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크의 인간 오성론 읽기
안병웅 / 울력 / 224쪽
(2016. 2. 23.)


 


* 오성(지성)은 깨닫는 능력을 뜻한다 (P.46)
* 오성 (Understanding , 悟性 , Verstand)(지성 知性)
  - 일반적으로는 지성ㆍ사고의 능력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감성에 대립한다는 점에서는 이성과 동일하고 때때로 혼용되기도 한다
  - 넓은 의미로는 사고능력(思考能力)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감성(感性)과 대립되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협의(狹義)로는 보다 고차적인 인식능력, 혹은 능력 일반으로서의 이성(理性) ·정신(精神)과 구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의미로 사용되건 오성(悟性)은 저차(低次) ·고차(高次)를 불문하고 직관적인 인식능력에 대립하는 것으로서, 추리적 사고(推理的思考)에 의한 인식에 골몰하는 것이고, 인간의 유한성(有限性)의 한 표현이라고 간주되는 면이 있다.

 

  -  '사물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지성(知性)은 서양철학의 역사에 있어서 대상을 직접 받아들이는 오성(Verstand, understanding)과 추리에 의해 간접적으로 대상을 받아들이는 이성(Vernunft, reason)으로 구별되어 왔다.

 




  존 로크는 <인간 오성론>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의 지성에 대한 인식론적 탐구를 시작했다. '인간의 지식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인간이 깨달을 수 있는 지식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인간의 지식은 진정 확실한 것인가?'에 대한 탐구가 이 책의 주제이다.
  로크는 <인간 오성론>에서 인간의 오성(지성이나 사고의 능력)을 꼼꼼히 살펴본다. 로크의 <인간 오성론>에는 인간의 오성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인간 오성론>은 모두 4권으로 되어 있는데, 1권 '생득관념에 대하여'에서는 인식의 기원을, 2권 '관념에 대하여'에서는 인식의 재료를, 3권 '언어에 대하여'에서는 언어의기능을, 4권 '지식과 의견에 대하여'에서는 지식의 확실성에 대한 로크의 주장들이 나타나고 있다.
(P.10)



  로크는 <인간 오성론>을 세상에 내놓고 두 가지 별명을 얻는다. 하나는 인식론의 아버지이며, 다른 하나는 경험론의 창시자이다. 로크는 통해서 이제 철학의 문제는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바뀐다. 로크로부터 앎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로크는 인간의 마음은 태어날 때부터 백지로 태어난다고 선언한다. 즉, 태어날 때는 관념이란 것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경험을 통해서 하니씩 인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크의 생각은 경험론이라는 새로운 철학 이론의 출발점이 되었다. 로크의 <인간 오성론>은 인간 인식의 근원을 살피도록 도와주며 경험론 이론의 뼈대를 제공해 준다.
(P.10)



  생득관념: 생득관념은 일반 사람들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관념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영혼은 세상에 나올 때 어떤 관념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세상에 나올 때 가지고 태어나는 관념이 생득과념이다. 예컨대 우리는 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신의 관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이때 '신'이라는 관념이 생득관념이다. 철학자들은 생득관념을 본유 관념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개념'이라는 본유관념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로크가 <인간 오성론>의 1권에서 주장하는 바는 이러한 생득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험이 모든 지식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P.15)



  제1권 "생득관념에 대하여"에서 로크는 사람의 인식의 기원에 대한 기존의 이론, 이른바 생득관념을 비판하고 거부한다. 생득관념 이론에 따르면, 사변적 원리와 실천적 원리가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정신 속에 이미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생득관념은 없다"라는 로크의 주장은, 이성을 지나치게 신봉하여 이성만으로 이 세상을 전부 설명할 수 있다고 본 데카르트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며, 동시에 합리적 이성의 개념을 도외시하면서 신의 실체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스콜라 학파에 대한 비난이기도 하다. 인식의 기원에 있어서 '생득관념은 없다'라는 로크의 주장은 경험만이 유일한 인식의 기원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크는 인식에 대한 새로운 주장, 즉 경험론을 처음으로 제기하면서 근대 철학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내놓았다. 이후 영국의 경험론과 대륙의 합리론은 인식론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고 칸트에 의해 종합되어 철학적 인식론이 완성되기에 이른다.
  로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이르렀을 때, 즉 우리의 인식 능력을 뛰어넘는 곳에 다다랐을 때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간 오성론>은 인간의 지식이 어떻게 생겨나며, 얼마나 확실한지 그리고 인간은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P.45)



  사람은 동물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인간이 생각을 한다는 점은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개달을 수 있다. 깨달을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성은 깨닫는 능력을 뜻한다. 동물들은 오성이 없어서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동물들은 본능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것이다. 인간은 깨닫는 힘이 있어서 주어진 환경에 적절하게 적응하기도 하고 환경을 바꾸기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 이와 같이 인간은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그런데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 그리고 이 생각하는 능력은 과연 무엇인가? 오성의 기원과 오성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 했던 학자가 있다. 존 로크가 그이다. 존 로크는 <인간 오성론>이라는 책에서 오성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는 인간이 고귀한 이유는 오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오성을 알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P.46)



