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e시대의 절대사상 002)
김용환 / 홉스 / 살림 / 283쪽
(2017. 5. 27.)



  근대 시민사회의 토대들인 개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이념들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규정짓는 원리들이다. 이중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사상의 형성에 홉스 철학이 던진 빛은 깊고도 긴 그림자를 우리 시대에까지 드리우고 있따. 홉스는 어느 누구보다도 근대 철학, 그리고 우리 시대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 철학자이다.
(P.11)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근대 국가를 사회계약론이라는 토대 위에 새롭게 세우려는 원대한 꿈이 담긴 작품이다. 그리고 홉스는 자신의 이 작품이 현실 정치가, 특히 군주의 손에 들려져 그로 하여금 백성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해주는 현실 정치를 펴는 데 교과서가 되길 희망했다. 이 작품은 근대 시민사호의 성립과정과 정부 구성의 원리를 제공해주는 사회계약론에 관한 대표적인 고전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마키아벨리를 계승하는 홉스의 이 작품은 서양 정치 사상사의 맥을 잇는 로크의 <시민정부론>과 더불어 근대를 대표하는 정치 이론서이다.
(P.21)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사람들은 1부 <인간에 관하여>와 2부 <국가에 관하여>에 관심을 가장 많이 보여 왔는데, 홉스의 사회, 정치 철학이 대부분 이 두 곳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리바이어던>의 전체 분량으로 보면 그 절반에 가까운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호브가 논의한 주제는 종교, 신학적인 문제들이다. 3부 <그리스도 왕국에 관하여>에서 홉스는 자신의 독특한 방식, 즉 계약론적 관점에서 성서를 해석하고 있으며, 4부 <어둠의 왕국에 관하여>에서는 잘못된 성서 해석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철학이 어둠의 왕국을 지배하는 세력들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리바이어던>은 명실상부하게 홉스의대표작이다. 따라서 이 한 권의 책 속에는 그의 인간론, 도덕론, 정치론, 정교철학, 형이상학과 인식론 등이 모두 담겨 있다. 그의 전체 사상을 핵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사용하고 있는 중요 개념과 그가 취한 입장들을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일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P.44)


  건강하고 생산성 있는 새로운 철학은 늘 새로운 방법론을 요청한다. 마치 새 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그러하다. 근대 철학의 출발점에 서서 베이컨이 <새로운 기관>에서 우상론과 귀납론으로, 그리고 데카르트가 <방법서설>에서 수학적 방법으로 통해 새로운 철학을 위한 방법론을 모색했듯이 전통 철학에 강한 불신을 가졌던 홉스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요구 앞에 직면했다.
  홉스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냄으로써 낡은 철학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새로운 철학을 위해 선택한 방법론의 모습을 포착하는 일은 그가 그린 학문의 나무 전체를 이해하는 밑그림이 된다.
  홉스의 방법론에는 여러 가지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이 '분해와 결합의 방법' 이다. 분해란 우리가 알고자 하는 대상을 가장 작은 단위로 분해하여 더 이상 의심할 바 없는 확실한 토대를 찾아가는 과정을 말하며, 결합이란 그 토대로부터 점차 복잡한 것으로 종합해 과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분해와 결합은 분석과 종합의 방법이라고도 말한다.
  "철학에서 방법은 알려진 원인으로부터 결과를, 또는 알려진 결과로부터 원인을 찾아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사물들의 원인을 알아내는 데는 분해와 결합 또는 부분적인 분해와 결합이외의 방법은 없다. 결합을 종합적이라 부르는 것처럼 분해는 보통 분석적 방법이라 부른다."
(P.48)


  세계화와 무한 경쟁 시대라고 말하는 현대 사회에서 주로 목격되는 인간관계는 홉스가 말하는 자연 상태에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강자(강대국)와 약자(약소국)가 한 울타리 안(세계화)에서 같이 먹이를 놓고 공정한 게임의 규칙(WTO 체제)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투는 상황이 강자들이 말하는 허울 좋은 세계확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잔인한 경쟁체제에서 실제로는 공정하지도 않은 게임을 강요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7세기의 자연상태와 21세기의 세계화 논리 사이에서 발견되는 유사성은 삶의 조건이 비슷해서가 아니라 인간 본성의 공통성 때문이다.
(P.73)

