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8.7.21 초판 2쇄

약 7일만에 1쇄가 다 팔려나갔다. 각 출판사마다 '상'을 만들어 내는 이유다.

의심할 수 없고 의심하지 않는, 또다른 달의 출현이라는 착상은 신선하다. 그로인한 '무중력증후군'이라는
제목 또한 눈길을 끈다. 시몬느 베이유의 『중력과 은총』이 번쩍 떠오른 건 다 제목 탓이었다. 여차저차
근 1년 만에 일독했다. 제목만 보고 잘못 짚어도 한참을 잘못 짚은 사람이 얼치기였다.

달이 두 개가 되었다니. 그것도 갑작스럽게 말이다.
지구의 위성은 하나다. 그게 달이다. 달에 사는 옥토끼를 더이상 상상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달이 두 개가
되었다면 그에 따른 지구와 달 간의 물리적 관계의 변화에 따른 변화 따위가 궁금해진다. 이 소설에서 그런
과학적 접근은 찾아볼 수 없다. 기대한다는 게 잘못된 걸지도 모른다. 이건 그냥 소설일 뿐이다. 그런데 소설이
소설같지 않고 '이야기'로 읽힌다. 옛날에 아무개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대요, 라고 하는 이야기.
최근의 소설들이 그렇다. 비평가들은 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라고 나름의 평을 내놓고 있다. 문학소설의 지평은
어디까지일까 한번 물어보고 싶다.

갑작스런 제2, 제3의 달의 등장과 그로인한 여러가지 상황들을 재빠르게 때론 어물쩡 넘어가는 게 힘이자
매력이지만 그렇게 숨가쁘게 좇아가 어느날 새 달들이 사라진 하늘을 올려다 보는 순간 지금까지 얼마를
달려 왔고 무얼 좇았는지 멍하다.

정말로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숙명 같은 다소 무거운 이야길 하던가, 아니면 획일화된 뉴스에
의해 휘둘리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해 보던가. 이것도 저것도 살짝 건드려 보다가 치고 빠지기
식인, 하다만 이야기들의 혼재랄까, 그렇다. 두껍고 질긴 줄거리는 없고 곁가지 두어 개만 늘어놓고 끝낸.

어설픈 점을 하나 더 꼽으라면, 작가의 성은 여성이다. 화자는 남성이다. 자신의 성 영역 안에서만 작품을
쓸 수는 없다. 여성 작가가 건드리는 남성만이 느낄수 있는 말초적인 부분의 묘사나 설명은 어설프다. 안하니만
못한 부분이라고 본다. 남성과 여성이 각각 달리기 할 때 덜렁거리는 서로의 성기나 가슴의 느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런 건 그냥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것들이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트린다.


역시나 아무개 상 수상작 이런 건 집어드는 게 아닌것 같다. 대부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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