가에 이익을 조금 더 대변해야 할 것 같은 사람들로 느껴졌다. (이건 순전히  헐리우드 영화에서 습득된 개인적인 선입관임으로 아니면 말고다.)

사흘동안 벌어진 재판 과정을 통해서
토미는 혼자 살아 남았다는 그 죄책감을 씻어내고 스콧은 흑인 전체의 명예를 위해서 뛰어든 전쟁에서 그 명예를 지켜내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 것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토미의 멘토가 된 법정 변호사 영국군 포로 필립과 토미의 관계 속에서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우정도 느낄 수 있고 왜곡된 신념이 얼마나 인간의 기본 정신을 말살하고 무시무시 해 질 수 있는지 피셔대위의 행동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또 전쟁이라는 난리통에서 자신의 생존과 이익에 최선을 다하는 프린츠 1호의 행동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이 소설 속의 진실은 명예라는 허울을 위해서 무참히 짓밟혔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진실은 아무래도 좋았고,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로 하는데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 포로 수용소에서 벌이는 하트의 전쟁은.. 허울좋은 명분을 위해서 진실을 땅에 쳐박고..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간 역사의 모든 전쟁과 참 많이 닮아 있다.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지만, 이 책은 어떤 서평보다 좋다.
전쟁이라는 것, 생존이라는 것, 명예라는 것, 인종차별이라는 것.
그리고 젊음이라는 것 등등등 수 많은 생각거리를 알려주는 멋진 책이기 때문이다.   
670페이지의 무겁고 육중한 책의 무게를 지탱할 근력을 지닌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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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 밀레니엄 (뿔)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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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몇번 동안은 책을 던져버릴 만큼 답답했고.

-리쓰벨트가 베스트로뇜에게 훔쳐낸 30억 크로나 (나는 친절하니까 한국 환률로 계산됨 금액 약 525억)을  어떻게 쓰고 다니는지가 거의 200페이지. 아무리 내가 리스베트를 좋아라해도 그렇지. 이건 오버..
-대체 살인 누명을 쓴 리스벨트는 어디로 간거지?
-왜 리스베트는 사건을 풀지 않고 미카엘과 수수께기 놀이만 하는 거야???

또 다 보고 나서는  이 책의 시작점이 된 성매매 사건..
다그 스베손과 미아 베르만이 생명과 맞바꿔 얻은 진실은 어디로 간거지?
동유럽의 소녀를 납치하다 싶히 해서 성매매를 알선하게 하는 사람들 말이야.
이 사람들이 마지막 심판을 난 좀 보고 싶었어.
왠지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각나면서 말이야. -0-
어린 여성의 삶을 짓밟으면서 자신 편한대로 생각하고 이용하는 나쁜 인간들
끝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단 말이야.
그런데 '살라'한테 묻히다니.
국가권력이 한 어린 소녀의 삶을 어떻게 무참히 짓밟았는지도 안타깝지만..
저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도 난 궁금하다규....

내가 가장 짜증났던 건..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제외하고는
못하는 거 없고 용감하고 씩씩하 나의 리스베트가 무너졌다는 거야.
왠지 첫사랑에 빠진 열여섯 살 소녀처럼 소극적이고 답답한 캐릭터가 됐다는 거지.

이 책은 밀리니엄 시리즈의 두번째 소설이다.
시리즈의 두번 째 소설은 첫번 째 소설보다 훨씬 읽기 쉽다.
독자는 작가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와 배경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캐릭터가 질주하는 스토리에 눈을 맡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이 소설은 첫번 째 소설이 훨씬훨씬 읽기 쉬웠고 흥미로웠다.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
범인을 알고 싶어서, 사건이 너무 먹먹해서, 희생자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등등의
추리소설을 읽을 때 의례히 겪게 되는 답답함이 아니다. 절대로!
정말 말 그래도 답답했다.
내가 아는 리스베트도 사라졌고
미카엘은 첫번 째 소설보다 더... 무능력해졌으며..
여기에는 사건을 훈수해주는 반예르 아저씨도 등장하지 않는다.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보다 더 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사건과는 다른 미카엘과 리스베트의 일상을 이리저리 표류한다.
그러다 1권 마지막 쯤에서.. 드디어 사건과 부딪힌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결말과는 동떨어진 책 이 책을 끝을 맺는다.  
'여자를 중오하는 남자'의 스피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책이 조금은 지루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조금은 재밌다.
살인누명을 쓰고 언론에 의해서 발가벗겨지는 리스베트.

