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근본문제에 관한 10가지 성찰
나이절 워버턴 / 최희봉 / 자작나무 / 336쪽
(2016. 2.  2.)


<옮긴이의 말>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에서 기본이 주제들을 간략한 문체와 쉬운 용어로 요약해 놓았다. 이 책은 현대 철학의 핵심 분야를 대표하는 '신' '도덕성' '정치' '실재하는 세계' '과학' '마음' '예술'이라는 일곱 가지 주제에 대한 철학자들의 논의를 압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색다른 점은 철학 탐색의 여정을 종교나 도덕과 같은 비교적 친근한 주제로부터, 인식론이나 존재론과 같은 생소한 주제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P.17)


<머리말>

  철학은 활동이다 특정한 물음들에 대해 사고하는 한 방법이다. 그 가장 뚜렷한 특징은 논리적 논증을 사용한다는 데 있다. 철학자들은 전형적으로 논증을 다룬다. 이들은 논증을 만들어내거나, 다른 이들의 것을 비판하거나 또는 두가지 모두를 한다. 철학자들은 또한 개념들을 분석하고 명료히 한다.
(P.22)


  철학을 공부하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존재의 의미에 관한 근본적 물음을 다룬다는 데 있다. 우리 대부분은 살아가면서 때때로 기본적인 철학적 물음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신이 존재함을 보이는 증명은 가능한가? 우리의 삶에는 목적이 있는가? 어떤 것을 옳거나 그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법을 어기는 것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우리의 삶은 한낱 꿈에 지니지 않을 수 있는가? 망므은 신체와 다른가, 아니면 우리는 그저 물질에 불과한 존재인가? 과학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등등. 심지어 어떤 사람은 검토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도 말한다. 그 기반이 되는 원리를 한 번도 검토하지 않고 틀에 박힌 삶을 지속하는 것은 마치 한 번도 정비된 적이 없는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과 같다.
(P.25)


  철학을 공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폭 넓은 문제에 대해 더욱더 명료히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좋은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의 방법은 수많은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다. 어떤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논증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다른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P.27)


  나는 앞에서 철학이란 하나의 활동임을 강조했다.그렇기에 이 책을 단지 수동적으로 읽기만 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사용된 논증을 아주 외워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철학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초적인 논증에 대한 확고한 지식은 제공해 줄 수 있을지라도 말이다. 이 책의 가장 이상적인 독서는 사용된 논증들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반대 논증들을 고려하며 비판적으로 읽는 것이다. 이 책은 사고를 자극하기 위해 쓰였지 사고를 대신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이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 다면, 당신은 분명히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많은 것들을 찾아낼 것이며, 그러는 동안에 당신 자신의 신념을 명료히 하게 될 것이다.
(P.31)


  어떤 행위를 옳거나 그러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해야 한다 또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때 우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이런 것들은 철학자들이 수천 년 논의해 온 물음이다. 만일 고문, 살인, 잔혹행위, 노예제, 강간 및 도둑질과 같은 것들이 왜 그른지 말할 수 없다면, 이런 것들을 금지하는 행위가 어떻게 정당회될 수 있겠는가? 도덕성은 단지 편견의 문제인가, 아니면 우리는 우리의 도덕적 신념에 대해 올바른 이유들을 제시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들을 다루는 철학의 분야는 대개 윤리학(Ethics) 또는 도덕철학(moral philosophy)으로 알려져 있다.
(P.87)


  의무에 기초한 도덕이론이라고 해서 모두 신의 존재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의무에 기초한 도덕이론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칸트의 이론은 도덕을 넓은 맥락에서 많은 무신론자들도 설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술한다. 바록 칸트가 기독교 개신교의 전통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그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지라도 말이다.
(P.94)


  대표 민주주의는 어떤 점에서 국민에 의한 정부를 실현하지만, 다름 점에서 그렇지 못하다. 이 제도은 선출된 사람들이 국민에 의해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국민에 의한 정부를 실현한다. 그러나 이런 대표들이 일단 선출되고 난 뒤에는 언제나 국민의 바람대로 안건을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자주 선거를 치르는 것이 공직의 남용을 방지하는 길이다. 유권자의 바람을 존중하지 않는 대표들은 재선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P.162)


  나는 스프에 파리가 한 마리 빠져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그것을 볼 수 있고 필요하다면 만질 수 있고, 심지어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대상과 실제로 내 앞에 있는 것 사이의 정확한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정말로 바깥에 있는 저 대상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가? 내가 꿈을 꾸고 있을 수도 있는가? 아무도 대상들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 때도 그것들은 계속해서 존재하는가? 나는 과연 외부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가?
  이것들 모드는 어떻게 우리가 우리 주변에 대한 지식을 얻는가에 관련된 물음들이다. 즉 이것들은 지식론(theory of knowledge) 또는 인식론(epistemology)으로 알려진 철학의 한 분야에 속한다.
(P.187)


  과학적 방법은 이전의지식 획득 방법에 비하면 커다란 진일보였다. 역사적으로 과학은 '권위에 의한 진리'의 자리를 대신했다. 권위에 의한 진리는 여러 중요한 '권위자들'의 견해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또는 교회의 가르침 따위가 이를 대표하며, 무엇을 주장하ㅡ냐가 아니라 누가 주장하느냐에 따라 수용 여부가 결정되었다. 이와 달리 과학적 방법은 테스트의 필요성과 어떤 주장이든 이에 대해 자신하기 전에 먼저 결과들에 관한 상세한 관찰을 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런 과학적 방법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것은 우리 모드가 믿을 수 있을 만큼 정말로 신뢰할 만한 것인가? 과학은 어덯게 진행되는가? 이런 종류의 것들이 과학철학자가 제기하는 물음이다.
(P.229)


  마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비물질적 영혼을 가지고 있는가? 사고는 그저 물질의 한 측면, 즉 두뇌 안에서 자극되는 신경의 부산물에 불과한 것인가? 어떻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단지 정교한 로봇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우리는 그들이 정말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이 모든 것들이 심리철학(마음의 철학)의 범위에 속하는 문제들이다.
(P.255)


  우리 자신과 세계를 기술하는 한 가지 방식으로서 우리는 보통 정신적 측면고 물질적 측면을 구분한다. 그러나 몸과 마음 사이에 과연 진정한 구분이 있는가? 아니면 이 구분은 단지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하나의 편리한 방식에 불과한가? 마음과 몸의 진정한 관계를 설명하는 문제는 '심신 문제(마음/몸 문제, mind/body problem)'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과 몸은 분리되어 있으며 우리들 저마다는 마음과 몸 양자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심신 이원론자라 불린다. 정신적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 물질적인 것과 동일한 것이며, 우리는 살과 피에 불과하며, 분리된 심적 실체를 가지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은 물질주의자라고 한다.우리는 먼저 이원론과 이것에 대한 주요 비판을 고찰할 것이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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