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프 일기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ㅣ 버지니아 울프 전집 13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버지니아 울프는 서른세 살이 되던 1915년 1월 1일부터 규칙적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해, 자살하기 나흘 전인 1941년 3월 28일까지 장장 27년간이나 꼼꼼하게 일기를 적고 있다.
_해설
제임스 조이스의 부고를 듣고 쓴 1941년 1월 15일의 일기에서는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대해 '쪽마다 음란스러웠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어떤 사람이 일기를 쓸까
가끔 몇 년 전의 오늘 나는 뭐라고 적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면 한번씩 찾아볼 때가 있다 일기든 메모든 그런걸 써버릇 하는 대개의 사람들은 느낄것이다 과거 일기가 내가 쓴게 맞나 싶은 낯선 느낌을
그리하여 꽤나 오래전 오늘 일기를 찾아보니 나이보다 몇 개 더 많은 팔굽혀펴기나 웟몸일으키기... 뭐 그런 내가 할법도 쓸법도 아닌 걸 써놓았다
전혀 이해불가다
제임스 설터 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글로 쓴 것들은 우리와 함께 늙어가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늙은 내가 덜 늙었던 나의 생각을 읽는 낯섦은 당연한 것인가 지금 이것도 결국 그런 하나의 일기로 남겠지
언젠가 사뒀던 울프 일기를 꺼내 나이 별 페이지에 표시를 해보았다 딱 오늘 날짜의 일기가 있다면 어떤 일기를 남겼나 궁금했다
42세인 1924년의 일기 가운데 12월 13일을 찾을 수 있었는데 시작과 끝은 다음과 같다
나는 지금 전속력으로 "댈러웨이 부인" 전부를 처음부터 다시 타자하고 있다. 이것은 "출항" 때도 비슷했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나는 지금 쓰고 쓰고 또 쓸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느낌이다.
이것만보면 쓰고 있는한 울프는 절대 자살을 하지 않았을것 같기만한데 인생이란게 한 인간의 내면이란게 그리 단순한것만은 아니니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는 논쟁적이다 일기에 드러난 면모를 우리는 어디까지 작품으로 보고 어디부터 인간의 내면 모습이라고 인정할수 있을까
때론 작품보다 작가의 일기가 더욱 흥미로울 때가 있다 작품보다 한 인간으로써의 작가가 더욱 감동적일때 말이다 삶이 곧 작품인 인간을 만나보고자 하는 갈망을 작품 속 주인공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마음에 기껏 허구뿐인 소설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42세 울프의 12월 겨울 어느 하루는 행복했음을 확인한 오늘의 일기를 찾아볼지 어떨지 모를 언젠가의 나도 행복하길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214/pimg_720912183276296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