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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철학
라르스 스벤젠 지음, 이세진 옮김 / 청미 / 2019년 10월
평점 :
외로움의 철학
오늘 소개하는 <<외로움의 철학>>은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의 철학 교수 라르스 스벤젠의 책으로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자유를 말하다>>, <<노동이란 무엇인가>>, <<패션:철학>> 등이 있다.
차례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외로움을 여러모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제 1 장 외로움의 본질
제 2 장 외로움이라는 감정
제 3 장 외로운 자는 누구인가 ?
제 4 장 외로움과 신뢰
제 5 장 외로움, 우정, 사랑
제 6 장 개인주의와 외로움
제 7 장 고독
제 8 장 외로움과 책임감
그 가운데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정도를 살펴볼까 한다
1. 외로움, 고독, 혼자 있음의 구분 에 대하여 살펴보고
2. 외로움은 어떻게 감소 되는가 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1. 외로움, 고독, 혼자 있음의 구분
외롭다고 말하든 외롭지 않다고 말하든 어쨌거나
우리는 외로움 이라는 말을 비교적 많이 쓰며 산다
그런데 그 외로움 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거나 외롭다는 생각을 할 때 느끼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언제 처음 느꼈는지를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철학자가 말하는 외로움이란 무얼까 싶어 책을 읽어 봤다
제목이 <<외로움의 철학>> 이라고 해서 철학책이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철학책이라기 보단 외로움에 관한 연구서나 보고서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주장이나 사실 관계의 제시에 있어서 철학적 접근보다
관련 논문들과 실험 데이타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싶다
외롭다는 것, 외로움이라는 것이 뭐냐고 할 때
뭔가 떠오르는 건 있는데 명료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외로움의 사전적 뜻은 다음과 같다
외로움 :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흔히 외로움 이라고 하면 고독이라는 것을 떠올리기 쉽고 그 두 가지는 비슷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을 것이다. 고독이라는 말의 사전적 뜻은 다음과 같다
고독 :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고독과 외로움의 사전적 뜻의 한국어 풀이만으로는 차이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영어권에서는 어떠한지 저자의 의견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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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는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이 별개의 단어로 구분되어 있다. (...)
외로움은 부정적 감정 상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고독은 긍정적 감정 상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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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고독보다 명확하게 정의된다. 외로움의 근간에는 결핍이 있지만,
고독은 다양한 경험, 생각, 감정에 제한 없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은 반드시 고통이나 불편한 느낌을 포함하지만,
고독은 꼭 특정한 감정을 포함하라는 법이 없다.
고독은 좋은 감정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고 아예 감정상 중립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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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외로움’과 ‘혼자’라는 것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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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외로운(lonely)’이라는 단어가 글로 쓰인 가장 오래된 용례는
셰익스피어의 <코리올라누스>에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외로운’은
완전히 홀로된 상태를 가리킨다.
이 사실에서 외로움(loneliness)이 홀로 있음(aloneness)의 동의어처럼
쓰였으리라 추정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도, 외로운 사람은 혼자인 경우가 많고
혼자인 사람이 더 외로울 거라는 생각이 흔하게 퍼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앞으로 보겠지만 외로움은 혼자 있음과 논리적으로 또한 경험적으로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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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alone)’은 기본적으로 수(數)와 관련된 물리적 성격을 나타내는 단어로, 어느 한 사람 주위에 다른 이들이 없다는 사태 외에는 지시하는 바가 없다. 이 단어는 그 사태의 좋음이나 나쁨을 평가하지 않는다. (...) 반면에 ‘외로운(lonely)’에는 늘 가치가 개입된다. ‘외로운’은 대부분 부정적인 상태 표현에 쓰인다. 반면에 우리는 ‘혼자 지내는 즐거움’을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혼자인’에는 필수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정서적 차원이 ‘외로운’에는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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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언어마다 특정 상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제 각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주장하는 대로 외로움, 고독, 혼자 있음 의 차이를 따라 구분하고 써야 하는건 아닐 것이다
그렇더라도 다른 언어권 언어가 더 효율적으로 구사되고 있다면 그 언어를 통해 내재된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저자의 설명 덕분에 각 낱말의 의미나 느낌을 좀 확실하게 해둘 수 있었다.
2. 외로움은 어떻게 감소 되는가
우리는 흔히 현대사회로 오며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개인은 더더욱 외로워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통계적으로나 관련 연구를 찾아봐도 그러한 주장의 근거는 없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으로 개인의 sns 사용 시간 역시 자연스레 증가했다 그것으로인해 개인은 더욱 외로워졌을거라 자연스레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런 주장 역시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주장에 나 역시 동의하는 점이 많은 편이다 궁금한 저자의 주장은 직접 책을 읽어보는 것으로 남겨 두겠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저자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혼자 있음’을 구분했다. 그 가운데 외로움을 감소시키기 위해 고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7장 고독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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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외로움이 아니라 너무 미미한 고독일지도 모른다.
_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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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고독을 견디는 법’을 배우지 않고, 추구하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고독 역량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토마스 마초는 이른바 “고독 기법”, 다시 말해 자기 자신과 교제하는 기술에 대해 썼다. 외로움 속에서는 자기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것인 반면, 고독 속에서는 자기 자신과 더불어 있는 것이다. 고독 기법들의 일반적 성격은 자신을 이원화하는 데 있다. 나와 정확히 똑같은 분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와 더불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혼자 있으면서도 타인들의 부재보다는 나 자신의 현존으로 충족이 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_188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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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생에는 외로움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수한 채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외로움을 견디는 법, 될 수 있으면 외로움을 고독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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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말하자면 외로움을 고독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외로움의 실체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외로움의 여러 측면을 설명한 것이다.
한편 저자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려 고독이 외로움으로 변하는 경우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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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외로움으로 변할 수도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나는 나 자신에게 버림을 받은 것이다. 내가 나를 “하나 속의 둘”로 쪼개지 못했기 때문에 나 자신과 교제하지 못하고 덩그러니 혼자 남았다고나 할까.
_190
딱히 내 의견을 많이 첨가할 리뷰는 아닌 것 같다. 외로움이니 고독이니 어찌보면 뜬구름 잡기 좋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잡히지도 않는 뜬구름 한 조각을 아무렇게 뜯어다가 내 맘대로 주물러 놓은것도 같다.
애시당초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를 걸어놓고 자랑질이나 하려했는지 모르겠다
돼지우리의 돼지에게도 외로움이나 고독의 시간이 있을까
잠시나마 그런 이야길 하고 있는 돼지도 있지 않나 상상을 해본다
돼지우리의 돼지는 살이 찌지 않는다면 돼지로써의 실존을 상실한 돼지다
구제역에 걸린 돼지나 소가 생매장 당하는 이유다
돼지처럼 살을 찌우는데만 혈안이 된 우리 대부분에게 고독이니 외로움이니 그딴 것들을 논할 시간은 없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러겠지 고독이 밥 먹여 주냐고 고독에서 쌀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고
쌀도 중요하고 밥도 중요하다 그런데 지구촌 어느 한 구석에는 돼지우리를 탈출해 먹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어떤 정신나간 돼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외롭고 고독한 상상을 해본다
어쨌든 나는 당신들이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부디 고독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귀를 막고 돌아설건가
마지막으로 올라브 하우게의 시 한 편을 옮겨놓는다
달콤하구나, 고독이란.
다른 이들에게 돌아갈 문이
열려 있는 한.
결국, 그대는
자기 힘으로 빛나지 않는다
Hauge, ‘Attum einsemds 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