언론에서 말하는 리스베트와 우리가 아는 리스베트는 안드로메다의 넓이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악마를 숭배하고 레즈비언의 성관계가 문란한 금치산자로 평한다.
상처를 품고 남 탓하지 않은 채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해커계의 천재 리스벨트를 말이다. 세상과는 다른, 어쩌면 우리 사회보다 더 엄격한 윤리관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서 선과 악을 가르고 악을 직접 응징하는 용감한 처녀 리스베트.

황색 저널리즘 언론에서 사람들이 솔깃하게 리스베트를 묘사하며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과정을 보면 ,
정말 뭣도 모르면서 떠들어 대는 '기자'라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에게도 던지는 바가 크다.
한번의 클릭을 위해서 저급한 제목으로 기사를 뽑고
배우들의 굴욕사진을 찾아서 헤매이는 요즘 인터넷 신문들을 보며
아마도 우리는 수 많은 리스베트를 만들어 내는지도 모르겠다.
(리스베트는 그것을 헤쳐나갈 뛰어난 지능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만들어내느 수 많은 리스베트는 그럴 수 있을까?)
 


전작은 확실히 호감가는 소설이었던 것에 비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 책이지만. 전직 기자가 직접적으로 쏟아내는 '언론의 광기'어린 모습을 보며 썩은 미소를 남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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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불 블랙 캣(Black Cat) 22
C. J. 샌섬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울프 홀'로 크롬웰과 사랑에 빠진 나는... 이 책의 배경이 크롬웰 시대라는 것을 알게되자... 급히 읽기 시작했다.
크롬웰!
신권보다는 왕권을..
왕권보다 자본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장사꾼이자 변호사인 사내.
술 주정뱅이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백작의 지위를 받고 왕의 오른팔이 되었던 남자.
신념을 지키기위해서 죄를 짓고 그 죗값을 순순히 받아 들었던 사람.
그러나 이 매력덩어리 캐릭터가 안타깝게도 주인공은 아니었다. ㅠㅠ
이 소설의 주인공은 곱추다.
등이 굽은 변호사 샤들레이크.
정의롭기는 크롬웰보다 올곧고 크롬웰보다 논리정연하다.
그의 신념도 크롬웰못지 않지만, 그의 정의는 낮은 데로 임해서권력보다는 시민의 편에 서 있는 남자다. 샤들레이크도 시리즈인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전편 '수도사의 죽음'을 보지 못했다.
(곧 읽을 예정이다)

크롬웰은 누군가 잘못 그린 초상화하나로 망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앤블린과 이혼 후 그녀의 시녀였던 제인 시모어와 결혼했던 헨리는 제인 시모어가 출산시 사망하자, 또 다시 결혼을 한다. (대체 몇 번이나 하는 거나고.. ㅠㅠ) 종교개혁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크롬웰은 개신교도인 클리브즈 가문이 필요했고 그 클리브즈 백작의 누이 초상화가 헨리에게 보내진다.
그러나 초상화에서 아름답던 클리브즈의 앤의 실물은 영 아니였던 모양이다. 그 화살이 클리브즈의 앤과 결혼을 성사시켰던 크롬웰에게 향하고 그로 인해서 실각했다고 한다. 그런 헨리 8세는 바람둥이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때문에 그를 실각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자신과 비슷한 권력을 갖게 된 크롬웰을 견제하려했던 것이고 그 빌미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생각 하지만 그 찰떡 같았던 두 남자, 헨리와 크롬웰의 사이에 작가 C.J 샘섬이 개입해서 왜 크롬웰이 실각했는지 <어둠의 불>로 밝히고 있다.

자신의 사촌 동생을 죽였다는 죄명을 쓴 엘리자베쓰를 변호하기로 결심한 샤들레이크.
그러나 이 16살 소녀는 아무런 말도 없다.
자신의 죄를 항변하지도, 시인하지도 않고 그저 침묵할 뿐이다.
엘리자베쓰의 압살형을 눈 앞에 둔 샤들레이크. 그런 그에게 크롬웰이 거래를 한다.
그녀의 처형을 2주 연기할 테니 대신 '그리스의 불'을 구해달라는 것이다.

