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 시인선 352
정현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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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을 견딘 산과 계곡의 선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것처럼
사람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기란 힘든가 보다. 

자신은 너무 잘 취한다고 한 정현종 시인이기에 오늘날의 시인 정현종이
있기도 한 것이지만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아본 자들이 갖는 느슨함
이랄까 관조 내지는 달관
그 속에서 촌철살인하는 시가 나오기도 하겠지만, 「섬」과 같은 시가 그에 해당한다
시집 『광휘의 속삭임』은 긴장과 밀도가 엿보이지 않는 절간의 말들처럼 너무 멀거나
그런만큼 너무 가깝다

치기어릴지언정 어리석은 치열함으로 똘똘뭉친 그런 시들은 젊은 시인들에게 기대해야
겠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쉽다

어림없는 편견이겠지만 대부분 시인들의 시집 가운데 빛나는 시집들은 제 1시집과 약 3에서
4시집 사이라고 본다 다작하는 시인들의 경우 다를수 있으나 세월 따라 시 또한 졸기도 하고
농땡이도 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완숙한 시인의 시집은 읽지 않게된다
인생을 바라보고 말하는 자세가 별다르지 않다 너무 감탄과 수긍이 많다 그 수긍과 감탄을
좇기엔 아직은 불편하다
물론 이런 불평 역시 아직은 머리에 피가 덜 말라서인지도 모르겠다만은.

이제 '별 아저씨'에서 '별 할아버지'가 된 정현종 시인이 아닌가 한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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