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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46
유디트 헤르만 지음, 이용숙 옮김 / 민음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비타 부루타. -76p
언젠가 k가 추천해 준 유디트 헤르만. 그의 신작을 출간예정 목록에서 발견하고 기다리다가
잊기를 반복하기를 몇 번. 원래는 소설가 k의 신작을 사볼까 싶어 간 서점에서 드디어 헤르만의
신작을 발견. 대충 내용만 보고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구입 결정. k작가의 장편은 밀쳐두고
단박에 읽어내려갔다.
k가 추천해 준 이유 때문인지 홈빡 빠져서 읽었다. 정지된 그림을 설명하고 묘사하는 듯한
스타일의 작가들의 문장을 따라 읽어가는 몰입의 순간이 바로 유디트 해르만을 읽는 즐거움일지도.
적어도 내게는.
'하루일과'가 어떻게 되냐고 물을 때 되돌아오는 말들 가운데 '죽음'을 내놓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따지고 보지 않아도 아침에 눈을 뜨는 그런 자연스럽고 밋밋한 일상처럼 죽음 역시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인지 시시콜콜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상과 주변풍경들의 묘사들처럼 그렇게
죽음(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헤르만 특유의 문장이 어쩌면 더욱 죽음이라는 현상을 꿰뚫는다.
죽음이라는 극히 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느끼게 되는 누군가의 '부재감'을 현실적으로 느껴봤다면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상에 쉽게 녹아들고 그것에 대처하는 자신의 무덤덤함과 그와 동시에드는
무력감 앞에 속수무책으로 살아갈수밖에 없는 뻔한 오늘과 내일의 반복 앞에 할 수 있는 건
"비타 부루타(삶은 끔찍해요)." 라고 되뇌이는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