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1
요슈타인 가아더 /장영은 / 현암사 / 238쪽
(2016. 12. 11.)




  철학이란 기원전 600년경 생겨난, 아주 새로운 사고 방식이다. 그 전에는 여러 종교가 인간의 모든 문제에 답해 주었지. 그러한 종교적 설명이 대대로 이어져 신화에 이르게 되었다.
  신화란, 삶이 왜 지금처럼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는 신들의 이야기이다. 수천 년에 걸쳐 전세계적으로 철학 문제에 관한 신화적 해석이 번창했다. 그러나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이 그저 신화적 해석에만 의지할 수 없음을 증명해 보이고자 노력했다.
(P.38)



  우리의 관심사는 초기 철학자들이 어떤 해답을 발견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제기했고, 어떤 해답 방식을 추구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즉 그들이 무엇을 정확히 생각해 냈는가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우리에겐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초기 철학자들이 눈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를 꼬집어 문제를 제기하는 데에 힘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영원한 자연 법칙을 발견하려 애썼다. 전승된 신화에 의존하지 않은 채,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 것이지. 무엇보다도 자연 자체를 관찰함으로써 자연의 진행 과정을 깨닫고자 노력한 거다.
  철학은 이러한 방법으로 종교에서 해방되었다. 따라서 자연 철학자들이 학문적 사고 방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의 생각은 이후 모든 자연 과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P.52)




  소피에게 철학이 무척 흥미로웠다. 소피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꼭 되새겨 보지 않고, 자기의 이성만으로도 다른 사유 방식에 다라 그 생각들을 뒤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피는 근본적으로 철학은 배워서 익힐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아마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P.66)




  그리스인 들은 아폴론의 지혜에 의지했다. 아폴론 신은 과거와 미래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지.
  많은 정복자들은 델포이의 신탁을 받기 전에 절대 전쟁터로 나가지 않았으며, 감히 다른 중대한 결단을 내리려 들지도 않았다. 따라서 아폴론 신의 사제들은 특히 백성과 국가에 대해 해박한 식견으로 조언해 주는 외교관이나 고문 역을 해 냈다. 델포이 신전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이 새겨져 있었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인간은 결코 인간 이상일 수 없다는 말이다.그리고 누구도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P.83)
 



  소크라테스가 보여 준 사유의 본래 핵심은, 그가 누구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오히려 대화 상대자에게서 배우려는 인상을 준 것이다. 그는 절대로 학교 선생처럼 가르치지 않고 대화로 이끌어 나갔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으면 그리 유명한 철학자가 될 수 없었을 테지! 또 사형 선거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소크라테스는 맨 먼저 문제만을 제기하고선, 자신은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태도를 즐겨 취했다. 그러고는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종종 상대방이 자기 생각의 허점을 깨닫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그의 대화 상대를 궁지로 몰고가, 결국 무엇이 옳고 그른지 깨닫도록 했찌.
(P.100)




  철학자는 자신이 근본적으로 아주 적은 것만을 알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거듭 참된 인식에 도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바로 그 같은 드문 사람이다. 소크라테스에겐, 자신이 인생과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아주 분명했다. 그리고 이제 이것이 결정적인 요점인데, 소크라테스 자신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자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다. 또 그러한 사실이 그 자신을 괴롭히지. 그렇게 보면 철학자는 거짓된 지식을 뽐내는 이들보다는 훨씬 현명하다. 내가 "가장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지.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내가 알고 있는 단 한 가지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살이다."하고 말했다.
(P.104)




  "무엇이 선인지 아는 사람은 선을 행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인식은 올바른 행동을 유도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옳은 일을 행하는 사람만이 올바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가 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식의 폭을 넓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또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아주 분명하고 보편 타당한 개념 정의를 내리는 것 역시 무척 중요했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와는 반대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하는 능력은 사회가 아니라 인간 이성에 있다고 믿었다.
(P.106)




  플라톤은 '감각 세계'의 뒤편에 참된 현실이 있음을 믿었다. 그는 이 현실성을 이데아의 세계라고 불렀다. 여기서 우리는 영원 불변의 이상형을, 곧 각양 각색의 자연 현상들 배후에 있는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 이같이 특이한 플라톤의 생각을 오리는 이데아론 이라고 한다.
(P.129)

 

  아리스토텔레스는 말의 '형상'을 모든 말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 바로 이 점에서 후추 과자를 만드는 틀의 비유는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후추 과자를 만드는 틀은 개별 후추 과자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사이 소위 자연의 서랍장 속에서 실재한다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믿지 않았다. 아리스토텔레스 생각엔 이러한 '형상'은 사물의 고유한 특성으로서 사물 자체에 내재하는 것이었다. 또 그는 닭의 ㅓ'이데아'가 닭보다 먼저라는 플라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닭의 '형상'이란 각각의 닭 속에 내재하는 닭의 고유한 특징에 뿌리박고 있다는 그는 생각했지. 예를 들면 닭이 달걀을 낳는다는 그런 특성 말이다. 따라서 닭의 '형상'과 닭은 영혼과 육체의 관계처럼 나눌 수 없는 것이지.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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