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일공일삼 40
캐서린 패터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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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이 말하지만 난 착한 주인공 따위는 개한테 줘버렸다.
세상에 착한 애들은 그리 흔하지 않는데 왜 다덜 소설에만 나오면 그리 내숭들을 떨어대는지...
왜 난 이거 하기 싫다는 말을 죄다 못하고..
왜 난 이거 하고 싶다는 말은 절대 못하는지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정말이지... 최고다.
하기 싫으면 하기 싫은 대로,
하고 싶으면 하고 싶은 대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움직이다.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어른들이랑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산다.
아.. 정말이지 최고로 유쾌하고 아름다운 소녀다.

갈라드리엘이라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 여신이름을 지닌 소녀.
엄마는 세살 때 질리를 버렸는데도
언제나 요정 여신과 같이 아름다운 엄마가 자신을 찾아 와 오랫동안 행복할 것이라는 동화같은 해피엔딩을 믿는 소녀다.
머리는 좋다.
그래서 학교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질리가 그렇듯 지능만으로 1등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라면.. 1등할 때까지 죽자고 열심히 노력한다.
정말 지능과 의지가 결합된 최고의 소설 주인공 감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답고 유쾌한 아이를 왜 버렸는지, 나도 주인공 엄마가 이해가 안된다.  정말 책임감 없는 어른 같으니라구!!!)

질리의 새로운 위탁모는 트로터 아줌마로 결정된다.
질리의 벌써 여러 명의 위탁모를 거쳤다.
가끔은 질리가 너무나 사고를 쳐서 내쳐지기도 했고,
어떨 때는 위탁모의 사정으로 내쳐지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통해서 질리는 강해졌다.
세상에 믿을 건 나 하나다.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겠다.
그러면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넘의 트로터 아줌마네는 이상하다.
궁색하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돌봐주는 데 아주아주 열심이다.
눈이 안 보이는 랜돌프 아저씨를 끼니 때마다 대접하고
지능이 조금 모자른 윌리엄 어니스트도 끔직히 아낀다.
지금까지의 위탁모와는 다르게 트로터 아줌마는 웬만한 일에 꿈쩍도 안한다.
정말이지 강적이다.

질리는 엄마에게 SOS를 구하는 편지를 보내고
트로터 아줌마네서 탈출하기 위해서 돈도 훔쳐본다.
그러나 11살 소녀의 계획이란 얼마나 어설픈 일인지... 또 다시 잡혀온다.
그러면서 질리는 조금씩 이 트로터 아줌마와 윌리엄에게 정이 든다.
그래서 윌리엄에게 자신의 보호하는 법을 가르친다. 
 

"다른 사람을 못살게 구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게 가르치는 거예요. 남들이 이상한 눈을 하고 볼때마다 아줌마 치마폭에 숨을 수 는 없잖아요. 진짜 엄마들도 평생 아이들을 돌봐 주며 살 수 없는데 아줌마는 위탁모잖아요"
 

이렇게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11살 소녀와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수 있을까?
이 영특하고 이기적이지만, 다른이게에 무언가를 충분히 나눠 줄 수 있는 소녀를 말이다.

이렇게 해피엔딩을 맞게 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질리는 자신의 엄마에게 보낸 SOS편지 때문에 위기를 맞는다.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가, 질리를 찾아 온 것이다.

이제 가족과 같이 정이든 트로터 아줌마네를 떠나서 외할머니네 오고..
엄마도 만나게 되지만 인생이라 그리 녹녹치 않다.
요정 여신과 같은 엄마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라는 걸, 질리는 깨닫게 된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끝나는 거, 그건 거짓말이야. 세상에 끝이 있아면 그건 죽음 뿐이란다. 오래오래 행복하든 그렇지 않든 계속 살아야지, 죽을 수는 없지 않겠니?"
<중략>
조급한 엄마와 충격 먹은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 질리는 이미 마음을 다잡은 뒤였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이제 집에 가도 돼요." 


할머니의 돈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질리를 만나러 온 엄마에게.. 질리는 이별을 고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로.. 마칠 줄 알았던 자신의 해피엔딩과 영원한 작별을 고한 것이다.  

거짓말같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내지 않은...  위풍당당 위대한 질리 홉킨스.
그녀의 새로운 도전에는 만만치 않은 일과 함께,
그 일을 극복해낸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정말 사랑스럽고 영특한 아이, 삐삐롱스타킹보다 만배는 매력적인 질리 홉킨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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