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란 무엇인가 태학산문선 102
심노숭 지음, 김영진 옮김 / 태학사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옛날 사람의 글을 읽는다. 좀 더 상세히 말하자면 불우했던 한 선비의 심사心思를 읽는다.

출세를 하지도 명망을 쌓지도 못한 한 남자의 마음과 말들을

오늘에 와서 읽어봐도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인지상정임을 알아간다.

 

자칫 옛 선비의 글이라 생각하고 따분하거나 지루할 것이라 여길지 몰라

책 제목이기도 한 글을 무턱대고 한 편 읽어보자

 

 

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심장)에 있는 것인가?

눈에 있다고 하면 마치 물이 웅덩이에 고여 있는 듯한 것인가?

마음에 있다면 마치 피가 맥을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것인가?

눈에 있지 않다면,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다른 신체 부위와는 무관하게

오직 눈만이 주관하니 눈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마음에 있지 않다면, 마음이 움직임 없이 눈 그 자체로 눈물이 나오는 일은 없으니

마음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마치 오줌이 방광으로부터 그곳으로 나오는 것처럼

눈물이 마음으로부터 눈으로 나온다면 저것은 다 같은 물의 유로써

아래로 흐른다는 성질을 잃지 않고 있으되 왜 유독 눈물만은 그렇지 않은가?

마음은 아래에 있고 눈은 위에 있는데 어찌 물인데도

아래로부터 위로 가는 이치가 있단 말인가!

 

_ 눈물이란 무엇인가」 일부

 





처연하고 쓸쓸하다.

제목이 된 눈물이란 무엇인가편에선 완고하기만 할 것 같은 선비의 마음을 읽고

선입견 가득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어찌보면 옛 선인들의 글들을 읽는 게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것 역시 선입견이겠지만

요즘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피로감 같은게 있달까, 물론 곤궁한 선비의 글이라고

마냥 맑고 투명하지는 않겠지만 확실히 시대가 다르다보니

그것이 환기하는 지점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물이란 것의 속성인데 어찌 눈물만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지 모르겠다는 저자의 일갈에 아득해진다

다시 한번, 눈물은 마음에 있는 것인지 눈에만 있는 것인지의 고민에

가서는 그런 고민의 골짜기에 가있는 저자의 처지가 아련하기도 하다

덩달아, 눈물은 어디에서 우러나오는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본다

우물에서 길어 올려지는 물처럼 눈물을 이끌어 내는 일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면 어디 있는지 모를 우물 바닥이 울렁하고 철렁하는지

물렁해지는 마음을 부러 외면하려 한다. 눈물이 싫은 것이겠지 아니면

눈물 나는 일들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겠지. 때론 그저 한번 펑펑 울어서

다 지워버리고 싶기도 하지않나. 울수도 안 울수도 없는 일들이 부지기 수인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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