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베이컨 신논리학
홍성자 / 김광옥 / 주니어김영사 / 227쪽
(2016. 2.  10.)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17세기 초 거의 모든 중대한 지식의 발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을 공격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죽고나서 2천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철학자들은 관찰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는 것이었죠.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절대적인 권위를 누리면서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가장 일치하는 것이 진리이다.'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이러한 당시 학문 풍토에,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 방법론에 문제 제기를 시작한 책이 바로 베이컨의 <신논리학>입니다. <신논리학은>은 어떤 책일까요?
  '아는 것이 힘이다.'
  베이컨이 한 이 유명한 말은 <신논리학>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자연을 잘 아는 것이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이용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신념이지요. 이 자연을 어떻게 하면 잘 알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아가는 책이 바로 <신논리학>입니다.
(P.6)



  베이컨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많이 알수록 인간에게 이익이 된다고 보았어. 그러면 자연에 대한 지식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자연에 대한 탐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혹시 방해가 되는 것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을 풀어 놓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책이 바로 <신논리학>이야. 그런데 왜 책 이름이 논리학도 아니고 <신논리학>일까?
  <신논리학>의 원래 제목은 라틴어로 'Novum Organum'이야. 라틴어에서 Organum은 기관 이외에도 방법, 논리, 규준의 뜻을 담고 있어.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논리학 저서의 제목이 <오르가논 Organon>으로 붙여졌는데 이것은 논리학이 학문 연구의 도구, 기관이라는 의미였지. 그런데 왜 베이컨은 책 제목에 New를 붙였을까? 베이컨은 당시 지배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에 맞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거든.
(P.15)



  1620년 출간된 <신논리학>의 표지에는 지브롤터 해협의 헤라클레스의 기둥 사이를 지나는 배가 그려져 있어. 지브롤터 해협 사이엔 두 개의 바위가 솟아 있는데 이를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 불렀지. 그런데 옛부터 이곳은 세상의 끝을 표시하는 지점이었다고해. 옛날 사람들은 세상의 끝이 깊은 낭떠러지라고 믿었기 때문에 아무도 지브롤터 해협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던 거지. 그래서 베이컨은 배가 지중해를 나와 큰 바다로 나아가듯이 <신논리학을 통해 중세를 넘어 근대의 학문 세계로 나아가려는 자신의 꿈을 표지 그림에 담고 싶었던 것 같아. 베이컨이 <신논리학>을 쓴 목적에는 인간이 자연을 알고 지배함으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 그래서 <신논리학>의 부제는 '자연의 해석과 인간의 자연 지배에 관한 잠언'이야.
(P.17)

 

 

 

  과거에 학문이 진보를 방해한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앞날의 희망의 근거도 그만큼 많다고 할 수 있는 거지. 또 다른 학문진보 희망의 근거는 학문하는 태도에서 나와. 베이컨은 학문하는 태도를 '개미'의 방법과 '거미'의 방법, '꿀벌'의 방법에 비유했어. 개미는 재료를 모이기만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거미는 자신의 속에서 거미줄을 끌어내지. 그런데 꿀벌은 꽃에서 재료를 모아 그것을 꿀로 변형시켜 내놓아. 여기서 베이컨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베이컨이 개미의 방법을 갖고 있다고 본 사람들은 경험론자들이야. 단순한 경험들을 단지 모으기만 할 뿐 제대로 된 공리를 내놓지 못하는 사람들인 거지. 거미의 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독단론자들로, 지성의힘으로 생각에만 의존해서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야. 베이컨은 참된 철학자라면 꿀벌의 방법을 써야 한다고 보았어. 베이컨은 꿀벌처럼 모은 재료를 지성의 힘으로 변화시켜 연구해야 한다고 보았지. 경험의 능력과 이성의 능력을 잘 결합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희망이 가능한 거야.
(P.164)

 


  귀납법이야말로 학문의 진보에 희망을 가져도 좋다는 근거거든. 수집된 자료로부터 일반적 공리를 수립할 때 지금까지 사용해 온 것과는 다른 방식을 써야 한다고 했지? 그것이 바로 베이컨이 강조하는 '귀납법'이야. 베이컨은 귀납법을 두 가지로 구분했어. 하나는 '단순 나열의 유치한 귀납법'이고, 다른 하나는 '참된 귀납법'이야. 단순 나열의 유치한 귀납법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소수의 사례를 두드러진 사례들만 가지고 판단하는 거야. 때문에 믿을 만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늘 뿐만 아니라, 한 가지라도 반대 사례가 나타나면 결론이 당장 무너지게 되는 위험이 있는 방식이야. 참된 귀납법은 적절한 배제와 제외에 의해 자연을 분해한 다음, 부정적 사례를 필요한 만큼 수집하고 나서 긍정적 사례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거야. 부정적 사례를 살펴본다는 것은 마치 토론을 잘 하는 사람이 상대편의 반론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자기 논리를 세우는 것과 같은 논리겠지. 반론에도 무너지지 않는 논리가 강한 논리니까. 베이컨은 참 된 귀납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 못한 많은 일들을 해야 하고 또 삼단논법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어. 참된 귀납법의 도움을 받으면 공리를 발견하기도 쉽고 개념을 규정하기도 쉬워지지. 이렇게 과거의 잘못과 결별하고 잘못을 시정한다면 절망은 사라지고 희망의 길이 열리겠지.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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