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추려진 출판 관련 기사를 보다가 올해 한국일보문학상 최종 본심 10편이 무엇인지 읽어봤다 그 기사에 대해 지인과 통화하다 각자 누구를 유력 수상자로 찍을거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지나간 한때는 열심히 국내 소설들과 작가들을 따라 읽긴 했는데 언젠가부턴 더는 그런 열심이 쏟아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젠 작가 이름을 들어도 대부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들이다
후보 가운데 그나마 읽지는 않았지만 이름은 익숙한 김멜라를 나는 1순위로 찍었고 그 다음으로 정지돈을 꼽았다 지인은 김멜라의 작품을 이미 읽어봤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며 일독을 권했다 그리하여 출간된 소설집 두 권을 빌려 왔다
도서관 책꽂이 앞에서 나란히 꼽혀 있던 두 권을 꺼내 먼저 작가의 말을 읽어보았다 두 권 작가의 말 모두 작품과는 상관 없는 말이었지만 이런 작가의 말을 쓰는 작가라면 뭔가 내 취향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우선 먼저 출간된 ˝적어도 두 번˝에 실린 등단작 ‘홍이‘부터 읽었다 그리고 먼저 읽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같은 ‘호르몬을 춰줘요‘와 ‘적어도 두 번‘ 순으로 읽었다
지인이 말하길 퀴어 소설을 내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며 형 취향에 과연 맞을까 하는 뉘앙스의 말을 했는데 틀리지 않은 염려였다
퀴어라고 일부러 멀리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찾아 읽을 것까진 아닌듯 하다는걸 읽으며 깨달았다 이게 퀴어기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십대 때 즐겨 듣던 음악을 평생 듣는 걸 보면 문학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어떤 공감되는 정취랄지 그런 지점이 있어야 계속 따라 읽을텐데 그런 점이 없다보니 언젠가부터 젊은 작가들을 안읽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중견 작가들을 또 열심히 읽었냐 그것도 아니었고 그냥 국내 소설들이 심드렁했기 때문이었다
두번째 소설집에서는 ‘제 꿈 꾸세요‘와 ‘나뭇잎이 마르고‘를 읽었다 김멜라라는 이름은 들어 알만큼 많이 호명되는 작가인것 같으니 뭘 어떻게 쓰는지 궁금함때문에 읽는 것이라 수록 작품 모두를 읽으려 한건 아니었다
등단작을 비롯 단편 5편의 작품들을 읽어본다면 그 작가의 작품 느낌은 대충 이렇겠구나 정도는 알 수 있다 김멜라의 한국일보문학상 후보작은 장편 ˝없는 층의 하이쎈스˝다
신문 기사 때문에 예상에도 없던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는게 수확이라면 수확 하지만 딱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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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무섭지 않은 낙엽처럼, 떨어진 이후를 걱정하지 않는 눈송이처럼
제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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