 
  오늘날 다시 생각해 보더라도 통치자를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며 그 책임도 국민들이 져야 한다는 홉스의 말은 상징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의미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어떤 통치자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결국 그 결정을 내리는 국민들의 정치적 역량과 관련되어 있다. 훌륭한 통치자를 택하고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유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국민들 자신에게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홉스를 절대군주론자로만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계약론과 권위 부여하기 이론을 통해서 보면 홉스의 정치론에는 민주주의의 이론과 유사한 면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P.92)

  
  홉스는 국가 또는 통치자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리바이어던'이라는 용어를 선택했을까? 이 용어의 출처는 물론 구약성서이다. 욥기 41장에서 묘사되고 있는 리바이어던 무적의 힘을 가진 바다 동물의 이름이다.
  성서에서 이 동물은 혼돈과 무질서를 상징하며, 하느님의 적대자며, 모든 교만한 자들의 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홉스는 성서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 반대의 뜻으로 리바이어던을 차용하고 있다. 통치와 질서를 보장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의 소유자이며, 하느님의 대리자로서 인간의 교만함을 억누리고 그들을 복종하게 할 수 있는 존재이다.
(P.97)
  

  "다수를 속이는 일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속이는 일보다 더 쉽다."
  "모든 인간은 어리석어서 더 좋은 것을 대신 세우기 전에 이미 있는 좋은 것을 파괴하고 만다."
(P.129)


  흄은 무지하고 미개한 사람들에게 종교심을 일으키는 것은 "자연의 활동(질서와 조솨)에 데한 관찰에서가 아니라 삶의 사건들에 대한 관심과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희망과 공포의 감정이 라고 보았다. 특히 이런 감정은 기적, 계시, 엄청난 자연적 변화 등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자연 속에서 신(들)의 흔적을 느끼게 만든다. 알 수 없는 원인에 대해 추적하는 일이 불가능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할 때 희망과 공포의 감정은 종교적 대상에 대해 자연스러운 복종을 하도록 만든다.
(P.141)

 
  우리는 근대인들이 물려준 문화, 기술, 사상의 빚을 많이지고 살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지식인 사회에서 근대와 탈근대에 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근대정신에 대한 재평가 작업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위상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작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근대의 연장선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 시민사회의 토대들인 개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이념들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규정짓는 원리들이다. 이 중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의 형성에 홉스 철학이 던진 빛은 깊고도 긴 그림자를 우리 시대에까지 드리우고 있다. 홉스는 근대 철학자 어느 누구보다도 우리 시대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 철학자이다.
  "홉스는 마키아벨리보다 더 분석적이며, 보댕보다 더 간결하며, 데카르트보다 더 역사적이며, 스피노자보다 더 통찰력이 있으며, 로크보다 더 일관성이 있으며, 아마도 이들 모두보다 더 근대적이었다."
(P.184)
 

  사람의 본성 가운데에는 분쟁의 세 가지 주된 원인이 있는데, 첫째 경쟁심은 사람들을 무엇인가 얻기 위해 공격하게 만든다. 둘째, 자기 확신의 결핍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학 만들며, 셋째, 영광에 대한 명성을 얻기 의해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든다. 따라서 모든 사람을 떨게 만드는 공통의 힘이 없는 동안 사람들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같은 전쟁 상태에 놓이게 된다.
(P.213)


  공동의 권력을 세우는 유일한 길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권력과 힘을 한 사람 또는 하나의 합의체에 부여하는 일이다. 이것은 동의나 화합 이상의 것이며, 그들 모두의 참된 통일이다. 하나의 인격체 안에서 통일된 군중은 커먼웰스, 키비타스라 불린다. 이것은 위대한 리바이어던 또는 유한한 신의 탄생이다. 우리들이 평화를 유지하고 방어하는 것은 이 유한한 신 덕분이다 국가란 하나의 인격체로서, 다수가 상호 신약에 의해 스스로 그 인격체가 하는 행위의 본인이 되며, 그 목적은 그가 공동의 평화와 방어에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다수의 모든 힘과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인격첼ㄹ 이끌고 있는 이가 통치자며 통치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 밖의 모든 사람은 그의 신민이라 부른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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