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승우의 작품세계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다수의 한국 소설을 번역 소개하고 있을 만큼 한국과 한국문학을 잘 아는 외국인이 썼다고 하여 솔깃 했다책 곳곳에서 호명 당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보자면 소설 좀 읽었다는 한국 독자는 저리가라 할 정도다아울러 그가 자주 다닌 종로 대학로 등등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읽기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외국인이 읽고 느낀 한국 문학은 어떤가 궁금하다면 일독해 볼만 하겠다적은 선(善)을 정의하고, 위협을 받는 이를 적보다 더 나은 존재로 변모 시킨다. 적은 고발하고 맞서 싸워야 하는 대상이자 영감의 원천 이므로, 한국문학은 적에게 서사의 중심축이 될 정도로 지배적인 지위를 부여했다(사실 달리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적은 이런 구체적인 역할 외에도 원동력을 구체화하면서 상징적인 역할도 하여 사고(思考)의 흐름을 만들고 한국문학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21p진정한 독서가는 젊은 시절엔 다독을 하지만 이후엔 재독을 한다. 읽고 또 읽는다. 걸작들의 의미를 천착해야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버릴 때까지. 그러고 나면 평생 읽을 책 몇 권만 남겨두고, 쓸데없는 잡동사니는 더 이상 쌓아두지 않게 될 것이다.10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