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루소 사회계약론
손영운 / 팽현준 / 주니어김영사 / 240쪽
(2017. 8. 27.)


  

루소의 글은 내용도 딱딱하고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대목에서 반복하기도 하며 흐름이 산만하기도 해. 게다가 뜻이 애매모호한 부분도 적지 않아. 그렇지만 그가 알관되게 주장하는 메시지는 분명해. 사람은 본래 선한 존재이고 자유를 타고났다는 거야. 루소는 그 자유를 토대로 하는 이상적인 사회 질서와 정부 수립까지 선명하게 그리고 있지. 루소에 따르면, 자연 상태에서 자유롭고 평등하던 인간이 사회계약을 통해 국가를 형성한다는 거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이 계약을 맺고 사회 질서를 만드는 것이 속박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이지.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이익을 위한 자발적 행동이란 거지. 물론 루소 말고도 사회계약을 얘기한 학자들이 있긴 했어. 홉스, 로크 등이 대표자지. 그러나 루소가 말한 사회계약론과는 의미가 180도 다르단다. 홉스와 그의 친구들이 말하는 사회계약은 상하 수직적인 계약이었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또 그 윗사람에게 복종하는 즉 국민이 왕에게 철저히 복종하는 계약을 말했거든. 사실 루송 이전의 학자들과 지배층은 국민을 무시하고 얕잡아 봤어. 가난하고 무식한 국민들을 동정하는 체하면서 내심으로는 무지한 대중을 통제하고 지배할 묘안을 찾기에 골몰했짜. 그러나 루소는 달랐어. 그에겐 사람들의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 그리고 폭력에 의한 질서가 아닌 계약에 의한 질서를 꿈꾸었지. 그 질서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일반 의지'라는 것으로 구체화되는 거야. 사회계약론의 핵심인 일반의지는 부자와 귀족뿐만이 아니라 농부와 노동자, 거지에게도 똑같이 있는 거거든.
(P.23)


  17세기 전후로 유럽의 문명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것은 뉴턴, 라부.'아지에, 린네 등과 같은 과학자들의활약으로 일어난 과학 혁명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맹목적인 신앙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철학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영국의 베이컨은 사물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강조하는 경험주의 철학을 강조했고, 프랑스의 데카르느느 합리적인 철학을 하기 위해 이성을 강조하여 계몽사상의 토대를 마련했다.
계몽이란 '민중의 어리석음을 이성에 의해 깨우친다.는 뜻을 가진 말이며, 계몽사상은 민중을 계몽하기 위한 사상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계몽사상은 1784년 칸트가 쓴 <계몽이란 무엇인가?>를 시발로 유럽의 주류 철학 사상으로 자리 매김했다. 계몽사상은 과학적 자연주의를 토대로 하여 종교적으로는 무신론에 가까우며, 역사 정신은 진보주의라 할 수 있다.
(P.30)


  독일 철학자 칸트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단다. 그는 루소와 달리 규칙을 잘 지키고 몸가짐이 단정한 '범생이' 타입의 학자였어. 그는 매일 정해진 일과를 정확하게 지키기로 유명해서 동네 사람들이 칸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대. 그런 칸트가 단 한 번 자신의 규칙적인 일과를 지키지 못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루소의 <에밀>을 읽는 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그날의 산책을 포기했다는 거야.
(P.49)


  사회계약이 실제로 맺어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첫째, 모두가 똑같이 자신의 모든 권리를 내놓는 것을 의미해. 전부 같은 조건, 같은 위치에 놓이는 것이니 모두가 평등해지는 거지. 둘째, 그렇기 때문에 권력가라는 것이 아예 없어. 셋째, 모두가 똑같이 자신을 내놓았으니 어떻게 보면 누구도 자신을 내놓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가 되는 거야. 잃는 것은 없고 오히려 남는 장사인 셈. 왜냐하면 공동의 힘으로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P.80)


  자연인은 자연이 베푸는 혜택 속에서 남 생각 안하고 그저 자기 하나만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었어. 그러다가 계약 후에 인간은 사회인이자 문명인이 되지. 행동을 할 때도 일정한 기준에 따르게 돼. 본능에만 충실한 게 아니라 정의니 의무니 권리 같은 고찾원적인 것들을 따지게 되지. 주변과 타인의 상황을 고려할 줄도 알게 되면서 도덕성이라는 것일 발달하게 돼. 물론 계약전에 누렸던 자연의 이득 중 일부를 포기했지만 새로 얻은 것도 많아. 또한 사회 속에서 분업을 함으로써 개인들의 능력은 눈부시게 빨리 개발되었지. 루소에 따르면 지성이 고개를 들면 감정이 고상해지고 영혼이 고양되어 절로 행복감을 느끼게 된대.
(P.84)


  일반 의지는 책에 따라 '전체 의사'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학계에선 일반 의지로 통일해서 쓰고 있어. 의미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공동의 의지야. 그렇지만 단순히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모아 놓은 게 아니야. 모든 사람이 동의했더라도 공익을 위한 게 아니라면 일반 의지라 볼 수 없어. 루소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위한 의지가 일반 의지라고 했는데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게 과연 세상에 있을까?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은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르니까. 그렇지만 공동의 이익은 분명히 존재해 사회적 유대라는 것은 이 공통 부분에서 생겨나는 거지. 일반 의지라는 개념이 워낙 추상적이다 보니 가슴에 팍 와 닿지는 않겠지만 자유나 평등, 평화 같은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소중한 가치라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거야.
(P.94)


국가는 국민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어. 마치 사람이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듯이 말이야. 물론 국가의 권력은 사회계약의 범위 안에서 행사되는 거지. 주권은 국가의 의사를 최정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의 권력이야. 우리나라의 헌법 제1장 제1조의 2항에 보면 이런 내용이 었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즉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인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거지.
(P.103)
 

  우리가 하는 행동은 두 가지 원인으로 이루어져. 하나는 행위를 결정하는 의지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힘이야. 정치도 마찬가지여서 의지와 행동(힘)이라는 두 가지 원동력이 필요해. 정치에서의 의지는 입법권으로 나타나고 행동(힘)으 집행권으로 나타나. 이 둘이 따로 놀면 절대 안 되겠지. 이 힘을 일반 의지가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발휘하려면 정부라는 대리인이 필요해. 정부는 실제 나라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조직이야. 정부는 주권자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고 정부는 주권자와 국가의 중간에 위치해서 주권자이 명령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한편 법률을 집행하고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마치 개인에게 육체와 정신을 결합하는 것 같은 구실을 하는 거야. 우리가 대통령이나 장관, 공무원들을 '심부름꾼'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그들이 스스로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야. 좋은 정부란 이 대리인 역하을 잘하는 정부야.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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