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황홀 - 김도언 문학일기
김도언 지음 / 멜론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2009년 12월 27일 부터 2004년 7월 19일까지
서른 여덟 부터 서른 셋 까지

그 사이의 말들을 읽고 있다. 

이런 글쟁이들의 책을 읽으면 따라 읽어보고 싶은 작가나 책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온다
오늘은 레이먼드 카버의 책들을 검색하고 보관함에 넣어뒀다


'생활, 이 무시무시하고 엄정한 단어',
'세상은 극단 앞에서 약해진다. 그런데 나는 결정적으로 극단적이지 못한 것이다. 극단적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매우 단순하다. 비겁하기 때문이다. 견딜 자신이 없기에. 극단은 사실은 매우
강하고 독한 것이다. 강하고 독한 사람만이 극단을 넘볼 수 있다.' -15p

이 글을 쓸 당시 김도언은 '실업자'가 '술주정뱅이'가 되었다고 토로 한다. 모 출판사로 부터 괜찮은
연봉의 스카웃 제의를 받았으나 작가로서의 개인적인 욕망을 버리라는 단 한 가지 조건 때문에 거절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출판사에서 일할 동안은 오로지 월급받는 직장인으로만 살아달라는 것인데
뻔하게 작가라는 걸 알고 영입하려는 쪽의 요구는 스님에게 날마다 술판을 벌여 고기들이 즐비한 난장판
을 벌여주십사 하는 것과 같은 아주 (내 생각엔)괘씸하고도 싸가지가 없는 조건이 아니었나 싶다.

김도언의 진술처럼 나도 비겁하기 때문에 극단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이도저도
아닌 채 간만 보고 한참을 물러나 있으면서 이러쿵 저러쿵. 독하고 강해져야 하는데.
속초까지 혼자 자전거 타고 가는 날 보고 독하다고 그러긴 하던데 그 '독'으로 물어 쓰러트릴 건
다른 곳에 있는 걸 잘 알고 있는데, 넌 뭐하나.



소설가 김훈은 문학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말은 개수작 같은 거라고 일갈한다. 103p

(나는)101%동감.

여기에서 김도언은 '인간'을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한다. 문학을 생산하는 담당자들 즉 시인이나
소설가, 그리고 문학 작품을 읽거나 연구하는 나머지 사람들이 그 두 가지다. 최소한 전자로 언급한
문학 생산의 주체자들은 문학을 함으로써 구원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구원'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아무 언급없이 넘어갔기 때문에 김도언의 생각에 공감
하기는 힘들다. 그들이 공식적으로 시인이나 소설가라고 인정 받고 많은 시간을 시와 소설의
창작에 몰두하는 것이 김도언 식의 구원일까? 이것을 김도언에게 적용 시켜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소설가가 되어 소설을 쓰는 그 시간에 대해 당신은 구원되었다고 확고부동한 믿음이 있
는지. 

 나에게 있어 '좋은책'이란 지금 이 책처럼
어떤 문장을 읽으면 씀풍 다른 문장을 생각나게 한다거나
어떤 사물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보며 새로운 면면을 챙길수 있는 책이다
비록 어떤 것들은 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저 검은 무의식 속으로 가라앉겠지만
기약 없는 어느 순간 그 어둠에서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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