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소설이다그래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141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재미있다제목까지 써서 힘주어 말하듯이 단지 소설로 읽어도 좋았고 소설을 가장한 그 무엇인거구나 하며 읽으니 더 재미 있었다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책보다는 짧은 영상 쪽으로 몰려가는 대중 앞에서의 작가의 위치 변화와 같은 그 바닥에 몸 담아봐야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단지 소설로 읽었다면 순수한 거거나 멍청한 거최근 번역서 번역자들의 턱턱 걸리는 문장을 읽다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읽어서인지 아주 씐나게 읽어나갔다 물론 국내 작가들도 턱턱 걸리는 문장 많다만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장르적 성격이 강한것 같다는 선입견 그래서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 작품이 예외적이지 않을까 싶다작품속 작가 s가 소설가 구병모의 페르소나라고 가정한다면 그래서 s가 지향하는 이야기가 구병모의 지금까지의 작품들이었다면 전작주의로 구병모를 읽을 의지가 불타오르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읽지도 않고 말하는게 어거지이다만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작품은 별이 다섯개참고로 2월 1일 현재 교보문고 앱을 통해 각 지점 재고 보유량을 보면 다섯 곳을 제외하고 재고 0권 ㅋ그 다섯 곳도 부유량 1권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은건지 안팔릴것 같아 안들이는 건지ㆍㆍ타인의 사고를 들여다보는 일은 기본적으로 은밀한 쾌감을 닮은 고통과 불쾌를 수반하는 법이지 않나.011그러므로 글 속에 드러난 화자는 명시된 인칭과 무관하게, 특히 화자의 환경적ㆍ인간적 결함이 드러날수록 작가와 동일인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고려하여012우리는 어쩌면 저 건너편이라는 목적지에 닿는 것에 몰입하다가 디테일을 업신여기는 게 아닐까?035삶의 전부는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떠나는 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상 모든 곳이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네036그리하여 즉각적인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대신 불쾌감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음은, 소설이 아니란 말인가?036내게 있어서 글쓰기란 것이, 겨우 존재하는 침묵을 깨뜨리는 발소리에 불과했으면 좋겠네.044무언가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관념도, 알고 보면 극복이라는 행위에 대한 집착이지 않은가.122이용자에게 신속 정확한 내비게이터가 되어주지 못하는 글, 심지어 목적지가 어딘지가 애초에 중요하지 않은 글은, 이야기라고 부를 수 없단 말인가?133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