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상상
하비에르 페레스 / 김유경 / 어바웃어북 / 280쪽
(2017. 12. 06.) 



  어떤 상상은 허무맹랑한 '공상'이라며 쓸모없이 여기고, 어떤 상상은 '사색'이라며 높이 삽니다. 상상은 바람과 같습니다. 가뒤두거나 어떤 형태를 만 들 수
없습니다. 바람처럼 그냥 자유롭게 흐르게 둬야 합니다. 그런 상상에 등급이란 어울리지 않습니다. 평소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을 머릿속에 가뒤두고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을 자유롭게 놓아두세요. 이곳저곳을 방황하다 돌아온 당신의 생각은 꽤 근사한 모습이 되어 있을 거예요.
(P.5)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배가
고파지면 사과를 따 먹곤 했습니다.
때로는 나무 뒤에 숨어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나무에 기대서 단잠을 자기도 했지요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소년은 오늘도 어김없이 나무를 찾아욌습니다.

“시간이 흘러 네가 날 떠나려고 해도,
널 붙잡자고 내 전부를 내주지는 않을 거야.”

나무는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아버지 사과나무를 보며 중얼거렸습니다.
(P.36)


연필을 뾰족하게 깎고
어디로 갈지 생각한다
화성, 달, 해왕성, 명왕성,
심이 더 굵거나 얇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연필이랑
상상력이면 충분하다.
(P.1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