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3
요슈타인 가아더 /장영은 / 현암사 / 296쪽
(2017. 1.  18.)



  오늘날 '철학자'란 말은 쉽게 두 가지 의미로 구분해 쓴다. 철학자란 무엇보다도 철학 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대답을 구하려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꼭 자기 고유의 철학을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철학의 역사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철학자라고 한다.
(P.12)



  칸트는 처음부터 옳고 그름의 차이는 한갓 감정 문제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것은 사람의 이성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 합리주의자들과 같은 견해를 가졌다. 모든 사람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안다. 그것으 배워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이성에 내재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지. 칸트는 모든 사람에게나 도덕 영역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늘 말해 주는 '실천 이성'이 있다고 믿었다.
(P.26)



  헤겔 이전의 모든 철학 체계는 인간이 세계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에 대한 영원한 기준을 세우려고 했다. 그것은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흄과 칸트에게도 해당된다. 그들은 모두 인간의 모든 인식의 기초가 무엇인지 연구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인간이 세계를 알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초월한 전제들에 관해서만 얘기해 왔다.
  헤겔은 그처럼 시간을 초월하는 전제는 발견할 수 없다고 여겼다. 그는 인간 인식의 기초는 세대가 바뀜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헤겔은 '영원한 진리'란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을 초월하는 이성도 업다고 보았다. 철학적 사유의 유일하고 확고한 출발점은 역사 그 자체라는 것이다.
(P.68)



  헤겔에겐 철학이 강의 흐름과 같은 것이었다. 강의 특정한 지점에서 이는 가장 작은 물결도 강의 상류에서 소용돌이가 일거나 물이 흘러내려 생기는 것이지. 그러나 또 중요한 사실은 네가 관찰하는 강의 그 지점에 어떤 종류의 돌과 굽은 부분이 있느냐는 것이다.
  사유나 이성의 역사도 그와 같은 강의 흐름과 같다. 그것은 네 이전 세대의 사람들이 생각해 왔던 모든 생각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네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삶의 조건이나 너의 생각을 결정짓는 모든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너는 어떤 특정한 사상이 영원히 옳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한 특정한 사상이 네가 발 딛고 서 있는 그 곳에선 옳을 수도 있지.
(P.69)



  헤겔에게 역사란 단 한 줄로 길게 이어진 사상의 사슬이다. 물론 여러고리들이 선택의 여지 없이 그저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연결되어 있는 사슬이라고 한다. 역사를 철저히 연구해 본 사람이라면 새로운 사상은 대부분 이전에 생긴 다른 사상을 토대로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상이 대두하면, 또 다른 새로운 사상이 다시 이에 대립한ㄴ다. 이런 식으로 상반되는 두가지 사유 방식이 생겨나고, 그 사이에 긴장이 감돌게 된다. 이러한 긴장은 앞의 두 사상에서 각각 최선의 것을 보존하려는 제삼의 사상으로 지양된다. 헤겔은 그것을 '변증법적 발전'이라고 했다.
(P.72)



  일반적으로 거대한 철학 ㅊ계이 시대는 헤겔과 함께 끝났다고 말하지. 헤겔 이후의 철학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간다. 거대한 사변적인 체계 대신 이제 이른바 '실존 철학'이 등장한다. '행동철학'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거다. 곧이어 마르크스는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단지 세계를 해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문제는 세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하고 말하면서 활동을 개시하였다. 바로 이 유명한 말이 철학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P.112)



  20세기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철학자로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니체가 있다. 니체의 철학은 헤겔 철학과, 그것에서 출발한 독일 '역사주의'에 대한 반동의 성격을 갖는다. 니체는 헤겔과 그 추종자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실은 살아 있는 역사에 대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했고, 그 관심을 삶 자체에 돌렸다. '가치 전도'에 대한 그의 주장, 특히 그가 '노예의 도덕'이라고 한 기독교 도덕의 전복을 요구한 것이 유명한데, 그것은 강자의 삶의 실현이 더 이상 약자 때문에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니체에게는 기독교와 철학적 전통이 세계를 떠나 하늘과 관념의 세게로 향하는 것이었다. 이것들은 본래적 세계로 간주되었지만, 실제로 그것은 단지 가상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초현실적인 희망을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고 말했다.
(P.201)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라고 했지. 실존주의가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근거를 두고 있다는 말이지. 사르트르의 인본주의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우리가 공부한 인본주의와는 달리 더욱 우울한 모습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키에르케고르와 현세기의 몇몇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기독교였다. 그에 반해서 사르트르는 대표적인 무신론적 실존주의자라고 할수 있지. 그의 철학은 신이 죽어 버린 상황에서 인간의 실존을 냉혹하게 분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신이 죽었다'는 유명한 말은 니체에게서 유래했다.
(P.202)



  실존주의는 전체적으로 사십 년 동안 유럽의문학을 지배했다. 사르트르도 소설과 희곡을 썼단다. 다른 주요 작가로는 프랑스의 알베르; 카뮈, 아일랜드의 사무엘 베케트, 루마니아의 유진 이오네스코와 폴란드의 비톨드 곰브로비츠가 있지. 이들을 비롯한 많은 현대 작가들의 특징은 부조리한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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