  로크는 '어떤 사변적 원리도 생득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사변적 원리란 생각, 즉 사고 활동을 할 때 생겨나는 원리를 말한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하려 할 때 사변적 원리에 기초해서 생각할수 밖에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로크도 동의한다.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원리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데카르트는 "모든 사변적 원리는 생득적이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로크는 모든 사고 활동의 기초가 되는 이러한 사변적 원리도 생득적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생득적'이라는 말은 태어날 때 이미 마음속에 들어 있다는 말인데, 경험해 보지도 않고 관념이 이미 마음속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변적 원리는 마음속에 미리 개념적으로 존재하기에 아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배웠기 때문에 안다는 것이 로크의 주장이다.
(P.51)



  제2권 "관념에 대하여"에서 로크는 인식의 재료 즉, 관념을 다룬다. 관념은 사람의 오성(human understandig)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로크는 여기서 관념의 기원을 연구한다. 아울러 사람의 오성에 그러한 관념이 어떻게 부여되는지를 연구한다.
  로크의 이론은 관념 이론에서 가장 독창적이며 의미 있는 이론으로 펼쳐진다. 로코는 관념을 단순 관념과 복합 관념을 구분한다. 우리가 가진 관념들 중에서 어떤 것은 단순하며, 어떤 것은 복잡하다. 단순 관념으 복합 관념보다 더 순수하지만, 복합 관념은 단순 관념들이 모여 우리에게 드러난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자극하는 사물들은 관념에 있어서 결합되고 혼합된 상태로, 즉 복합 관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우리의 모든 지식의 재료들은 결국 단순 관념이다. 이 단순 관념은 감각과 반성에 의해서만 마음에 공급된다.
  우리의 오성은 단순 관념들을 무한히 반복하고 다양하게 비교하며, 관념들을 결합하는 힘을 소유하게 된다. 그 결과, 복합 관념들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오성의 힘을 가지고 있어도 혹은 아무리 빠르고 다양하게 사고한다고 해도 결국은 마음이 하나의 새로운 단순 관념을 발견하고 그 단순 관념을 구성함으로써 사고는 시작된다.
(P.73)



  로크는 제2권에서 관념들에 대한 자신의주장들을 펼쳐 놓았다. 경험에 기초해서 관념들을 펼쳐 보임으로써 경험론의 토대를 구축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3권 "언어에 대하여"에서 언어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언어의 세계는 관념의 세계와는 다르다. 관념의 세계는 인간 내부에서 발생하는 개념들의 세계, 즉 생각들만의 세계이다. 그러나 언어의 세계는 관념의 세게와 사물의 세계 모두에 관련성을 가진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관념을 언어로 표현하기도 하며, 동시에 언어를 표현할 때 사물의 세계를 제대로 지칭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된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사물의 세계에 잘못된 이름을 부여하면서 사용되고 있다면 이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언어의 세게에서는 관념들의 이름이 어떻게 지칭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관념들이 사물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 지가 논의된다.
(P.125)



  제4권 "지식과 의견에 대하여"에서 로크는 어떻게 오성이 관념으로부터 올바르게 지식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다룬다. 그는 오성이 관념으로부터 올바르게 이끌어 낸 참된 지식을 단순히 지식이라고 지칭하며, 올바르게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없는 불확실한 지식을 의견이라고 부른다. 지식과 의견을 구분함에 있어 로크가 가장 신경 쓰는 주제 중의 하나는 신앙의 영역과 이성의 역역에 대한 논증이다. 다시 말해서 신앙과 이성은 상호 간에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하나의 관심사이다. 신의 존재 증명을 이성이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그의 관심사는 먼저 자식 일반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되며, 자식은 어느 정도 믿을 만한 것인지, 신의 존재 증명은 가능한 것인지, 이성과 신앙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로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인류가 그동안 이루어 놓았던 학문들을 세 가지로 분류해 놓고 있다.
(P.145)



  로크는 사람들에게 전제정치의 유일한 대안은 무정부 상태일 것이라는 두령무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전제정치를 감내할 필요가 없다고 로크는 생각하였다. 로크는 정부의 부당한 권력행사에 대한 저항권의 차원에서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가진 정부의 잘못을 규탄하는 방법이 단지 켐페인의 수준으로만 이루어진다면 그 정부를 전복시킬 수 없다는 것이 로크의 지적이다. 로크의 이러한 저항권 이론은 이후 유럽으로 넘어가 프랑스 혁명을 일으키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게 된다.
(P.195)



  로크의 경험적 방법들을 비판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사람은 흄이다. 흄은 세게에 대한 사람의 인식 문제에 관하여 심리적인 설명을 시도함으로써 인식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흄은 로크의 경험철학을 논리적으로 발전시켜 결론을 내린 사람이다. 그는 로크의 경험 이론이 전제하고 있는 인과관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과관계는 단지 우리가 어던 경험을 반복해서 행했기 때문에 생겨난 습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내일 아침에도 동쪽에서 떠오를지 확신할 수 없다는 흄은 결국에는 회의론으로 빠졌지만, 로크의 백지설, 즉 "마음은 백지와 같다"는 이론을 받아들이면서 "생득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끝까지 견지해 나간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P.215)



  <인간 오성론>은 인식에 대한 물음을 다루는 책이다. 인식을 다룬다는 의미는, 우리가 어떤 사실을 알았을 때,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어떻게 알았는가?"라는 질문은 "무엇을 알았는가?"라는 질문 못지않게 중요한 질문이다. "무엇을 알았는가?"는 내용에 대한 질문인데, 이 질문을 진정 참다운 질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어떻게 알았는가?"라는 인식의 물음에 답해야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의 물음은 보다 근본적인 물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의문들을 밝히려고 했던 사람이 바로 존 로크이다.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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