그리스의 불.
이른바 화염방사기. -0- 모든 배를 불태울 수 있는, 물로 끄려고 해도 끌 수 없는 미지의 불..
해전과 백병전으로 전쟁을 치루는 그 16세기에 이 전설의 그리스의 불은 그야말로 대량 살상용 무기가 아니겠는가? 그런 '그리스의 불'을 잃어버렸으니.... 크롬웰의 입지는 풍전등화가 아니겠는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수족인 샤들레이크에게 이 잃어버린 그리스의 불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샤들레이크는 런던 구석구석, 수도원에서부터 선원들의 술집, 귀족 파티까지 쫓아다니며 미지의 불. 검은 색 액체로 작은 불도 크게 만들고 끌려고 해도 끌 수 없는 그 미지의 불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 미지의 불에 가까웠던 사람들은 모두 살해당하고 샤들레이크의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이 다가 온다.

이 책은 600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들고 다니고 볼 수도, 누워서 볼 수 없어 정자세로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CJ 샌섬은 아주 꼼꼼한 작가다.
16세기 런던의 건물부터 작은 골목길까지 구석구석 고증해서 썼을 만큼 아주 섬세하고 틈이 없다.
그래서 읽는 시간이 오래걸렸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범인이 뻔히 보이는 미스테리지만 그 미스테리를 증명할 길을 찾을 수가 없는 샤들레이크.

6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미스테리의 끝은 허망하고 조금은 씁쓸해진다.

그러나 그들이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었던 그 그리스의 불..
모두의 마음을 빼앗은 그 어둠의 불은
젊은 시절 그들이 바랬던 종교개혁과 사회개혁이 아니었을까...
그 아름다운 불꽃만 스치듯이 보여준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진 그 불은
그들의 이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진실을 알고 있지만 구태연한 인습에 얽매여서...
어린 소녀 '엘리자베쓰'를 압살형의 위기로 몰아 놓은 나이 든 사람들 속에서
사라져버린.. 희망처럼 말이다.

16세기 유럽의 모습이 궁금하고.. 또 미스테리가 전해주는 은유의 세계가 좋은 사람들에게..
시간과 공을 들여 읽을만한 책.
그렇지만, 유럽사를 왜 알아야 해!! 난 화끈한 미스테리가 좋아! 라고 할 사람에겐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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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로 - 서돌 어린이문학 01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이강 그림, 국지수 옮김 / 서돌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샤일로는 비글이다.
사냥개로 길러진 비글.
하지만 술주정뱅이에다가, 개를 학대하는 져드 아저씨의 개다.
우연히 집을 나와 떠돌아다니는 샤일로를 발견한 마티는 그 개를 데리고 온다.
그러나 열한 살 짜리 소년이 개를 기르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의 먹이도 구해야하고..
개가 머물 장소도 마련해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어른들 몰래 개를 숨겨두어야 한다.

마티는 그 어려운 일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마티는 고작 열한살 짜리 소년일 뿐인데..
소년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고... -_-+
마티는 다시 져드 아저씨에게 돌려줘야 한다.
어른들 몰래 샤일로를 보살피면서 정이 흠뻑 들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마티는 샤일로는 키우기 위해서 져드아저씨에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 져드 아저씨의 잡일을 도와주고 그 품삯으로 샤일로를 받는 것이다. 
 

특별할 것 하나도 없이 평범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소년과
나는 사랑에 빠졌다. -_-+  

검은 눈에 까만코... 그리고 웃는 듯이 보여지는 붉은 혀바닥을 지닌 개는  사랑스럽다.
거기다가.. 뽀송뽀송한 부드러운 털을 지닌 어린 강아지는 다 큰 개보다100배는 더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 사랑스러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잡일(?)이 필요하다.

개들에게 배변 훈련을 시켜야 하고
(이건 개들의 본능을 넘어서는 어떤 일이다)
늘 맛난 것만 밝히는 개들에게 안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아픈 개들을 병원에 데려가야하고
심지어 병간호까지 해줘야 한다.

이런 잡일 덕분에...
거리에는 버려진 개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특별하고 아름다운 소년 마티는
샤일로를 지켜내기 위한 그 수고를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해 낸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열한 살이 조금 더 특별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는 살아있는 생명이고..
생명과 교감을 한다는 것을 아주아주 특별한 일이다.
그 교감을 얻기 위해서는 개도 사람도 노력해야 할 일이 아주아주 많다.
그리고 그 생명을 돌보고 지켜줘야 하는 것이다.
그냥 장난감처럼 놀다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 어려운 그 생명에 대한 가치를 잘 풀어낸, 아주아주 아름다운 책이다. 
누군가.. 강아지를 기르고 싶은 열한 살 소년이 있다면..
마티를 소개해 주고 싶을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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