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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한차현 장편소설
한차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6월
평점 :
『변신』의 배후에는 이 시대의 종교적 타락과 독단에 대한 작가의 비판 의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 방민호(문학평론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소설이 과연 종교에 관한 소설이냐?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개연성'은 일찌감치
내다 버리고 읽어야 한다. 종교적 비판의식은 선명하지 않고 양적으로도 많지 않다. 어쩌다가 설명하거나 나열하는
사실을 소설 속으로 녹여내지는 못한것 같다.
장장 449페이지에 이르는 분량 가운데 3/4은 좀 지루한 감이다.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아바타가 연상되는 외계 행성이나
외계인들 또는 그 행성에서의 분량이 과연 소설 본질과 얼마나 밀착되고 필요한 것인지.
주요 뼈대가 무엇인지 그 마디는 손에 잡히지만 비만한 사람의 체형처럼 불필요한 살과 지방이 많은것 같다.
더 압축하든가 필요한 뼈대나 힘줄을 선명하게 심든가 했어야 하지 않나.
종교나 우주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꾀하려고 한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식의 확장 안에 있어야 할 집요함이랄까
지독함은 희미하다.
주인공 차연이 자신도 모르게 뇌까린 구절을 굳이 소설 막판에 삽입했어야 하나 싶다. 그렇게 대못을 꽝!
안박아도, 박는다고 뭔가를 기대하기엔 이미...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두 번 읽었던 그 옛날이 생각난다. 그런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소설이나
그만큼의 임펙트를 주는 소설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건 게으름 때문일까 아니면 무뎌지는 마음 때문일까.
심심찮게 구경하는 현직 소설가의 블로그에 언급되어 전혀 관심없었던 작가의 소설을 처음 일독했지만
역시나 내 '꽈'의 작가는 아니었다.
'변신'하면 떠오르는 게 카프카인데 과연 이 소설이 감당못할 너무 큰 제목을 정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